검찰, ‘섹검 스캔들’ 최대 위기를 맞다

검찰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 4월 20일 MBC
최근 전·현직 검사들이 ‘스폰서’로부터 조직적으로 향응과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이 폭로되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MBC 〈PD수첩〉은 ‘법의 날’특집으로 지난 4월 20일 ‘스폰서 홍두식(가명), 지난 25년을 폭로하다’에서 전·현직 검사들이 대형 건설사 사장으로부터 25년간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방송에 나온 홍두식은 가명이다. 그는 1990년대 민자당 경남도당 위원장을 지낸 N건설 정모(51)대표.
그는
정씨가 작성한 일명 ‘검찰X-파일’로 불리는 문건에는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고위직 인사의 실명까지 공개돼 있다.
지난 2003년 부산지검 형사1부장 검사로 재직하던 박기준 지검장은 당시 형사3부장 검사로 재직 중이던 한승철 부장과 함께 8차례 이상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가 작성한 문건은 접대날짜와 참석자, 음식점이나 룸살롱 이름까지 적시돼 있고, 2차 접대 대상과 접대에 사용된 수표의 번호까지 기록돼 있어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정씨는 자신이 해외(중국) 출장에서 돌아올 때 검사들이 선호하는 우량혜, 수정방 같은 고급 중국 술 수십 병을 사가지고 왔고, 검찰 도움으로 세관의 제지 없이 휴대 반입했다고 했다. 또 순금 5돈짜리 2개로 된 마고자 단추세트를 50개씩 주문해놨다가 떠나는 검사들에게 전별의 징표로 선물했다고 했다.
그는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까지 ‘원정 접대’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유명 00음식점에서 검사와 사정기관 인사들을 접대를 했다. 당시 촌지가 담긴 삼천포 쥐치포도 준비해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이 같은 비용으로 검찰 관계자에 쓴 비용이 수십억 원에 달한다면서, 자신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보다 검사도 더 많이 알고, 돈도 더 썼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제보를 하기 위해 주요 인사만 50~60명에 달하는 검사 접대 내역을 5년 전부터 꼼꼼히 기록해왔다”며 “제보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의 X파일에 언급된 검사들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지검도
민간인으로 구성된 진상규명조사단(위원장 성낙인 교수)이 만들어져 거명된 검사들을 조사하기로 했다. 또 시민사회단체인 ‘참여연대’는 해당 검사 57명에 대해 검찰에 고소를 했다. 사건은 걷잡을 수 없게 확대됐다. 검찰 뿐만 아니라 정치권, 시민들까지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데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만약 정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 조직이 와해될 최대 위기이다.
‘X-파일’문건에 거론된 박기준(51·사법시험 24회) 부산지검장이 지난 4월 23일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검찰 조직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의를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등 야권에선 “사건이 규명되기 전 해임이나 파면 같은 중징계를 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지검장의 사의 표명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검찰 내부의 시각이다. 사직이 줄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 명예와 자존심을 존중하는 검찰의 입장에서 볼 때, 정씨가 작성한 문제의 문건에 거론된 검사들이 ‘진상규명위’의 조사를 피해나가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특히 MBC
[김수정 기자] hohokim@dailypot.co.kr
김수정 기자 hohokim@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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