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분수령 2010년 공천권 두고
차기 대권 분수령 2010년 공천권 두고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4-20 09:17
  • 승인 2010.04.20 09:17
  • 호수 834
  • 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정 (鄭몽준-丁세균-鄭동영)의 전쟁’
민주당으로 복당한 정동영 의원이 지난 2월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세균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치권은 국내를 강타하고 있는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차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달 보름 남은 지방선거 분위기 역시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선거 결과가 대체적으로 예측되는 상황 또한 흥행이 되지 않는 배경이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정치권 수면아래에서 벌어지는 당권 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지방선거 직후 벌어질 여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 임기가 2년으로 2010년 4월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세할 수 있어 세력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차기 대선 주자로 입지를 강화시키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여야 잠룡들의 파벌 게임과 대망론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치열한 당권 도전기를 알아봤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과 제2야당인 민주당의 7월 전당대회는 당권 및 대권, 그리고 잠룡들의 대망론에 국회의원 공천권까지 걸려있는 복잡한 정치 방정식이다. 특히 집권 여당의 경우엔 MB 정부가 추진하는 ‘세종시 수정안’, ‘지방행정 개편안’, ‘개헌’ 등 굵직굵직한 현안과 맞물려 당권 다툼에 미묘한 변화를 주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당권 도전 인사로는 정몽준 당 대표를 비롯해 친이 진영에서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안상수 원내대표가 있고 친박 인사로는 김무성, 홍사덕, 허태열 최고위원, 중립 인사로 김형오 국회의장, 홍준표 전 원내대표, 권영세 서울시당위원장, 남경필 의원이 여성후보로는 나경원, 진수희, 박순자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지목되고 있다.

1인2표로 당 대표 최고위원을 포함 5명을 선출하고 그중 여성 몫이 1명, 그리고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7명을 뽑는다. 예상 출마자가 12명이나 되지만 개인적인 정치적 상황과 ‘일꾼론’을 접목할 경우 ‘인물 고르기’가 쉽지 않다는 평이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일단 박근혜 전 대표가 불출마로 인해 이재오 위원장의 출마가 불투명하다.


당권, 친이 강경파 지고 온건 친이 뜬다?

박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맞장 카드’로 적합할 수 있지만 이 위원장이 나선다는 이유만으로 친이, 친박 갈등이 재현될 공산이 높다는 점이 부담이다. 오히려 이재오 카드는 한나라당이 분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권인 민주당에서 환영하는 카드다. 7월 은평 재보선 출마설이 힘을 받는 배경이다.

‘봉은사 외압파문’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안상수 원내대표 역시 대표감에선 멀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내 주 분위기는 ‘원내대표감은 되지만 당 대표감으로는 이르다’는 평이 확산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강성 원내대표로 낙인찍힌 안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에는 ‘개헌’, ‘지방행정 개편’ 등 야권의 합의가 필요한 현안처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친박 후보인 홍사덕, 허태열 의원과 탈박을 시도한 김무성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공산은 매우 낮다. 홍사덕 의원은 당권보다는 국회의장에 김 의원은 원내대표에 여전히 미련을 두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또한 박근혜 복심을 팔아 출마했다가 떨어질 경우 그 부담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친이, 친박 양 진영으로부터 표를 받겠다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홍준표 전 대표지만 친이 진영에서는 ‘컨트롤이 안된다’는 인식과 친박에선 ‘확실한 우군이 아니다’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몽준 현 대표가 연임할 공산이 높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6·2지방선거 결과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높지만 ‘선방했다’는 평을 받을 경우 ‘중간지대’ 역할을 재차 친이 진영에서 맡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친이·친박 진영에서는 정 대표가 연임을 해도 나쁠게 없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당헌·당규상 2012년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1년6개월전 당 대표직을 사퇴 규정’으로 2011년까지만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정 대표의 경우 당 대표 최고위원이 된다해도 1년 후에 대권에 도전할 지 아니면 임기를 채울 지 고민스런 대목이다. 정 대표가 사퇴할 경우 2위가 승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누가 되느냐가 관심사다. 2위가 201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이 친박 진영에서 조기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주류의 힘이냐, 조직의 힘이냐 ‘丁vs鄭 대결’

한나라당과는 달리 민주당의 당권 전쟁은 복잡하지 않다. 민주당 당권 도전하는 인사로는 주류측의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박주선, 김효석 의원과 비주류 정동영, 손학규, 천정배, 추미애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1년 6개월전 사퇴 규정도 없다. 당권을 잡고 공천권까지 행사한 이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주류인 정 대표에 맞서 정동영 의원이 대적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 의원측에서는 ‘당권 도전은 안한다’는 입장이지만 지방선거와 맞물려 있어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대신 천정배 의원을 대타로 내세워 주류측에 맞서고 있다. 손 전 지사가 지방선거에 적극 지원한 이후 당권 도전설이 나오지만 세력이 미비하고 원외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있을 재보선 출마가 더 높다는 관측이다.

주류측에서는 이미 ‘정세균 대표-박지원 원내대표’로 진용이 짜였다는 말마저 흘리고 있을 정도로 자신감에 차 있다. 변수는 정동영 세력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와 지방선거 결과다. 또한 항간에 그럴듯하게 퍼지고 있는 ‘정세균 대표 서울시장 출마설’이 현실화 될 경우 민주당 당권 향배는 바뀔 수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