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친인척 소유 땅 개발 지역에 포함됐다”
보금자리 주택이란 정부가 무주택 서민을 위해 직접 공급하는 주택이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중소형 분양주택 70만 가구와 임대주택 80만 가구 등 총 1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입지와 가격이 동시에 만족해 1차 시범지구인 강남 세곡, 서초 우면 등은 사전예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2009년 히트상품으로 꼽히기도 한 ‘보금자리’는 2차 주택지구가 지정되면서 벌써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투기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시행자로 된 이번 2차 주택사업에 오세훈 서울시장 부인의 땅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보상 주체가 SH공사로 돼 있어 향후 원주민에 대한 보상이 어떻게 이뤄질지 부동산 업자와 원주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지난해 12월 3일, 국토해양부는 서울시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의 따른 주택 개발계획안에 따라 2차 보금자리 주택 지구를 선정했다.
2차 보금자리 주택지구에 서울 서초구 내곡동, 신원동, 원지동, 염곡동 일원을 포함됐다. 일명 ‘서울 내곡 보금자리주택지구’로 불리는 사업은 총면적 769천㎡이다. 시행자는 서울특별시 SH공사(대표 유민근)이다. SH공사는 부동산 매입 및 보상, 그리고 개발을 책임지게 된다.
경기도와는 달리 서울에 소재한 주택지구의 경우 부동산의 2대 요소인 ‘입지’와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점에서 1차 시범지구 당시 ‘청약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주변 부동산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부동산 과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내곡 주택지구에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처가쪽 친인척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모았다.
내곡동 오 시장 처가집 보유 부동산 존재
실제로 정부가 발간한 보금자리주택사업 관보(제17145호)를 보면 서초구 내곡동 1xx번지, 11x번지 등 총 4443㎡(1,344평, 전)에 오 시장의 부인인 송현옥 교수를 포함해 처가 쪽 인사들 5명이 토지 소유자로 나타났다.
지번을 통해 부동산 등기부 등본에도 1970년 4월 1일 재산 상속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내곡동 1XX번지의 경우 총 1190㎡가 송씨를 비롯해 5명의 사람들이 공유자로 나타나 있다. 이중 송 교수가 동 번지 지분의 8분의 1(148.7㎡, 44평)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곡동 11x번지 면적 3253㎡ 역시 동인의 5인이 소유권 권리자로 등재되어 있다. 또한 송 교수 지분은 8분의1인 406.6㎡(122평)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월 2일 정부고위공직자윤리위원회 2010년도 정기재산변동사항 공개 목록에도 적시돼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기 재산변동 사항공개 목록을 보면 배우자 송 교수가 내곡동 1xx, 11x번지에 각각 60,987,000원과 166,718,000원의 가격으로 재산을 등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9년 1월 1일 개별공시지가 기준인 135만원대(평) 수준으로 계산해 재산변동을 신고했다. 오세훈 시장측은 송 교수의 두 부동산이 종전보다 55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현 시세와는 많은 차이가 나는 편이었다. 내곡동 부동산 중계인 A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공시지가는 위치마다 틀리기 때문에 알 수 없다”며 “그러나 내곡동의 경우 큰 도로를 끼고 있는 곳에서는 평당 500만원 외진 곳일 경우 4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해당 지역 부당산 실거래가를 알려줬다. 아무리 외진 곳이라도 내곡동 일대는 평당 300만원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초구청 관계자 역시 부동산 업자와 비슷한 취지로 발언을 했다. 보상팀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평당 가격은 감정평가를 해봐야 하지만 통상 공시지가×2.5로 3배가 넘지 않게 책정된다”며 “현 거래가의 7~80%대까지 평당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상을 책임지고 있는 SH 공사 관계자 역시 “평당 얼마하는 지는 6월달에 3군데에서 감정평가를 의뢰, 평균을 내 정하기 때문에 지금은 알 수 없다”며 “6~7월 가봐야 정확한 보상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시지가 135만 원대 실거래가 400~500만 원
2009년 1월 1일 공시지가가 135만 원이지만(서울시 홈페이지 개별공시지가 기준) 실제적으로 오 시장의 처가 일가는 서울시 SH공사로부터 토지수용을 당할 경우 최대 67억 원부터(1344평×500만원) 최소 40억 원 이상의 현금이 생기는 셈이다. 평당 400만 원으로 토지가 수용될 경우에도 53억 원으로 적잖은 보상비를 받게 된다.
관건은 현재 내곡동 원주민들은 ‘토지 수용’에 반대하고 있어 가격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주로 원주민들의 경우 토지가 수용되고 개발될 경우 외지인들이 대거 들어오고 퇴출되는 현실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관계자는 “통상 토지가 아닌 주택을 갖고 있거나 토지라도 적게 갖고 있는 원주민들은 보상을 받아도 입주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그러나 내곡동의 경우에는 땅값을 더 받기위해 반대를 하는 경우가 더 자주 발견된다”고 전했다. 이는 원주민보다는 투기세력이 많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오 시장 재산변동 내역 중에는 부인 명의의 부동산은 서초구 내곡동뿐만 아니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1600㎡)에도 적잖게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송 교수의 아버지가 70년대에 돌아가시면서 부동산을 부인과 딸자식에게 물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상 원지동 추모공원이 평당 300만 원 이상 보상가가 형성되어 있다. 오 시장의 부인의 경우 최소 5억 원에서 8억 원가량 보상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 시장 처가 일가 소유로 된 내곡동 토지가 보금자리주택에 선정된 데에 대해 일각에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체 사업부지 20여만 평 가운데 1300여 평이 포함된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SH공사가 오 시장의 휘하에 있다는 점에서 ‘오비이락’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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