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부익부 빈익빈’
프로야구 ‘부익부 빈익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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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2-19 09:00
  • 승인 2004.02.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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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정민태의 7억4,000만원 연봉 계약을 끝으로 프로야구의 2004시즌 연봉 재계약이 모두 마무리됐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7억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가 있는 반면 1,800만원의 연봉을 받는 선수도 있어 스포츠계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하늘을 찌를 듯 멈추지 않고 올라가는 고액 연봉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많은 스포츠 관계자들은 고액 연봉 책정으로 선수들의 몸값을 올리고 있는 주범은 바로 프로야구라고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연봉이 낮은 선수들의 사기 저하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지난 99년 말 FA제도가 도입되면서 인플레이션 현상은 이미 예상됐었다. 지난해 이승엽이 6억 3,000만원으로 6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1년 만에 7억원대까지 껑충 뛰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10억원을 받는 연봉자도 나올 전망이다. 프로야구 초창기에 비해 최고연봉과 최저연봉의 격차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어‘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프로야구가 탄생한 82년 당시 최고 연봉액은 OB 박철순에게 지급된 2,400만원이었다. 반면 당시 최저연봉은 600만원. 그러나 12년이 지난 지금 최고연봉(7억4,000만원)은 당시에 비해 30배 이상 뛴 반면 최저연봉(1,800만원)은 겨우 3배만 증가했다. 때문에 프로야구 선수들간 빈부의 격차가 엄청나게 커져 최저 연봉자는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정도이다. 95년 이전까지만 해도 억대 연봉은 선수들의 ‘베이스볼 드림’이었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인기가 상승하고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면서 억대 연봉자는 헤아리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기아 김진우는 프로에서 2년 만에 1억원 대를 주파, 21살에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했다. 일류 대학을 나와 국내 대기업에서 10여년을 열심히 일하고도 억대 연봉은 그저 꿈같은 이야기다. 이쯤되면 국내 고급 외제차는 대부분 운동선수들이 주인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때문에 “ 생산성과 이익 창출이 전무하고 매년 적자로 허덕이는 프로야구가 돈 잔치를 벌이는 바람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민태 7억원대 연봉’ 기사 밑에 단 꼬리말에서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열심히 살아온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삼팔선’,‘사오정’등의 신조어를 낳으며 직장을 떠나 삶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연봉 7억원이라는 말은 놀랍다기보다 허탈함을 먼저 전달한다”고 말했다.

올해 FA계약 선수들을 포함 억대 연봉자 수는 총 81명. 이는 지난해(65명)보다 16명이나 더 늘어난 수다. 프로야구 전체 등록 선수가 총 450여명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약17%에 이르는 선수들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 이렇게 치솟는 고액연봉은 매 시즌 8개 구단에서 60명 정도의 선수들이 방출되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방출된 이들은 사회에 나와 특별히 가진 기술이 없어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억대 연봉자 분포를 구단별로 보면 부자구단이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삼성이 16명을 보유했고 SK 13명, 기아 12명 순으로 가장 많았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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