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 강원개발공사 ‘돈’먹는 하마로 전락
‘알펜시아’ 강원개발공사 ‘돈’먹는 하마로 전락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3-22 13:58
  • 승인 2010.03.22 13:58
  • 호수 830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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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 1조 2000억원 분양 수익 ‘의구심’
평창 알펜시아 전경

1조 5000억 원사업규모의 알펜시아리조트 사업이 도마위에 올랐다.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은 강원도가 2004년부터 동계올림픽 유치 목적으로 평창군 용산리 일대 150만평에 골프 빌리지, 리조트 빌리지, 동계스포츠 지구 등을 통해 동계 올림픽 유치 필수 조성사업이다. 동계스포츠 시설은 대부분 완공됐지만 그밖에 대중 골프장, 일반 콘도 등은 잦은 설계변경으로 73억원이 낭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발공사측의 자회사인 (주)알펜시아 리조트의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인해 모회사인 강원개발공사 디폴트(지급정지)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감마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알펜시아측의 경우 골프장과 골프 빌리지 운영권을 갖고 있는 미국의 트룬사와 국제 소송 분쟁설까지 겹쳐 자칫 국제적 위상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팀이 선전함으로써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2004년 강원도개발공사(조방래 사장)를 통해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일원 150만평에 1454억 원 현물출자를 포함, 1조5000원 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자했다. 구체적으로 골프빌리지 2987억 원, 리조트빌리지 3373억 원, 동계스포츠 시설 2350억 원을 소요되는 사업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지지부진하면서 알펜시아리조트 사업이 좌초위기에 몰렸다. 당장 1조5000억 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단기에 완성하고자 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고 사업 규모 역시 축소되었다는 게 진보신당 김길수 강원도지사 후보측의 주장이다.

이에 강원개발공사는 자회사인 ㈜알펜시아 리조트를 설립해 개발공사 본부장인 차상구씨를 사장으로 올해 초 겸임시켰다. 현재 알펜시아사가 숙박, 골프 등 리조트 사업을 개발공사로부터 위탁경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펜시아 알짜 ‘골프 빌리지’ 절반으로 뚝

한편 감사원 조사에서는 알펜시아 조성사업 착수 전 사전 조사.분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73억7000여 만원의 예산이 낭비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감사원은 “골프 빌리지 분양 성공 여부가 알펜시아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지만 골프코스홈에 대한 충분한 조사.분석 없이 추진되었다”며 동계올림픽 추진 실패 직후 “공사를 중단하고 설계를 변경해 이미 시공한 구조물 철거비 등으로 73억 원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골프빌리지의 공식명칭은 알펜시아 에스테이트(빌라)로 애초 400세대를 짓는 것이 계획이었다. 분양수익 역시 2011년까지 6216억 원을 예상하면서 총 분양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정도로 높은 수익상품이었다. 하지만 현재 알펜시아측은 분양 세대를 263세대로 대폭 줄여 분양을 하고 있다. 알펜시아 분양 담당자는 “1세대당 20억 원에서 45억 원까지 간다”면서도 “자세한 분양율은 말해줄 수 없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예상한 당초 분양수익률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알펜시아측은 호텔과 콘도 분양사업은 ‘어느 정도 진척이 있다’고 덧붙였다.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은 크게 숙박 사업과 골프 사업이다. 호텔 사업과 콘도 사업은 ‘인터컨티텐탈 호텔 그룹’이 그리고 골프장과 골프 빌리지는 미국의 골프장 전문 운영사인 ‘트룬 골프’가 운영하기로 되어 있다. 김 후보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알펜시아 컨트리클럽의 경우 2011년까지 2000억 원, 콘도 사업은 1800억 원, 그리고 특1급 호텔(인터컨티넨탈) 1000억 원, 홀리데이인 리조트 700억 원대 분양 수익을 기대했다.

현재 골프 빌리지 분양은 ㈜알펜시아가 맡아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트룬 골프사와 ㈜알펜시아간 ‘기존계약 위반’으로 국제소송설이 나왔다. 하지만 알펜시아측은 한 마디로 일축했다. 알펜시아 서울 지사 관계자는 “국제소송을 준비한다는 말은 들었다”면서도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강원도에 소재한 본사 담당자는 “국제 소송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진보신당 김길수 후보측에서는 알펜시아리조트 사업의 무리한 추진으로 인해 과도한 부채 및 이자 발생으로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측은 공사채 현황을 통해 “2010년 만기가 도래하는 공사채는 3478억 원(순수 상환액은 1900억 원이고 나머지는 상환자동 연장 가능)이다”며 “그러나 현재 강원도개발공사의 상황으로는 1900억 원 상환도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MB 대학동기 사장, 알펜시아 ‘선거 딜레마’

또한 그는 “알펜시아가 100% 분양돼도 2812억 원의 부채(2009년 조방래 사장 이사회 발언)가 남는데 4.5%의 이자로 계산해도 일년 이자부담액은 126억 원으로 알펜시아 운영수익으로 이자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측은 결론적으로 “강원도개발공사는 알펜시아 조성사업으로 과도하게 발행한 공사채 및 그에 대한 이자 등으로 인한 심각한 자금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것은 다시 강원도 전체 예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 마디로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의 성패에 따라 강원개발공사가 ‘디폴트 선언’을 할 수 있고 이는 강원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한편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기된 강원개발공사의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의 부실로 인해 강원도민의 심경은 복잡하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을 대구로 빼앗긴 데 이어 동계 올림픽 유치 실패 후유증으로 인한 강원도 경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개발공사의 조방래 사장은 고려대 학교를 졸업한 인사로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 동기동창으로 친분이 깊은 인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알펜시아리조트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차상구 사장은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한나라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치적 인물이다.

그는 이미 16, 17, 18대 파주 지역에 한나라당 공천신청을 했으나 경선에 탈락한 경험을 갖고 있다가 2009년 3월 강원도 개발공사 알펜시아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자칫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겹쳐 리조트 사업이 유야무야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강원도 정가에서나오는 배경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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