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선수 장악 위해 당근·채찍 양동작전
본프레레, 선수 장악 위해 당근·채찍 양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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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7-15 09:00
  • 승인 2004.07.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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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팀의 새 사령탑인 조 본프레레 감독(58)이 선수들과의 첫 대면부터 거스 히딩크 전 감독 못지 않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화제를 낳았다.본프레레는 새 대표팀이 소집된 6월29일 파주NFC에서 선수들과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일일이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는 선수들에게 “돌아서고 나면 (이름을) 바로 잊어 버리겠지만 너무 섭섭해하지 말라”며 “나이지리아에선 처음에 선수들이 온통 까맣고 웃으면 이빨만 하얗게 보였는데 결국 나중에는 다 친해졌다”고 농담을 던졌다. 순간 첫 대면이라 다소 딱딱하던 분위기가 단번에 부드러워졌다.

본프레레의 입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정환이 부상(오른쪽 허벅지)으로 훈련이 힘들다고 얘기하자 “그러면 집에 가서 부인에게 키스하고 휴식한 뒤 내일 12시까지 돌아오라”고 재치 있는 농담으로 받아쳤다.그러나 본프레레는 훈련장에 들어서자마자 ‘호랑이 선생님’으로 돌변했다. 그는 선수들이 한 동작만 틀려도 고함에 가까운 목소리로 ‘스톱’을 외쳤다. 그는 ‘스톱’ 소리를 못 들은 김대의(수원)가 움직임을 멈추지 않자 “내가 멈추라면 무조건 멈춰라”며 불호령을 내렸다.그는 슈팅이 공중으로 향하는 선수들을 향해 만세를 부르듯 양팔을 크게 벌려 보이며 잘못을 지적했다.

특히 이관우(대전)가 3번 연속 부정확한 슈팅을 날리자 불러세워 “자꾸 그러면 운동장 돌린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또 소극적 수비 모습을 보인 골키퍼 이운재에게는 두 손을 포개어 머리에 갖다대며 ‘너 자냐?’라고 지적하는 듯한 동작도 취해 보였다.본프레레는 한국에 와서 K리그 울산-서울전 관전차 다녀온 ‘울산’이란 지명까지 활용(?)했다. 그는 선수들이 패스받은 공을 가지고 등진 수비수를 크게 돌아 뛰어나가자 “왜 그렇게 멀리 돌아가냐. 여기서 서울 가는데 울산으로 돌아갈 필요가 뭐가 있냐”고 나무랐다.훈련 후 설기현, 이영표 등 한·일 월드컵 이전부터 대표팀에 몸담아 왔던 선수들은 “선수들을 단번에 집중시키는 카리스마에 사소한 것까지 지적하는 세심함, 유머 섞인 표현까지 히딩크 전 감독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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