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온라인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물은 유도선수 이원희(23·한국 마사회). 멋진 한판승으로 조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선수답게 그의 개인 홈페이지는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방문객들로 연일 북새통이다. 하루 방문자 수만 해도 천여 명 이상. 대형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응원 게시판에도 3천여 건 이상의 축하 메시지가 올라와 있다. 그가 금메달을 땄을 당시만 해도 기쁨과 환희를 전하는 팬들이 많았던 반면, 최근 들어선 이원희의 여드름 치료를 해주겠다는 이색적인 제안이 줄을 잇고 있다. 앳된 모습이지만 얼굴에 만발한 붉은 꽃으로 인해 평소 고민이 많았다는 보도가 나가자 네티즌들은 그를 위해 “여드름을 치료해주겠다”는 말로 축하 메시지를 대신한 것.
한 네티즌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내가 돈이 좀 많다”며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해줘 고맙다. 여드름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는데, 치료를 위한 비용을 내가 전액 부담하고 싶다. 대신 2008년 북경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 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내용은 얼마 전 한 피부과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피부 관리를 무료로 책임지겠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 이원희는 금메달의 기쁨과 동시에 피부 미남으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도 얻은 셈이다. 몇몇 팬들은 노골적인 사랑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한 고등학생 팬은 “오빠랑 결혼할거예요. 83일만 기다려주세요”라며 직접적인 프러포즈를 하기도 했다.
유승민을 ‘제 2의 광개토대왕’으로 임명하노라!
“대한민국의 눈빛으로 중국의 만리장성을 꺾어 버렸습니다!!!! 중국이 요즘 광개토대왕릉비를 가지고 쑈를 하더니 잘 하셨어용^^”(mjyun007)88년 서울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유승민(22·삼성카드) 선수는 대부분 중국을 이겨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축하메시지들을 받았다. 유승민의 우승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인터넷 사이트에는 ‘탁구계의 꽃미남 유승민’ ‘대한민국 대표 눈빛’ 등 그와 관련한 팬 카페들이 줄지어 생겨났다. 특히 최근 중국의 고구려 역사왜곡 사건과 관련, 네티즌들은 결승에서 중국을 꺾은 데 대한 기쁨을 거침없는 표현으로 쏟아내고 있다.
아이디가 skylinej 인 한 네티즌은 “몇 년 전 복식에서 당신의 드라이브 실력을 보고 앞으로 큰일 낼 줄 알았다”며 “당신의 금메달은 역사왜곡으로 말 많은 중국에 한방 먹인 것과 다름없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속 시원하고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유승민의 쾌거를 기뻐했다. 일부 네티즌은 “유승민을 제 2의 광개토대왕으로 임명한다”며 “유승민 장군 만세!”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결승전 당시 투지에 불타는 유승민의 눈빛을 두고 찬사의 글도 봇물을 이뤘다. 많은 네티즌들은 “유승민이 왕하오(중국)와의 결승전 당시 눈빛 싸움에서 완전히 이겼다. 중국은 앞으로 한국이란 나라를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양궁 금메달은 심판이 없었기 때문?
우리나라가 양궁을 잘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심판이 없기 때문’이라는 특이한 분석도 눈에 띈다. 아이디가 sz20812sz인 네티즌은 “우리나라가 양궁을 잘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심판이 없기 때문”이라며 “양궁은 심판이 없는 기록경기이기 때문에 오심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세계인이 모두 보는 가운데 10점을 쐈는데 9점 쐈다고 우길 순 없지 않은가. 양궁도 체조처럼 심판이 채점하는 것이라면 6연패는 꿈도 못 꿨을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심판 오심에 따른 체조 금메달 사건을 꼬집음과 동시에 양궁선수들의 선전을 높이 평가한 것. 이 네티즌은 마지막 문구에 “자랑스런 양궁 선수들! 체조 역시 심판 없이 경기할 순 없는가. 체조 금메달을 돌리도!~”라고 덧붙였다.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박성현(21·전북도청)에게 쏟아지는 찬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네티즌들은 “카메라 렌즈 값을 대신 내줄테니 다음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부탁한다”며 10점 과녁을 명중한 박성현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극찬했다. 박성현의 팬 카페에는 “카메라 렌즈를 깬 박성현 선수 최고다” “카메라 렌즈 값은 물어주면 그만이다. 다음에 렌즈 한 번 더 깨 달라” 등 재미있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박성현을 영화 속 주인공과 비교한 글도 이색적이다. 아이디가 foolchyj 인 네티즌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레골라스보다 더 뛰어난 활 실력이다. 화살이 정 중앙에 꽂히는 거 보고 진짜 놀랐다. 백발백중! 역시 최고의 여궁수”라며 재치 있는 비유를 하기도 했다.
“둘이 너무 잘 어울려요.”
배드민턴 남자복식 금메달을 거머쥔 김동문-하태권(이상 29·삼성전기) 선수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두 사람의 ‘교제설’. 두 사람의 22년 우정을 부러워하는 팬들의 밉지 않은 질투심의 표현이다. 몇몇 네티즌은 “두 분 사귀는 거 아닙니까? 마지막에 김동문 선수가 안기던데…^^”라며 농담 섞인 글을 올렸는가 하면 “부부보다 함께 해온 시간이 길다. 부인보다 더 정들면 어쩌나”라고 익살스런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곧 “22년 우정이 부럽다”며 “그 정도 끈끈한 인연이기 때문에 금메달이 가능했던 것. 자랑스럽다”고 이들의 환상적인 호흡조화에 박수를 보냈다. 한편 경기 후 여자 복식조 응원에 나섰던 하태권 선수에게는 “은퇴 후 부업으로 응원단장 해도 될 정도로 잘 어울린다. 보는 사람이 즐거울 정도”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체조 심판을 한국에 오도록 하라!”
심판의 오심 판정으로 인해 금메달을 빼앗긴 체조선수 양태영에게는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훌륭한 경기를 치르고도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은메달에 머무른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는 쉬 수그러들지 않을 분위기. 네티즌들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금메달 되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유영철(연쇄살인범)을 미국에 잠시 휴가를 보내 심판을 응징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소현 coda0314@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