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육성회 요직을 맡고 있던 B씨가 “아이들 가르치느라 고생이 많다”며 A감독을 유난히 챙기면서 이들의 부적절한 로맨스는 싹트기 시작했다. A감독은 지성과 미모까지 겸비한데다 자신에게 살갑게 구는 B씨에게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은 선수의 진로 상담을 이유로 사적인 만남을 가졌고,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훈련이 없는 날에는 야외로 드라이브를 즐기러 간다거나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일도 많았다. B 여인은 감독에게 고가의 물건을 선물하기도 했고, 감독 역시 B씨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끈적한’ 러브레터를 보내기도 했다.
육성회 임원과 감독이 만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어서 의심의 눈초리는 쉽게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이들의 ‘은밀한 관계’는 야구부 전지훈련에서 결국 발각되고 말았다. 취침시간이 훨씬 지난 늦은 밤, 감독이 묵고 있는 숙소에 B씨가 들어가는 모습을 다른 학부형이 발견한 것. 게다가 새벽녘에 B씨가 감독의 방에서 옷을 추스르며 나오는 모습까지 포착된 것이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급기야 B씨의 남편에게까지 전해지게 됐다. 야구부 관계자들과 육성회 회원들 간의 연말 모임이 있던 날 결국 사건은 터지고 말았다.
A감독과 B씨가 노래 주점에서 한창 음주가무를 즐기고 흥에 겨워 있을 무렵, 단단히 화가 난 한 남자가 문을 열고 들이닥친 것이다. 야구방망이를 손에 쥔 남자는 바로 B씨의 남편. A감독과 부둥켜안고 블루스를 추고 있던 아내의 모습에 흥분한 남편은 B씨를 사정없이 내리치기 시작했고, 결국 응급실로 실려 가는 불상사가 초래됐다. 남편은 두 사람을 간통혐의로 고소할 계획이었으나, 명예가 더럽혀질 것을 우려한 학교 측이 “감독을 경질시키겠으니 고소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 극한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 현재 A감독은 해임된 상태며, 낯 뜨거운 불륜행각을 벌였던 B씨는 남편과 별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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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김에 감독놈도 뒤지게 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