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벌이 단테 농구 코트를 뒤흔들다
떠벌이 단테 농구 코트를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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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3-04 09:00
  • 승인 2005.03.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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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700년 전, 이탈리아 시인 단테는 불멸의 고전 ‘신곡’을 저술했다. 단테의 신들린 듯한 노래가 한국 농구코트에서 환생이라도 한 것일까. 안양 SBS의 외국인선수 단테 존스(30·195cm)가 한국 농구를 뒤흔들고 있다. 신들린 듯한 그의 플레이에 6강 진입조차 장담하지 못했던 SBS는 상위권으로 뛰어올랐고, 팬들은 ‘괴물’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2월5일 교체용병으로 들어온 지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다. 한국에서의 9경기 모두 승리로 이끈 존스의 활약은 경이, 그 자체다. 존스는 파워포워드지만, 사실상 포지션을 초월하며 코트를 훨훨 날아다닌다.

경기당 평균 30.8득점, 리바운드 11.8개를 잡아내고, 블록슛은 센터보다, 패스는 포인트가드보다 뛰어나다. 존스는 그리 큰 키는 아니지만 용수철 같은 탄력으로 골밑을 장악하고, 필요할 때마다 정확한 중장거리 슛을 꽂아대고, 무엇보다 승부의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시야와 폭발력까지 갖췄다. 존스는 한국에 오기 직전에 NBA 하부리그인 ABA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가진 존스지만 겸손한 태도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존스는 “나에게는 KBL(한국프로농구)가 NBA”라며 몸을 던져 코트를 달리고 있다. 또한 팬에 대한 매너도 좋아 그의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가고 있다. 존스의 뒷얘기를 들어보면 참 특이하다.

존스는 농구 외에는 별다른 취미가 없다. 푸에르토리코에서 함께 뛰었고, SBS에서 재회한 동료 주니어 버로와 떠는 수다가 유일무이한 취미. 숙소에서 하루종일 떠들고, 훈련 중에도 수다를 멈추지 않아 경고를 받았을 정도다. 또한 존스는 외국인으로는 보기드문 의리파다. NBA 진출을 노렸던 존스는 지난 1월 SBS의 영입 제의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가 버로가 “같이 뛰자”고 전화를 하자 두말없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때문에 SBS는 내년시즌에도 존스와 계약하기 위해 기량이 떨어지는 버로와도 재계약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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