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만은 절대 질 수 없다
너에게만은 절대 질 수 없다
  • 정소현 
  • 입력 2005-04-15 09:00
  • 승인 2005.04.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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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울 라이벌 ‘두산’ vs ‘LG’

잠실의 ‘한 지붕 두 가족’인 두산과 LG는 ‘서울 라이벌’로 유명하다.하지만 정작 두 팀은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지 않는다. 그래도 상대에게 지면 다른 팀에 패한 것 보다 더 자존심 상해하고 꼭 이기고 싶어한다. 무엇보다 두 팀의 성적, 특히 상대 성적은 가장 큰 시장인 서울의 관중 동원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원하든 원치 않든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다.올해도 두 팀은 여러 면에서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두산은 용병 두 명(스미스와 랜들)을 투수로, LG는 타자(마테오와 클리어)로 뽑았다. 대형 신인의 경우도 두산은 투수 두 명(김명제와 서동환)인 반면 LG는 타자(박병호와 정의윤)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이 조용한 카리스마라면 이순철 LG 감독은 이슈 메이커다. 지난 2일 개막전 선발에선 두산의 용병 랜들과 LG의 토종 장문석이 맞붙었다. 이날 잠실구장을 먼저 홈으로 사용한 두산은 18안타를 몰아치며 LG에 14-5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참고로 지난 해 두 팀의 상대 전적은 두산의 13승 6패 절대 우위였다.

2.재계 라이벌 ‘삼성’ vs ‘현대’

한국 스포츠의 ‘양대 산맥’으로 통하는 전통의 재계 라이벌 현대와 삼성. 현대와 삼성은 농구 배구 등 모든 종목을 통틀어 소문난 앙숙이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파트너였던 두 팀의 대결은 현역 최고 명장의 반열에 올라선 김재박(51) 현대 감독과 올 시즌 사령탑으로 데뷔한 선동렬(42) 삼성 감독이 정규시즌에서 처음으로 충돌한다는 점에서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선 감독이 삼성의 수석 코치로서 프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지난 해, 먼저 웃은 쪽은 김 감독이었다. 사상 최초의 9차전 혈투가 벌어진 한국시리즈에서 김 감독은 당시 김응룡 감독과 선 수석코치가 이끄는 삼성을 4승3무2패로 꺾고 통산 4번째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그러나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에서부터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선 감독이 김응룡 사장에 이어 팀의 지휘봉을 잡고 현대 우승의 주역인 FA 심정수 박진만을 싹쓸이하면서 스포트라이트가 삼성과 선 감독에게 집중됐다. 삼성은 ‘한국의 뉴욕 양키스’라 불릴 만큼 호화 멤버를 구성했고, 현대는 상대적으로 ‘창단 후 최악의 전력’이라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시즌 초반 두 감독의 행보도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삼성은 2∼3일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 배영수의 완봉투와 심정수의 만루 홈런 등으로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반면 현대는 SK에 1무1패로 밀리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더니 시즌 4번째 경기인 6일 롯데전에서 가까스로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승부는 해봐야 아는 법. 객관적인 전력 외에 두 감독의 벤치 싸움과 양 팀 선수들 간의 라이벌 의식 등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최고의 빅 카드로 떠오른 현대와 삼성, 김 감독과 선 감독, 이번엔 누가 웃음을 짓게 될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3.세대 라이벌 ‘신인’ vs ‘스타군단’

치고 오르는 신인 루키들과 관록을 자랑하는 스타 군단의 라이벌 구도도 흥미롭다. 올 시즌은 우선 루키들의 초반 돌풍이 만만치 않다.어느 해보다 풍성한 자원이 새로 들어온 2005프로야구는 시즌 초반 신인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신인 계약금 1위(6억원)를 자랑하며 신인왕 1순위로 평가받은 김명제(두산)의 6일 첫 등판이 우천으로 미뤄지면서 이 사이를 노려 신인 첫 승리를 따낸 선수는 현대 손승락(현대). 김명제에 비해 계약금 3억5,000만원에 현대 유니폼을 입은 손승락은 시범 3경기에서 12이닝 동안 13안타 7실점하며 개막전서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아내며 6안타 2실점으로 막아 신인 첫 승이자 팀의 올 시즌 첫 승리를 안겼다.

3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한 현대로서 4년 연속 ‘신인왕’을 꿈꿀 수 있게 한 출발이었다.한편 스타선수들은 절치부심하며 부활을 노리고 있다. ‘타격천재’ 이종범(기아)은 지난해 생애 최저타율(0.260)을 기록, 올해 연봉이 5,000만원 깎인 4억3,000만원에 재계약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이종범은 얼굴 부상을 우려해 써왔던 검투사 헬멧을 벗어 던질 정도로 올 시즌 다부진 각오로 임하고 있다. 지난해 4년간 40억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LG로 옮겼으나 15세이브에 그쳐 ‘먹튀’ 오명을 썼던 진필중(LG)은 시범 2경기(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재기를 예고하고 있다.FA 이적생인 심정수 박진만(이상 삼성) 김재현(SK)은 ‘FA 먹튀는 없다’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다.

FA 사상 최고액인 4년간 60억원을 받고 삼성에 입단한 거포 심정수는 화끈한 홈런포로 2002년 이후 3년만의 한국시리즈 정상 복귀를 노리는 사자군단의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특급 유격수 박진만(4년간 39억원)은 부상에서 회복되는 이달 중순에 모든 컨디션을 맞추고 있고, SK 김재현(4년간 20억6,500만원)은 시범경기에서는 부진했지만 정규시즌에는 몸값을 하겠다는 각오. 2005프로야구는 이제 시작이지만, 이들 라이벌 구도를 지켜보는 야구팬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정소현  coda0314@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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