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원 새마을금고연합회 회장선거 ‘논란’
70조원 새마을금고연합회 회장선거 ‘논란’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0-02-23 09:39
  • 승인 2010.02.23 09:39
  • 호수 826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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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압력에 ‘묻지마 투자 손실’ 의혹
전국 1500여개 새마을금고를 지도·감독하는 새마을금고연합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 사이에서 현 회장의 부실운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연합회의 투자손실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있다. 지난해 새마을금고연합회는 주식투자 등에서 1000억원대의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 회장 취임전 800억원에 머물렀던 손실금이 현 회장 취임 이후 금년 결산결과 손실금이 약 25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 회장측은 “지난해 투자 손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새마을금고는 자산규모가 70조원대에 이른다. 그러나 그 규모에 비해 운영은 문제가 많다는 게 금고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브레이크 없는 연합회

자산 규모 70조원의 거대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연합회의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는 2월 26일, 천안연수원에서 개최될 연합회장 선거를 앞두고 입후보자들 사이에서 현 김헌백 회장의 부실 운영에 대한 지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합회는 주식투자 등에서 1000억원 대의 손실을 냈다. 또 현 김 회장 취임전 800억원에 머물렀던 손실금은 약 25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지부의 한 관계자는 “연합회는 정치권 압력에 의해 회생가능성이 없는 회사에 투자하기도 하고 자본잠식까지 간 회사에 구제 금융을 해준 적도 있다”며 “이런 식으로 부실운영을 거듭하다보니 IMF때 입었던 6000억원 손실을 800억원까지 만회하고도 현 회장 들어 다시 2500억원대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선 금고들에서도 부실운영이 나타난다. 얼마 전 발생한 광천 새마을금고직원들의 고객 돈 1500억원 횡령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2009년 4월 16일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1999년 4월부터 2008년 5월까지 10여년간 조합원 5880명의 정기예탁금 1500억원을 횡령한 광천새마을금고 전 이사장 이모씨(62)와 전무 이모씨(57)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직원 최모씨(28) 등 16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빼돌린 돈을 이씨 개인 명의의 농협 통장으로 송금하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 모두 168억원을 가로챘다. 특히, 이들은 고객에게는 대포통장을 발행해 주고 새마을금고 연합회 감사시에는 별도의 전산시스템과 장부를 철저히 숨기고 허위보고함으로써 10여년간 범행이 발각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기관의 관계자는 “연합회는 행정안전부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금고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금감원에 요청해 조사를 벌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합회는 이런 관리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연합회는 무리한 투자로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배부른 연합회에 불만고조

일선 금고의 한 관계자는 “일선 금고의 투자는 연합회가 철저히 감독한다. 손실을 입히면 연합회는 일선 금고 이사장을 고발조치하고 재산압류조치를 취한다”며 “그러나 연합회의 부실운영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연합회장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점 때문에 연합회장의 전횡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측은 “지난해 투자 손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가피했다. 또 외부 인사를 임원으로 영입하고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새마을금고 운영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해명했다.

새마을금고는 일선 금고들의 적극적인 역할로 인해 튼실한 금고로 성장할 수 있었다.

문제는 연합회의 횡포와 전횡이다. 연합회는 일선금고의 출자와 연합회비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연합회는 일선금고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일선 금고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조직을 위해 만들어진 연합회가 조직 위의 조직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의 한 관계자는 “지금 연합회의 지도 감독은 강압적인 검사 등으로 일선금고를 하부기관 취급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연합회가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합회가 일선금고를 위해 정책과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은 하지 않고 있다”며 “금고를 위한 연합회가 아니라 연합회를 위한 금고로 바뀌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일선 금고에 대한 연합회 출자 배당이 10년 넘게 한 번도 없었다.

또 일선 금고들의 투자손실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고 연합회의 부실운영에 대해선 아무 책임을 묻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오는 26일, 150여명의 대표로 회장을 선출하는 연합회의 회장선거에는 김헌백 현 회장과 김인석 대봉새마을금고 이사장, 김정한 대전충남지부장, 문종철 신경기운동중앙회 명예총재, 신양철 전 새마을금고연합회 상근이사, 신종백 강원도지부장, 이용석 새마을금고연합회 감사, 천상욱 서울시지부장 등 모두 8명이 후보로 나선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서민금융 새마을 금고

자산규모만 70조원인 거대 금융공룡인 새마을금고는 전국에 약 1500개에 달하는 금고를 두고 있다. 농업 진흥을 위한 농협과 달리 새마을금고는 협동조직인 서민금융기관으로,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재하고 있다. 사랑의 좀도리운동, 장학금지급, 불우이웃돕기, 방역사업, 경로잔치, 지역사회 개발사업 지원 등등이 있다. 새마을금고는 이들 사업에 연란 수백억원을 지원하는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각 지역 지부간의 단단한 결속을 자랑한다. 일선 금고는 연합회비를 매년 1500만원씩 납부하지만 손실이 날 경우 회비 납부를 하지 않는다. 또 일선 금고는 연합회의 철저한 지도감독을 받는다. 이를 통해 정부의 정책자금, 대출취급 등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이행하고 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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