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은 ‘4강 신화’ 재현 자신만만
월드컵 이은 ‘4강 신화’ 재현 자신만만
  • 구명석 
  • 입력 2006-03-15 09:00
  • 승인 2006.03.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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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1라운드 A조) 일본과 마지막 경기에서 이승엽의 투런 홈런으로 3-2 극적인 역전승으로 3전 전승을 거둬 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오는 13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B조 1, 2위 팀들과 4강 진출을 다툰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인식 감독은 북중미의 강팀들을 상대로 불펜진을 총 가동하는 인해전술을 택하기로 했다.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A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한국대표팀이 13일 오후 1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젤 스타디움에서 B조 1위팀과 본선리그 첫 경기를 벌인다.

8강에 선착한 A조의 한국과 일본은 13일부터 17일까지 B조 1,2위팀과 본선리그를 통해 4강 진출국을 가린다. 그에 앞서 한국은 6일 전세기를 타고 미국으로 날아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9일과 11일 각각 미국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편성된 B조는 8일 새벽 6시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시작으로 4일간 예선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인 미국과 캐나다가 각각 1, 2위로 본선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타력보다는 투수력으로 승부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인식 감독이 우리팀을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내린 결정. 13명의 투수진 가운데 박찬호 등 메이저리그 출신 6명과 손민한, 배영수, 박명환으로 이어지는 국내파 불펜진의 능력을 투수출신인 김 감독은 신뢰하고 있다.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8강전에서 김감독은 이처럼 타력에 비해 상대적 우위에 있는 투수진을 총가동하는 전략을 택하기로 했다.미국 등 북중미 강팀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한 경기에 2, 3명의 선발투수들을 투입하는 ‘인해전술’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빅리거’ 투수들이 실력은 괜찮지만 확실히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선발 에이스로 삼을만한 선수는 없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따라서 김 감독은 네임 밸류 보다는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기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 무차별 불펜진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김 감독이 ‘마운드 마술사’로 불리는 선동렬 코치와의 찰떡궁합으로 8강리그에서 ‘절묘한 투수진 인해전술’로 또 한번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승후보 미국과 일전이 ‘변수’

B조 1위는 물론, 미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우승후보. 4강까지 오를 것이 유력하다. 미국이 B조 1위로 올라올 경우 한국은 13일 맞붙는다. 로저 클레멘스(FA·전 휴스턴)를 비롯, 데릭 지터·알렉스 로드리게스(이상 뉴욕 양키스)·치퍼 존스(애틀랜타) 등 초호화 군단으로 짜여진 미국은 최강의 전력으로 도미니카공화국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선발로는 우완투수 제이크 피비(샌디에이고)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1선발 피비는 멕시코와의 예선 1차전과 19일 벌어지는 준결승 선발로 미리 낙점받은 상태.

미국이 피비-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클레멘스 3인 선발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기 때문에 날짜상으로 한국전에는 피비가 나설 차례다. 미국대표팀의 에이스인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44·전 휴스턴)는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어서 WBC 투구수 제한 특별 규정에 따라 한국 및 일본과의 본선리그에는 등판하지 않을 전망이다. 50개 이상을 던진 투수는 나흘간 등판할 수 없어 클레멘스는 15일까지는 못나온다.이에 따라 한국은 재대결을 펼쳐야 하는 일본, B조 2위를 놓고 겨룰 캐나다 또는 멕시코와 4강 티켓의 남은 1장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멕시코를 제물로 삼아라

멕시코나 캐나다는 1라운드에서 한차례 꺾은 바 있는 일본보다는 상대하기가 수월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긴 하지만 세련미나 짜임새에서 일본보다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1라운드가 끝난 뒤 약 1주일간 휴식기를 갖는 A조에 비해 B조는 1라운드를 치른 뒤 하루를 쉬고 곧바로 2라운드에 돌입해야 할 상황. 투구수를 제한하는 투수의 운용이나 체력면에서 A조가 B조보다 훨씬 유리하다. 그렇다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캐나다는 막강 마무리 에릭 가니에(LA다저스)가 불참하지만 에릭 베다드(볼티모어)·제프 프랜시스(콜로라도) 등 선발진이 안정돼 있고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전경기에 출장해 32개의 홈런을 날린 제이슨 베이(피츠버그)의 한방이 매섭다. 멕시코 역시 지난해 각각 15승·12승씩 거둔 로드리고 로페즈(볼티모어)·에스테반 로아이자(워싱턴) 등 ‘원투펀치’가 만만치 않고 파워히터 비니 카스티야(샌디에이고)·호르헤 카누(탬파베이)도 경계 대상이다.

리턴매치도 잘 대비해야

관심은 오는 16일 일본과의 재대결에 모아진다. 4강 진출 여부를 떠나 또 한번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놓고 벌이는 결전이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의 2연승’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기후와 천연잔디 구장에 익숙한 메이저리그 출신이 7명이나 있는데다 짜릿한 역전승으로 얻은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다만 1라운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사활을 건 일본에 정신력에서 밀려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좌투수 공략도 보완해야할 숙제다. 비록 좌완인 이시이(야쿠르트)가 1라운드 최종전에서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3번째 투수로 등판한 스기우치(소프트뱅크)에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삼진 2개)으로 봉쇄당한 점은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산케이스포츠는 일본이 2라운드 한국과의 재대결에서는 스기우치나 한국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와다(소프트뱅크) 등 왼손투수가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16일과 17일 본선 경기는 같은 조끼리의 맞대결이다. 한국은 14일 정오에는 B조 2위팀인 캐나다와 본선 2차전을 치른다. 하루를 쉬고 16일 정오에는 4강 진출의 사활이 걸려 있는 일본과 다시 한번 혈전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WBC 4강에 올라갈 경우 장소를 샌디에이고로 옮겨 19일 C조(쿠바, 네덜란드, 파나마, 푸에르토리코)-D조(호주, 도미니카공화국, 이탈리아, 베네수엘라) 대결에서 올라온 4강팀 중 한 팀과 결승행을 다툰다. 결승전은 21일 오전 11시 펫코파크에서 벌어진다.

구명석  gms7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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