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현대 모비스가 기아 엔터프라이즈를 인수해 새로 창단한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이다. 모비스는 또 지난 1월 11일 대구 오리온스전 이후 이날 경기까지 홈 11연승을 달려 1998~99시즌 SK가 기록한 단일시즌 홈 최다연승(10연승) 기록도 갱신했다.7승 45패를 기록한 전자랜드는 대구 동양(현 대구 오리온스)이 1998~99시즌에 기록한 3승 42패 이후 최악의 꼴찌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모비스 우승의 1등 공신은 ‘트리플더블 제조기’ 크리스 윌리엄스다. 유재학(43) 감독은 “윌리엄스를 한국에 데리고 온 뒤 한 시즌이 지났다.
윌리엄스는 자기가 할 것을 100% 했고, 한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도 29점 15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전반까지 40―41로 뒤지던 모비스는 3쿼터 시작과 함께 윌리엄스의 골밑 슛과 자유투, 이병석(15점·3점슛 5개)의 3점슛 두 개로 순식간에 50―41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번 시즌 윌리엄스의 활약은 ‘만능’이라는 수식어와 딱 들어맞는다. 트리플더블을 여섯 번 했고 21일 현재 득점 4위(25.3점), 리바운드 8위(9.9개), 어시스트 4위(7.2개), 스틸 1위(2.6개), 블록슛 4위(1.44개) 등 공수 전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윌리엄스의 진짜 강점은 단순한 숫자로 표시할 수 없다. 뛰어난 개인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경기 흐름을 조율하고 동료들의 사기를 추스르는 팀 리더로서의 역할을 해냈기 때문.여기에 ‘코트의 여우’로 불리는 유 감독의 적절한 선수 교체와 다양한 작전이 돋보였다. 그리고 상대팀에 맞는 ‘맞춤형 전술’로 높이와 공격의 열세를 만회했다.경기 전 유 감독은 “처음에는 6강에만 들었으면 했고, 1라운드가 끝난 뒤에는 4강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플레이오프 직행을 바라봤고, 우승을 넘봤다”며 “시즌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우리 팀을 중위권 이상으로 평가한 사람이 있었는가”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모비스는 올 시즌 모든 사람의 예상을 깨고 시즌 내내 선두권을 지켰고, 결국 1위를 거머쥐었다. 유 감독은 “처음엔 6강이 목표였는데 점점 4강, 우승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모두 한 눈 팔지 않고 땀흘려준 선수들 덕분이다”라면서 “정규리그 1위에 만족하지 않고 플레이오프를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구명석 gms7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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