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서는 ‘야생마’…밖에서는 ‘개구쟁이’
그라운드에서는 ‘야생마’…밖에서는 ‘개구쟁이’
  • gms75@ilyoseoul.co.kr 
  • 입력 2006-06-23 09:00
  • 승인 2006.06.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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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축구팬들의 응원 열기 또한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다. 한편,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듬직하게 느껴지는 우리 태극전사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또래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개구쟁이들이다.

이런 선수들의 평소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미니홈피, 요즘 미니홈피를 통해 태극전사들의 경기장면과 재미있는 사진들이 올라와 축구팬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상의 미니홈피를 통한 월드컵 열기 또한 뜨거워지고 있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태극전사들의 미니홈피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살짝 엿보았다.



태극전사 미니홈피 ‘후끈’

월드컵 개막 이후 인터넷상의 월드컵 열기는 계속 뜨겁다. 지난 13일 한국이 토고를 2대1로 이기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미니홈피가 더욱 후끈 달궈지고 있다.각 포털사이트에는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고 댓글을 달며 열띤 토론을 벌이는 네티즌 모습이 눈에 띄었으며 다양하고 재미있는 의견과 사진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토고팀과의 경기에서 첫 승을 올린 후 김상식 선수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 안정환, 박지성 선수가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한옆에서 김상식 선수가 번쩍거린다. 이른바 ‘월드컵 첫 데뷔 식사마’ 사진. ‘센스쟁이 식사마’ 코너에 가면 이번 토고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박지성 선수를 위해서는 J리그 활약 시절의 앳된 사진을 ‘박지성… 됐거든?’ 이라는 제목으로 올려놓았다.

이렇게 팬들이, 또 선수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태극전사들의 미니홈피에는 그라운드 위에서와는 전혀 다른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김영광 선수의 미니홈피는 이미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유럽 원정에서 동료들과 찍은 메인 사진 밑으로는 이번 월드컵에 대한 굳은 의지가 적혀 있고, 사진첩에는 유니폼을 벗고 찍은 사진, 아드보카트 감독과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 등 경기장에서는 만날 수 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백지훈, 박주영, 김진규, 이호 등 이른바 ‘대표팀 4대 천왕’들도 미니홈피 관리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열성팬이 직접 그려준 얼굴 데생을 비롯해 팬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 등 미니홈피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태극전사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이렇게 경기장에서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태극전사들, 오는 19일 프랑스와의 결전이 끝나면 태극전사들의 홈피에 또 한 번의 승전보가 담겨지기를 기대해본다.

숨겨진 사진들 ‘인기’

“요기는 유럽입니다. ㅋㅋ 요즘 시차 적응한다구 힘들어요. ㅋㅋ 근데 넘 행복한 고생인 거 같아요. 월드컵을 왔으니깐 넘 기쁘구~~행복하고, 넘~~ 조아요~ㅋㅋ -유럽에서 ‘짱돌’ 진규가.”‘요기(여기)’, ‘넘 조아요(좋아요)’, ‘ㅋㅋ’…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인터넷 용어들… ‘요기는 유럽입니다. ㅋㅋ’ 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이 글의 주인공은 바로 신세대 냄새 폴폴 나는 태극전사 김진규다.

스코틀랜드 전지훈련장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초조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장난스런 또래의 어투로 미니홈피(www.cyworld.com/xooo1)에 남긴 글이다.그라운드 밖 선수들의 일상은 미디어가 접근할 수 없는 절대제한구역. 하지만 최근 감춰진 선수들의 평소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알음알음 공개되어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축구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한국전이 임박하자 선수들의 홈피에 응원 메시지를 남기고 오는 ‘인터넷 성지순례’도 유행이다.선수들 일상 공개의 일등공신은 부지런한 골키퍼 김영광선수다. 자신이 직접 디카로 찍은 ‘셀카’와 선후배 사진을 수시로 미니홈피(www.cyworld.com/ rladudrhkd)에 업데이트하며 마치 ‘현지 통신원’처럼 대표팀 소식을 세세히 전하고 있다. 그

의 홈피에는 자유시간에 스코틀랜드 강아지를 안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비롯해, 대표팀 버스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는 최진철·김상식·안정환, 영국의 고성을 배경으로 조재진·이영표와 찍은 기념 사진, 산책하러 갔다가 이천수·박지성 등과 찍은 단체사진, 버스 안에서 졸고 있는 김영철 등 언론을 통해 볼 수 없었던 생생한 사진들이 소복하게 올라와 있었다.‘새로운 도전이다. 그토록 원했던 것, 그토록 바랐던 것, 모든 게 시작되었다. 꿈을 향해 달리자’라는 비장한 각오가 담긴 김동진의 홈피(www.cyworld.com /kdj129)에는 김동진과 조재진이 함께 걸어가는 사진이 ‘진진’이라는 이름으로 올려져 있다.

‘시작은 또 다른 나를 부른다’라는 인사말로 시작되는 백지훈의 홈피에서는 ‘대표팀 4대 천왕’으로 불리는 막내 박주영·백지훈·김진규·이호 네 선수가 영국에서 개구쟁이 고교생처럼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찍은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수학여행시리즈’로 이름 붙은 이 사진은 네티즌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백지훈 미니홈피 여성팬 쇄도

대표팀의 최종엔트리 발표가 있었던 지난 5월 11일. 평소 뛰어난 실력뿐 아니라 잘 생긴 외모로 수많은 여성팬을 확보해온 백지훈은 2006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태극 전사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날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마지막 1%’로 결정된 백지훈(21·FC서울)의 미니홈피에 팬들로부터 수많은 축하 메시지가 쇄도하여 화제가 됐었다.백지훈의 독일행이 확정된 직후 그의 미니홈피에는 수백여건의 축하 글이 한꺼번에 올라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최종엔트리가 발표되던 날 한 여고생 팬은 “1시간 내내 기다리다 방금 학교 TV로 몰래 봤다”면서 “‘백지훈’ 이름이 뜨는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TV에서 오빠 이름이 나오는 순간 친구와 함께 손을 붙잡고 소리를 질렀다”며 “월드컵 경기 전까지 부상당하면 절대 안된다”고 신신당부하며 미니 홈피에 당부의 그을 남긴 여성 팬도 있었다.

어느 여고생은 “너무 기뻐 발표 끝나자마자 도서관에 몰래 내려와 축하 메시지를 남긴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시작은 또 다른 나를 부른다’고 적혀 있는 백지훈의 미니홈피에는 지금도 그의 팬들로 넘쳐난다. 지난 18일 하루에만 무려 방문객수가 1만5,000명이 넘었으며 같은 팀에서 활약중인 박주영 선수가 ‘일촌’으로 등록돼 있다.

이원재 미디어담당관 ‘소식 창구’

대한축구협회 지원 스태프 중 ‘대표팀의 입’ 역할을 하고 있는 미디어담당관 이원재(44)부장의 미니홈피(www. cyworld.com/v0237)는 이미 네티즌들 사이에 ‘태극전사 소식 창구’로 입 소문이 나 있을 정도로 정보가 많다. 해병대(462기) 출신인 이 부장의 체력은 젊은 선수들 못지않다. 해병대 특유의 기질에서 배어나오는 파이팅 정신은 기자들도 인정한다.

워낙 친화력이 좋아 전임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으로부터는 ‘기자들과 친구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대표팀 대변인인지 기자들 대변인인지 분간이 안된다’는 말이 나온 적도 있다. 그 만큼 이 부장과 미디어의 관계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이 부장은 당초 축구와는 인연이 없었다. 고려대 경영학과 81학번인 이 부장의 첫 직장은 동부건설 홍보팀이었다.

그런데 1999년 현대건설로 이적하면서 축구협회와의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건설 분야에 오래 있었던 경험을 살려 부동산 관련 책을 두 차례나 출간하기도 했다. 이 부장이 축구협회에 몸담은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둔 시점이었다. 현대건설에 사직서를 내고 홍보국 과장으로 축구협회에 들어갔다. 2002한일월드컵 4강의 감동을 함께 했고 이후 이어진 대표팀 감독 경질 사태 때는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날아오는 비판의 화살을 일선에서 받아내야 했다.

그러나 축구 홍보를 위해서라면 밤낮 가리지 않는 스타일이기에 뛰어난 뉴미디어 감각으로 개인 미니홈페이지(http://cyworld.nate.com/v0237)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8일 현재 하루방문자 수가 3,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 부장의 미니홈피는 대표팀의 경기가 있을 때 더욱 인기를 끈다. 대표팀 소식이 궁금한 팬들이 찾아와 글도 남기고 사진도 퍼 간다. ‘대한민국,독일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그날까지…’는 이 부장의 미니홈피 타이틀이다.

<태극전사들 미니홈피 주소>

이천수선수: http://www.cyworld.com/dunhillmania
설기현선수: http://www.cyworld.com/wolvesplayer
박주영선수: http://www.cyworld.com/cyp10
김두현선수: http://www.cyworld.com/rlaengus14
백지훈선수: http://www.cyworld.nate.com/soccerno1004
조재진선수: http://www.cyworld.com/cho18
이영표선수: http://www.cyworld.com/leeyp
김진규선수: http://www.cyworld.com/xooo1
김동진선수: http://www.cyworld.com/kdj129
김영광선수: http://www.cyworld.com/rladudrhkd
김상식선수: http://www.cyworld.com/tkdtlr916
조원희선수: http://www.cyworld.com/moojomyack
김용대선수: http://www.cyworld.com/yongdaelove


# 태극전사 독일 현지 파워식단 ‘공개’강철 파워 밑바탕은 ‘산삼밥’… 긴급공수 ‘충전’

지난13일 토고전을 승리로 이끈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낯선 이국땅에서 적응하면서 또 한 번의 신화창조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2006 독일월드컵은 해외 원정경기로 열리는 만큼 현지 적응 여부가 변수다.

현지 적응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역시 음식이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음식의 소중함을 너무도 잘 알 것이다. 태극전사들은 최고의 요리사 파주트레이닝센터(NFC)의 정지춘(41) 조리장이 만들어주는 최상의 음식을 먹고 있다. 특히 태극전사들이 ‘산삼쌀’로 2002년 4강신화의 밑바탕이 됐던 강철체력에 다시 도전한다. 태극전사들은 아침엔 서양식으로 식사를 한다. 빵, 우유, 계란프라이, 콘프레이크, 삶은 달걀 등 일반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과 똑같다.

하지만 점심과 저녁은 한국에서 특별 공수한 ‘산삼쌀‘로 지은 밥에 쇠고기 무국, 김치, 동태국과 불고기, 바닷가재, 된장국, 제육볶음, 상추 쌈장 등으로 매끼 식사를 하고 있다. 이원재 부장은 “산삼쌀은 산삼엑기스에 튀긴 쌀을 팩에 압축한 것으로 팩 하나를 25인분 밥솥 2개에 나눠 넣고 보통쌀과 함께 밥을 하면 밥 전체에서 산삼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2002년에도 이 쌀을 기증했던 한 독지가가 태극전사들을 위해 이번에도 산삼쌀 팩 90여개를 기증했다고 한다. 대표팀의 식사는 정 조리장이 담당하고 있으며, 슐로스 벤스베르크 호텔 직원들은 지난 4월부터 한식 조리법을 ‘마스터’해 정 조리장의 지휘 아래 매일 다채로운 한식을 내놓고 있다. 주요 부식은 현지에서 조달하지만 고추장과 된장, 소금, 후추 등 양념류는 한국에서 직접 가져왔다.

정 조리장은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어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보람을 느낀다”며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맛있는 음식을 제공 하겠다”고 다짐했다. 태극전사들은 또한 개별적으로 가져온 다양한 종류의 보약을 별도로 먹으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18일 대표팀선수 23명을 대상으로 한국과학기술원(KIST)에 의뢰해 모의도핑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개인적으로 준비해온 보약은 먹도록 조치를 취했다.

gms75@ilyoseoul.co.kr  구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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