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도둑맞은 16강…“명백한 오심에 4천만이 울었다”
충격! 도둑맞은 16강…“명백한 오심에 4천만이 울었다”
  • 구명석 
  • 입력 2006-06-30 09:00
  • 승인 2006.06.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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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새벽 4시(한국시간) 우리 태극전사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에게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스위스와의 90분 경기 내내 너무 아쉬웠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지만 운이 없었다. 선수들이 월드컵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준 만큼 심판진도 월드컵에 걸 맞는 태도를 보여줘야 했으나 오심이 많았다. 이날 심판들의 오심은 전, 후반 결정적일 때 2차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우리 태극전사들은 흥분하지 않았다. 끝까지 스포츠정신을 잃지 않고 페어플레이를 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며 자랑스러운 우리 태극전사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최종결과는 우리나라가 1승1무1패로 승점 4점에 머물면서 조3위로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조3위로 원정 16강 ‘무산’

지난 24일 새벽 4시(한국시간) 독일 하노버 AWD 아레나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스위스전에서 한국은 전반 23분과 후반 32분 각각 센데로스와 프라이에게 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이로써 스위스가 16강에 진출했다. 토고를 2:0으로 이긴 프랑스도 16강 대열에 뒤늦게 합류했다. 심판을 맡은 아르헨티나 출신 엘리손도(43) 주심은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에도 불구하고 후반 32분 프라이의 슛을 골로 인정, 한국의 반격 리듬을 꺾었다.

주심은 전반에도 스위스 수비수의 핸들링 반칙을 무시하거나, 가벼운 몸싸움이었음에도 한국선수에게 경고를 주는 등 석연치 않은 판정을 내렸다. 심판들의 이해하기 힘든 오심으로 인해 16강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파워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이날 심판들의 잘못된 판정은 전, 후반 결정적일 때 2차례 터져 나왔다. 첫번째 오심은 전반 42분에 펼쳐졌다. 필립 센데로스에게 선취골을 얻어맞고 0-1로 뒤지던 한국은 동점골을 위해 필사적으로 공세에 나섰다. 한국이 수차례 좋은 찬스를 맞이하자 심판은 위기의식을 느낀 것일까. 코너킥 상황에서 스위스 수비수의 팔에 확실하게 볼이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심판은 휘슬을 입에 물지 않았다.

심판의 잘못된 판정은 태극전사들의 상승세에 찬물을 뒤엎은 격이었다. 두 번째 오심은 한국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32분.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 깃발이 올라가 한국 수비진이 동작을 멈춘 사이 스위스 공격수 프라이가 단독 쇄도, 골문을 열었다. 한국선수와 코칭스태프는 거세게 항의했으나 주심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다. 물론 주심의 판정이 부심의 그것보다 우선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프사이드와 관련된 판정에서 더 전문성을 가지는 부심의 권위는 온데간데 없었다.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주심은 부심의 오프사이드 주장에 눈도 깜빡하지 않았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경기는 진행되었다.

페널티킥 찬스를 놓치고, 어이없는 판정으로 골을 헌납했으니 승부는 이미 경기 전에 결정되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억울한 느낌이 지워지지 않지만, 4년뒤 2010년 월드컵을 기약하면서 아쉬움을 접을까 한다. 하지만 오늘 우리 태극전사들 열심 뛰었고 2002한ㆍ일 월드컵에서 김태영 선수가 타이거마스크를 쓰고 투혼을 보였던 것처럼, 오늘 최진철 선수가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에도 끝까지 경기에 임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던 모습이 감명 깊었다.

다시한번 “대~한민국”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한국의 4강 진출도 큰 이슈였지만, 더 큰 이슈는 바로 ‘붉은 악마’였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을, 거리를 빨갛게 물들인 ‘붉은 악마’의 응원 물결을 전 세계는 주목했다. 그 ‘붉은 악마’가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물론, 독일 현지, 그리고 전 세계에서 붉은 응원의 물결을 펼쳐 보였다.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우리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비록 좌절됐지만 이날 대한민국 붉은 악마의 함성은 스위스의 붉은 물결보다 강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한국과 스위스 양국 응원단은 4만3000석 관중석을 붉게 물들였다. 본부석 왼쪽 1만5000여명의 한국 응원단은 “대~한민국”, “오~, 승리를 위하여”를 외치며 분위기를 달궜다. ‘절대지존(絶對至尊), 대한민국’ 글귀가 새겨진 치우천왕 응원 깃발이 내걸렸고 태극기와 터키 국기를 맞붙인 응원기도 나왔다. 2만5000여 스위스 응원단은 붉은 바탕에 흰색 십자 무늬가 새겨진 국기를 흔들고 “호프 슈바이츠(Hoff Schwitz·스위스에게 희망을)”를 외치며 ‘맞불’을 지폈다.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한국 응원의 상징인 초대형 태극기가 선명한 태극 문양을 스탠드에 아로새겼다. ‘응원의 핵’은 역시 붉은 악마였다.

“그댄 나의 챔피언 너와 나의 챔피언, 우리 함께 외치면 승리하리라”. 붉은 악마의 응원은 90분 내내 멈추지 않았다. 북과 징, 꽹과리를 두드리는 사물놀이 응원단의 열기도 불을 뿜었다.전반 23분 센데로스의 선제골이 터지자 한국 응원석은 숨이 멎은 듯 고요해졌다. 스위스 응원단의 열광적인 환호도 잠시.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힘찬 아리랑이 다시 울려 퍼졌다.

한국 선수들이 좀처럼 스위스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지 못하자 “힘을 내라 한국” 구호가 메아리쳤다. 후반 32분 프라이의 두 번째 골이 터졌지만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조금 더 힘을 내줬으면….’ 안타까운 마음은 뒤로 하고 붉은 머플러와 태극기를 힘껏 흔들었다.이날 LA시내 윌셔파크의 잔디 광장에는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1만여명의 한인들이 운집했고 올림픽가(街)의 다울정앞 대로에도 2천여명이 모여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이밖에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 LA인근 오렌지카운티 등지에서도 한인회, 체육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응원전이 전개됐다.

한편 새벽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일대는 스위스전 거리 응원에 나선 사람들로 가득찼다.전날 오후부터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경기 당시 서울에만 70만명이나 돼 스위스전에 대한 시민들의 부푼 기대를 반영했다.그밖에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과 대구 두류 야구장 등 전국적으로 138만 명의 시민들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 소리가 하노버경기장에 길게 울려 퍼졌다. 0대2 패배, 목이 쉬도록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친 붉은 악마들은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16강 탈락의 씁쓸함을 곱씹으며 고개를 떨군 태극 전사들에게 붉은 악마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찬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아쉽지만 잘 싸웠다.” 선수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붉은 악마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힌다.태극전사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도 쇄도하고 있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투혼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의 아래와 같은 격려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태극전사 여러분! 끝까지 잘 싸웠습니다.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의 4강신화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충분히 증명해줘서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정정당당하게 멋진 패배를 당한 태극전사들에게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보냅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태극전사 파이팅!”




# 월드컵 ‘튀는 스타들’ 한자리에 모았다폭탄머리로 ‘헤딩’ 삼손식 머리로 ‘태클’

2006 독일 FIFA 월드컵은 선수들의 멋진 드리블과 철벽 수비 그리고 화려한 골이 어우러진 최고의 축구 축제이다. 그러나 이 화려하고 멋있는 경기를 사랑하는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축구 천재들의 개인기만이 아니다. 바로 월드컵 그라운드 위에 튀는 선수들의 헤어스타일이 등장해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독일 월드컵 공식 사이트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축구 스타들의 헤어스타일’이란 제목으로 그라운드 위에 튀는 헤어스타일을 분석하여 공개했다.

▶‘야성남’…토티, 안정환 월드컵 공식 사이트는 “적지 않은 선수들이 바쁜 와중에도 머리 손질에 시간을 할애 하는 것 같다”면서 안정환 선수와 같은 흩날리는 머리 스타일을 한 월드컵 출전 선수들을 소개했다. 가장 고전적 스타일은 일본의 미드필더인 ‘나카자와 유지’. 유별난 미용사만 골라내 머리를 맡기며 선수 생활 초기에는 ‘폭탄머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나카자와가 진정한 야생마 스타일이라면 한국의 특급 저격수 안정환은 완성도 높은 작품형 장발로 1970년대 바람둥이 스타일을 선보였다. 또 이탈리아 공격수 프란체스코 토티는 사자갈기와 흡사한 머리를 했다가 개막 직전 용맹한 검투사를 연상시키는 짧고 단정한 머리로 스타일을 변경하기도 했다.

▶‘긴머리’…토라도, 푸욜 헝클어진 긴 머리 스타일을 고수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월드컵 공식 사이트는 멕시코의 미드필더 헤라르도 토라도에 대해 “아침마다 고데기 사용시간을 조금만 더 늘린다면 완벽한 헤어스타일을 연출 할 수 있었을 것”이라 말했고 아르헨티나 카를로스 테베스와 후안 소린은 자유분방한 긴 머리를 가졌을 때 힘을 갖는 이번 월드컵의 ‘삼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스페인의 수비수 카를로스 푸욜에 대해 “대표팀 발탁 소식에 너무나 흥분했는지 현대 축구에서 수비수가 갖춰야 할 필수품인 빗을 집에 두고 온 것처럼 보인다”라며 곱슬머리에 익살스러운 언급을 하기도 했다.

▶‘백마탄 왕자’…네드베트, 바스타 그라운드 위에 백마 탄 왕자님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리는 후보 두 명을 찾아냈다. 체코의 인기 스타 파벨 네드베트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신예 윙백 두샨 바스타. 공식 사이트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금발의 두 선수에 대해 “반하지 않을 신데렐라는 없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염색의 달인’…준이치, 이천수운동장을 가득 메운 관객과 TV 앞의 시청자에게 자신의 인상을 각인시킬 수 있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은 단연 염색일 것이다. “절대 염색주의자”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일본의 금발 폭탄 이나모토 준이치다. 한국 공격수 이천수는 회색, 스페인의 노장 콜키퍼 산티아고 카니사레스는 흰색에 가까운 은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 또 한명의 튀는 머리색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스트라이커 다니옐 류보야. 흑색의 머리 한 가운데에 노란색 줄무늬를 넣은 류보야는 마치 오소리를 연상시킨다.

구명석  gms7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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