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기 의원 대구시장 출마시 ‘빈자리’ 노려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은 금뱃지를 떼고 나가야 한다. 공석이 된 지역구는 그 다음달인 7월말 재보선 지역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인물이 대구북을이 지역구인 친박 성향 서상기 의원이다. 서 의원이 대구시장으로 출마할 경우 그 지역구에 ‘정권 실세’인 박영준 국무총리 차장 출마설이 벌써 나오고 있다. 서 의원의 지역구가 경북 칠곡군과 접해 있어 칠곡군이 고향인 박 차장 출마에 대한 저항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 의원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 차장이 출마할 경우 친박 후보보다 친이 권력 핵심인사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친이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지역구 은평을 지역구와 함께 친이 후보대 친박 무소속 후보간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이 벌어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영준 차장은 지난 4·9총선에서 대구 중구에 출마 준비를 했다. 그러나 3월 중순 이명박 대통령이 박 차장을 불러 2시간 독대 후 박 차장은 청와대 인사비서관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박 차장은 경북 칠곡 출생으로 11년간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보좌관을 지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절에는 정무담당 국장을 담당했고 이후 대선당시 선진국민연대를 이끌며 MB 정권 탄생의 최대 공신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박 차장이 대구 북을에 출마할 경우 공천은 따논 당상에다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실제로 노무현 정권의 ‘이광재’로 불리는 박 차장이 나설 경우 대통령 형제와 인연이 깊어 지역구 예산을 비롯해 대형 사업 유치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실세라는 점에서 지역구민들이 환영할 만한 후보다.
7월 재보선 출마, 박영준·이재오 운명 바뀔 수도
한가지 변수라면 대구지역이 전통적으로 박근혜 텃밭으로 친이 박영준 차장이 친박 후보의 거센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천은 무난히 박 차장이 받겠지만 이후 친박 무소속 후보가 ‘박근혜’를 등에 업고 출마할 경우 힘든 싸움이 될 공산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친박 인사는 이런 전망과 관련 “박 차장 주변에서 서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어 개연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친박 무소속 후보가 나온다고 해도 박 차장이 정권의 실세로 알려져 주민들이 기대감이 높아 당선될 공산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노무현 정권 당시 한나라당 텃밭인 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에 출마한 이광재 의원을 예를 들었다. 이 의원이 금뱃지를 단 것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알려진 이 의원의 파워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 의원은 17, 18대 연이어 지역구에서 당선됐고 이는 각종 예산과 규제를 풀어주면서 주민들로부터 인정받은 결과였다. 박 차장이 박근혜 텃밭에서 당선될 경우 박 차장의 정치적 위상은 급격히 높아질 공산이 높다. 아울러 은평을 재보선에 출마 예정인 이재오 위원장과 비견돼 언론에 집중적인 조명을 받을 공산이 높다. 이 위원장은 벌써 친박 팬클럽으로부터 ‘낙천·낙선 운동’의 대상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 만약 박 차장이 박근혜 전 대표 텃밭에서 당선되고 이 위원장이 낙마할 경우 친이 지형내 권력 지형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기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