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윤(SK나이츠) 앞에는 항상 농구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방성윤은 “사춘기 시절에도 농구를 한 기억 밖에는 별다른 기억이 없다”라고 말했다. 농구 외에 다른 일은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고 말하는 방성윤이 꿈꾸는 것은 NBA진출이다. “올 시즌 반드시 팀을 6강에 올려놓고 NBA에 재도전 할 것”이라며 당당히 포부를 밝히는 방성윤에게 꿈의 NBA무대는 그리 멀지 않아 보였다.
방성윤은 또래 선수들보다 비교적 늦게 농구를 시작했다. 방성윤이 농구를 시작한 것은 휘문중학교 1학년 때다. 방성윤은 “어려서 체격이 좀 컸다. 가족들 특히 이모들이 농구를 해보는 것을 권유했다”며 농구를 시작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휘문고등학교 3학년 때인 2000년 아시아청소년 농구선수권대회에서 방성윤은 대회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로 뽑히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방성윤은 휘문고 졸업과 동시에 농구명문 연세대학교에 입학했다. 연세대학교 입학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방성윤.
2002년 21살의 나이로 부산아시안게임 농구대표로 선발된 그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활약을 펼친다. 결국 한국대표팀은 중국을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농구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때는 아마도 2002년 아시안게임에서 20년 만에 중국을 꺾고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차지했던 그 순간일 것이다. 그 덕분에 군대면제도 받고 여러모로 정말 기뻤다.”
방성윤은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문제를 해결했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미국진출에 앞서 미국생활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방성윤은 당시 방학을 이용해 홀로 미국에 갔다. 방성윤은 당시 미국 생활에 대해 “농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았고 언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NBA도전은 현재진행형
방성윤의 NBA도전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대학교 3학년 때인 지난 2003년 NBDL 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캠프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4년 방성윤은 마침내 학교측의 동의를 얻어 NBA의 정식 하부리그인 NBDL의 로어노크 대즐에 입단했다.
2005년 시즌은 방성윤이 NBA의 문 앞까지 근접한 기량을 선 보인 한 해였다. 방성윤은 절정에 이른 슛감각으로 팀의 슈팅가드로서 자리를 확고히 했다. 특히 NBDL리그 3점슛 1위를 차지하면서 득점랭캥 1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NBA는 부분별 전문선수가 뜨는 추세였기에 3점슛 전문슈터인 방성윤의 NBA진출은 충분해보였다.
그러나 방성윤은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국내복귀를 선언했다. 2005년 방성윤은 부산KTF로 복귀하면서 미국진출을 잠시 미뤘다. 2006년 국내 프로농구는 방성윤이라는 대어로 인해 활기를 찾았다. 방성윤은 2006시즌을 앞두고 KTF와 SK의 3 대 3 트레이드(SK 조상현, 황진원, 이한권과 KTF 방성윤, 정락영, 김기만)로 SK에 몸 담게 됐다.
프로 원년 강팀이었던 SK는 2003시즌부터 3시즌 동안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2006시즌 방성윤은 팀에 새바람을 넣으며 분전했고 그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6강 플레이오프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점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방성윤은 2006년 1월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리바운드 도중 용병 드미트리우스 알렉산더와 팔이 겹치면서 대흉근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방성윤은 “다행히 수술을 하지 않고 재활을 통해 현재는 완치된 상태지만 당시에는 아찔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방성윤의 부상으로 인한 한 달여의 공백기는 6강 다툼을 벌이던 SK로서는 치명적인 손실이었다. 결국 그해 SK는 7위로 시즌을 마감하고 만다.
NBA스타들도 인정한 슈팅력
방성윤의 이름을 세계에 알릴 기회는 일찍 찾아왔다. 부상에서 회복한 방성윤은 2006년 8월에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비타500 월드바스켓볼 챌린지(WBC) 2006’ 대회에서 한국은 세계 최강 미국 대표팀과 대결해 116대 63의 대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회가 끝나고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2의 마이클 조던이라 불리며 NBA스타로 떠오른 르브론 제임스조차 “대표팀에 있을 만한 선수다. 좋은 슛을 많이 터뜨렸다”며 방성윤을 극찬했다.
당시 경기에서 방성윤은 NBA출신들로 구성된 미국대표팀을 맞아 3점 슛 3개를 포함해 21득점을 기록했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 1개의 스틸과 1개의 블록슛으로 NBA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디트로이트의 주전가드인 천시 빌럽스도 “방성윤의 슈팅은 NBA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며 슛 하나 만큼은 인정했다.
용병급 선수 방성윤
2007시즌 방성윤은 용병들이 판치는 국내프로농구에서 ‘용병급 선수’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얻으며 토종선수로는 유일하게 득점랭킹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팀 순위 역시 7위다. 방성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람보슈터 문경은이 플레잉코치로 일선에서 빠진 자리를 완벽하게 매우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키워드가 됐다.
방성윤은 자신의 10년 후의 모습에 대해 “현재 NBA진출을 위해 지금까지 겪었던 미국생활을 돌이켜보며 의사소통문제나 체력 등을 보완하고 있다”며 “NBA선수가 되어 코트를 누빌 것이다”며 NBA에 대한 변함없는 도전을 다짐했다. 주전 선수로는 한국최초로 NBA의 무대를 누빌 방성윤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방성윤 선수는…
키: 195cm, 몸무게 95kg
▶▶ 경력
2004 ~ NBDL 로어노크 대즐
2005.7~2005.11 부산 KTF 매직윙스
2005.11~서울 SK 나이츠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국가대표
2006.8~월드바스켓볼챌린지 국가대표
2007 ~인천광역시컵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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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내역
2000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상
2000 영맨선수권대회 3점슛상
2000 코맥스배 국제초청대회 우승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신인상
지난 7일 오후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 대 서울 SK의 경기에서 동부 그리어가 SK 방성윤의 수비를 피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
##방성윤 인터뷰
- 농구의 매력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빠른 스피드와 격렬한 몸싸움,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 등이다.
- 학창시절 좋아했던 농구선수는.
▲ 독보적인 국보급 선수인 서장훈이다.
- 학창시절 연습할 때 가장 치중했던 부분은.
▲ 슈팅과 웨이트이다.
▲ 어떤 자리에서도 정확한 슛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
- 친한 선수가 있다면.
▲ 팀 동료들과 두루두루 친하다. 새로 입단하게 된 김태술 선수도 대학시절부터 친했던 후배이다.
▲ 선수들의 마인드와 농구를 즐기려는 마음 등이다.
▲ 계속 도전할 것이다. NBA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 미국생활을 통해 느낀 여러 가지를 보완하는 중이다. 체력이나 언어 등의 문제가 그것이다.
###KCC 최하위권서 ‘맴맴’
전신인 현대 시절을 포함해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 통산 3회를 비롯해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통산 3회를 자랑하는 전주 KCC가 최하위에서 허덕이고 있다.
2007시즌이 시작되면서 KCC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다. 4코터의 사나이 조성원의 은퇴와 이상민, 추승균으로 이루어진 팀간판들의 노쇠화는 초보감독 허재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상황은 더 심각했다. KCC는 시즌초반부터 용병들의 계속된 부진과 이상민 추승균의 잇따른 부상으로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지난 14일 KCC는 원주 동부 프로미와의 홈경기에서 패하면서 지난 2002-03시즌 수립했던 팀 역대 최다연패 타이기록인 9연패 늪에 빠졌다. 특히 팀의 간판 슈터 추승균은 지난 시즌까지 꾸준히 두자릿수 이상의 득점을 올렸던 선수지만 부상에서 회복된 현재까지 활약이 미미한 상황. 최근 14경기에서 1승13패로 부진해 순위 경쟁에서 밀려났고 창단 후 처음으로 꼴찌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KCC는 지난 1월 표명일 변청운 백주익을 동부에 내주는 조건으로 정훈 배길태 김영만을 영입했지만 이후 12경기에서 단 1승에 그쳐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허재 KCC 감독은 연패 기간 내내 “패배가 계속되어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다”며 걱정했다. 특히 KCC
는 이상민과 추승균을 제외하면 그동안 프로무대에서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위기를 벗어나는데 있어서 더욱 어려움이 크다.
KCC는 오는 17일 선두를 질주 중인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전망은 어둡다. KCC는 올시즌 모비스와의 4경기에서 단 한 번도 70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며 완패했다. KCC로서는 타이론 그랜트를 퇴출시키고 새로 영입한 아이지아 빅터가 시차적응을 마치고 팀 훈련을 거친 뒤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연패를 끊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과연 전통의 강호 KCC가 팀 역대 최다연패 기록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배수호 4477b@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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