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 정복 야망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본 열도 정복 야망아직 끝나지 않았다!
  • 남장현 
  • 입력 2007-05-04 09:39
  • 승인 2007.05.04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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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과 이병규 ‘불안한 행보’
태극 전사 2인방의 행보가 영 불안해 보인다. 축구가 아닌 야구 얘기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31)과 주니치 드래곤즈 이병규(33)가 올 시즌 초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 야구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3월30일 일제 개막해 시즌 초반부가 한창인 07시즌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타격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4’를 새긴 이승엽은 최근까지 5호 홈런을 날렸으나 타율 0.275로 기대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왼쪽 어깨 통증으로 전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병규는 이승엽에 비해 상황이 낫지만 부침을 겪고 있는 것은 똑같다. 국내 프로 무대에서 11년간 뛰다 일본 무대에 올해 첫 발을 내딛은 이병규는 5번째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결국 7번 타자로 쫓겨나는 아픔을 경험했다. 다행히 최근 안타를 추가해 0.300까지 타율을 끌어올렸으나 만족스럽지 않다.
나란히 열도 정복을 다짐했던 이(李)들이 과연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이승엽, ‘부상 악령‘ 엄습?
홈런왕 등극을 노리는 ‘승짱’ 이승엽이 최근 컨디션 불안정으로 고민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타자로 출전해 타율 0.323, 41홈런, 108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한 이승엽은 올시즌 개막전인 요코하마 베이스타 원정전에서 자신의 1호 홈런을 때린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또 15타점으로 팀의 중심 타선답게 이 부문 팀 내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영원한 맞수‘ 타이론 우즈(주니치)가 8호 홈런을 쳐 이승엽과 격차가 조금 벌어진 게 사실이지만 그가 경기를 치르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슬로우 스타터의 전형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낙관적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요즘 심기가 불편하다. 동원 F&B에서 참치(캔)를 무제한 제공한다는 뜬소문이 돌아 반박 보도문을 낼 정도로 곤욕을 치렀고, 어깨마저 좋지 않다. 개막전 당시 7회에 대타로 교체됐던 이승엽은 근래들어 경기를 끝마치지 못하고 왼쪽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는 횟수가 잦아졌다.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던 하라 감독도 근심이 가득하다. 통증의 원인도 규명하지 못했다. 팀 지정 도쿄 게이오대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했지만 별 이상이 없었다. 막연히 인대나 근육에 무리가 온 게 아니냐는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통증이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평소 생활하
는데 불편함이 없다가도 풀스윙을 위해 힘을 주면 엄청난 통증이 찾아온다.

이승엽은 자신의 컨디션을 의식한 듯 파워풀한 스윙을 지양하고, 짧게 끊어 치는 타격폼으로 바꿔 대처하고 있다. 또 매일 한 시간씩 아이싱 등을 활용해 긴장한 근육을 풀어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 방법밖에 대안이 없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4년째다. 적응이 조금 됐을 뿐,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면서도 “7월부터 (홈런왕 경쟁이)본격 점화될 것이라고 바라본다”고 여전히 강한 근성을 내비쳤다.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없는 시즌 초반, 그렇다고 부진하지도 않은 상황을 보내는 이승엽이다. 부상이 우려되는 만큼 일단은 좀 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이병규, 상승-추락-상승?
야구 인생의 마무리를 화려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현해탄을 건넌 ‘안타 제조기’ 이병규.

한국 최고의 안타왕으로 명성을 떨친 그였지만 잠시 자존심을 접었다. LG트윈스 소속으로 국내 프로야구판에서 10년간 산전수전 다 겪었어도 일본에선 ‘루키’에 불과할 뿐이다.

어떤 공이 날아들어도 자신있게 받아치는 스타일인 이병규는 팀의 5번 타자로서 시즌 첫 발을 멋지게 내딛었고, 초반 기선제압에는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3할대를 웃돌던 이병규의 타율이 2할대로 추락하자 오치아이 감독은 그를 7번 타자로 내렸다.

“이병규가 있으면 우리의 우승 확률은 90퍼센트 이상이다”라고 칭찬했던 오치아이 감독이었지만 부진한 성적 앞에서는 별 도리가 없었다.

시즌 개막 이후 9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는 등 맹타를 휘둘렀던 이병규는 이로 인해 한동안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결국 지난 4월 18일에는 하위 타순으로 밀렸다.

다행히 이병규는 다시 상승무드를 탔다. 지난 4월 21일 야쿠르트전에서 한경기 4안타를 몰아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현재 27안타로 팀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리그 최다 안타 순위 5위다. 타율도 0.300까지 끌어올려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5번으로 재조정됐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삼진이 15개로 조금 많은 편이다. 그가 큰 것 한방을 노리는 슬로거가 아니기 때문에 의외다. 조급하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구나 일본 무대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은 언제나 데뷔 첫 해 ‘1년차 징크스’에 시달리곤 했다. 당장 잘 나간다고 해서 시즌내내 무난히 풀린다는 보장이 없다. 이병규가 인터뷰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할 뿐이다. 팀이 원할 때 한건씩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맞는 말이다. 겸손한 이병규는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남장현  yoshike3@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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