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영원한 OB맨…지도자 컴백 고려”
“난 영원한 OB맨…지도자 컴백 고려”
  • 남장현 
  • 입력 2007-06-21 17:26
  • 승인 2007.06.2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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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박철순 인터뷰

“전 영원한 OB맨입니다. 두산에서 불러만 준다면 언제라도 OK합니다.”

한국 프로야구 원년 OB베어스(두산 베어스의 전신)의 우승을 이끈 ‘불사조’ 박철순(51)씨가 시원스런 웃음과 함께 밝힌 속내다.

당대 최고의 에이스로 명성을 떨친 박씨는 지난 6월11일 <일요서울>과 인터뷰를 통해 현장으로 돌아가고픈 자신의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10일 잠실구장서 있은 두산과 삼성의 맞대결에 앞서 시구자로 나선 박씨는 “감격에 겨워 눈물이 찡했다”면서 “어제는 문득 현장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약 한달전쯤 두산 사무국에서 시구자로 나서달라는 연락을 받고, 모처럼 운동장에서 연습까지 했다는 농담을 던진 박씨는 “구위와 구질이 영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프로 원년인 82년 22연승 신화를 달성, 24승(4패) 기록과 함께 평균 자책점 1.84를 남겨 초대 MVP에 올랐던 박씨는 98년 OB코치를 마지막으로 현장을 떠나 야구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었다.

현역으로 활약하던 시절, 큰 부상만 7차례나 당해 수술과 재활을 겪기도 한 박씨는 “은퇴를 선언했을 때 차라리 시원했었다”면서도 “그때는 유니폼을 보기조차 싫었는데 다시 그리워지는 것을 보니 어쩔 수 없는 야구인인가 보다”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도자 복귀에 대한 의사를 묻자 박씨는 “수많은 구단들이 많은 ‘오퍼’를 던졌지만 난 언제나 OB맨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팀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또 두산에서 불러만 준다면 언제라도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는 귀띔도 했다.

사실 박씨는 은퇴 후 생활이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현장을 떠나 사업에 투신, 골프용품업체 대표를 지냈던 박씨는 작년 11월 일본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는 등 투병생활을 하다 최근 완치 판정을 받고 사업장인 (주)모듬테크 알룩스포츠에 복귀했다.

그러나 박씨는 여전히 유쾌했다. “막상 겪어보니 대장암도 별 것 아니었다”며 “수술 경과가 좋아 좋아하는 술도 언제고 마실 수 있다”고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부끄럽지만 내 별명이 ‘불사조’인데 어떻게 쓰러지느냐”고 반문한 박씨는 “시구하던 날, 잠실벌에서 ‘박철순’을 연호한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겠다. 뭉
클했다. 언젠가 기회는 찾아올 것”이라며 복귀에 대한 은근한 여운을 남겼다.

남장현  yoshike3@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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