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개각설 오락가락 배경
2월 개각설 오락가락 배경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2-09 09:32
  • 승인 2010.02.09 09:32
  • 호수 824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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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파 이상득-소장파 정두언 파워게임
지난해 2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주최로 열린 '시대변화에 뒤쳐진 20세기형 정당체제 어떻게 바꿀 것인가' 토론회에서 정 의원과 이상득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월 개각설을 두고 청와대 주변에서조차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개각의 필요성’을 또 다른 쪽에서는 ‘개각은 없다’는 상반된 전망이다. 2월 개각설의 배경은 지방선거와 장수 장관 교체설과 맞물려 있다. 청와대는 일단 ‘개각은 없다’에 힘을 실어주면서 청와대 비서관과 차관 일부가 교체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장관 인사가 없는 개각은 국면전환이나 국민들의 주목을 끌지 못한다는 점에서 생색내기용으로 비쳐질 공산이 높다. 한편 일각에서는 개각 관련 전망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친이 진영내 이상득 원로파와 이재오-정두언 소장파간 고질적인 파워게임이 재차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번 인사철마다 불거진 원로파와 소장파 파워게임에 이번엔 청와대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월 개각의 필요성은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MB 정권이 힘 있게 국정운영을 출발해야 한다는 당위성이다. 또한 6·2 지방선거와 맞물려 일부 장·차관 및 청와대 인사가 출마를 하기위해선 선거 90일전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는 명분을 들어 장수 장관 교체설까지 2월 개각설이 고개를 드는 배경이다.

최근에는 김태호 경남지사-이달곤 행안부 장관 ‘빅딜설’까지 겹쳐 장관 교체가 청와대와 국회 주변에 그럴듯하게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월 개각’의 필요성에 대해 강력히 주장하는 진영은 이재오-정두언 소장그룹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오래된 장관들은 교체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 개각설, ‘장관은 없다’…소폭 인사

그동안 정치권에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 인사들은 이 장관을 비롯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부와 이만의 환경부 장관,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꼽혔다. 이 장관과 정 장관은 각각 경남과 충남지사 출마를 위해 용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또한 차관으로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 이병욱 환경부 차관, 권도엽 국토행양부 1차관, 정종수 노동부 차관, 홍양호 통일부 차관, 신재민 문화체육부 1차관 등이다. 청와대 비서관들 중에서 교체대상에 오른 인사로는 김재신 외교비서관, 김창범 의정비서관, 김동연 국정과제비서관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2월 개각설’이 급속히 냉각 국면으로 전환된 데는 청와대의 강경한 태도가 한몫했다. 청와대측에서는 “인사 적체가 심한 차관급과 청와대 비서관급 인사개편 요인은 있지만 장관 교체는 없다”며 “시점도 설 이후가 아닌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될 공산이 높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한편 청와대가 장관급 인사에 대해 부정적인 것과 관련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재오-정두언 의원 등 ‘물갈이’ 주장에 이 의원은 ‘오래 근무했다고 교체하냐?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 그냥 고하는 게 맞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MB 개각설 속 ‘이상득-정두언’ 누구 손 들어주나

구체적으로 원로파 진영에서는 이달곤 행안부 장관의 경남지사 차출설과 관련하여 본인이 원치 않고 있다는 점을 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전재희 장관의 경우 남편이 암으로 투병중으로 ‘휴식설’과 ‘경기도지사 출마설’, ‘총리 기용설’이 돌고 있지만 장관직 수행에 더 미련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촌 장관 역시 한때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했으나 낮은 여론조사 결과로 접은 상황이다. 충남지사 차출론에 휩쌓인 정종환 장관 역시 세종시 처리가 장기화되면서 물밑으로 가라앉은 상황인데 이만의 환경부 장관의 사생활 관련해서도 ‘결혼전 일로 합의 종료된 상황인데 교체 대상이 아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2월 개각설’을 둘러싼 원로파와 소장파간 파워 게임이 인사철을 맞이해 재차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2월 개각’의 폭과 규모에 따라 친형인 이 의원의 손을 들어줄지 아니면 소장파의 손을 들어줄지 정치권이 2월 개각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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