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확인 차기 박근혜-차차기 오세훈 1월초 극비 회동
단독 확인 차기 박근혜-차차기 오세훈 1월초 극비 회동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2-09 09:25
  • 승인 2010.02.09 09:25
  • 호수 824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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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 시장 요청으로 박근혜 40분간 독대

본지가 지난 822호에 보도한 ‘박근혜-서청원-오세훈 연대 카드 재부상’ 기사가 현실화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초 서울에 소재한 P호텔에서 40여분간 극비 회동을 한 것을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차기 대권을 노리는 박 전 대표와 차차기 유력한 오 서울시장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정치권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하에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 시장이다. 이런 그가 세종시 문제로 대통령과 날선 각을 보이고 있는 박 전 대표와 만남은 모험일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이명박 연대 전선’에 박 전 대표와 오 시장이 전면에 나설 공산이 높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극비회동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의 경우는 미래권력으로 현재권력인 이명박 대통령과 세종시 문제로 일전을 겨루고 있다. 또한 당내 주류에서 비주류로 전락하면서 친이 진영으로부터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당내 당원·대의원 인적 성향에서 친이에게 숫자에서 밀린다. 친이 진영에서는 최대 8:2, 최소 7:3으로 친이 성향의 당원들이 다수 차지하고 있다며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대권, 당권에 이어 박 전 대표 시절 공천 받아 당선된 친박 단체장까지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오세훈, 40분간 무슨 대화 나눴나

오 시장 역시 처지는 매한가지다. 뉴타운 공약으로 수도권내 친이 성향의 의원들과 틈이 벌어진지는 오래다. 원래 비주류였던 오 시장이 소장파와 전임 시장이었던 이 대통령의 지원이 없었다면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없었다. 하지만 서울시장 경선을 앞두고 친이 진영뿐만 아니라 소장파조차 경쟁자로 돌변한 처지다. 당내 최대 정치적 행사인 서울시장 경선을 앞두고 그가 손 내밀 상대가 많지 않은 배경이다.

이런 두 인사가 지난 1월 6일 서울시내 P 호텔에서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한나라당내 정치적 지각변동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두 인사의 만남은 서청원 친박 연대 대표의 보좌관을 지냈던 서장은 정무부시장이 가교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박 회동에 있어 물밑에서 직접 나선 이는 이모씨로 지목되고 있다. 먼저 손을 내민 쪽은 오 시장측이다. 오 시장측은 “왜 원희룡 의원만 만나느냐”며 박 전 대표와 만나기를 청했고 박 전 대표가 승낙해 회동은 이뤄졌다.

당초 짧은 회동이 예상됐지만 근 40분동안 오 시장과 박 전 대표가 수행원 없이 둘만이 회동한 것으로 복수의 관계자들은 본지에 확인해줬다.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서울시장 재선에 도움을 청했고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관심이 없다’며 우회적으로 지지를 표방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오-박 극비회동을 알고 있는 한 친박 인사는 “박 전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이고 오 시장은 재선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하는 대화가 주를 이루지 않았겠느냐”며 “오 시장으로서도 서울시장 경선뿐만 아니라 본선에서 ‘선거의 여왕’인 박 전 대표의 도움이 절실하지 않았겠느냐”고 해석했다.

박 전 대표 역시 오 시장이 우군이 된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다름이 없다. 서울에서 취약한 박 전 대표로서 오 시장이 지원할 경우 영남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다. 또한 전임 시장이 이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바톤을 이어받은 오 시장이 이 대통령의 치적과 아킬레스건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동반자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6일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권내 박 전 대표의 맞수가 될 공산이 가장 높은 인사로 오 시장이 꼽혀 화제가 됐다. 오 시장은 국민들로부터 정몽준 대표, 정운찬 총리, 원희룡 의원보다 국민들로부터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층만을 놓고 볼 때 오 시장은 26.7%로 정몽준(26.0%) 대표보다 높았다. 이는 여권내 박 전 대표의 강력한 대권 라이벌이 정 대표나 정 총리가 아닌 오 시장이 될 공산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원희룡 1월 말 청와대 극비 회동

결국 차기를 노리는 박 전 대표와 차차기를 노리는 오 시장이 연대를 할 경우 한나라당은 10년을 넘어 15년간 정권을 잡을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적으로 궁합이 잘 맞는 두 인사지만 정국 핫이슈인 세종시 문제로는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친박 진영에서는 이 또한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한 인사는 “오 시장이 서울시장인데 세종시 원안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박 전 대표 역시 그런 점을 이해 못할 정도로 그릇이 작지 않다”고 일축했다. 또한 그는 “실제로 9부2처2청이 세종시로 옮겨지는 데 서울에서는 법무부가 과천에서 광화문으로 이전하고 2개 부처가 떠나 실제로 한 개 부처만 사라지는 것이고 나머지 7개 부처는 경기도 과천에서 이전해 서울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이를 잘 아는 오 시장이 수도권 과밀화 해소 주장에 크게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내다봤다.

박 전 대표와 오 시장의 만남으로 두 인사간 연대설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의원 역시 분주하게 지내고 있다. 원 의원은 지난 1월말 청와대를 극비 방문해 이 대통령을 만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원 의원의 만남은 원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이 대통령은 ‘열심히 하라’는 원론적인 대화가 오갔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미 원 의원은 지난해 12월 15일 박근혜 전 대표와 의원회관에서 30분간 회동을 하며 ‘세종시 문제와 서울 시장 당내 경선’ 등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이렇듯 차기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인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원-오간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또한 이와 맞물려 미래권력을 노리는 박 전 대표와 현재 권력을 갖고 있는 이 대통령의 셈법까지 겹쳐 당분간 4자간 합종연횡과 극비 회동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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