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비나 눈이 내린 주로 속에서의 흐름은 상황에 따라 대처방법이 다르다. 주로가 질척해질 정도로 불량한 상황에선 역시 선행마에 대한 점수를 인정할 수 있다. 선입권에서 쫓아오던 마필들이 진흙탕 속에서 고생하는 그림이 나오기 때문에 선두권에서 흙을 맞지 않고 편하게 경주를 풀어가는 마필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발생된다. 이럴 경우 선행마들의 종반 뒷심이 조금 약하다 하더라도 흙탕물을 맞고 뒤에서 쫓아오던 선입 마필들의 걸음이 무뎌지기 때문에 선행마에게 플러스알파의 점수를 줄 수 있겠다. 더불어 편하게 후미권에 뒤처져 있던 추입권이 선전을 펼치는 결과가 다수 발생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선입권 마필들은 선두권을 쫓아가는데 주로가 다소 불량해 상당한 힘소진이 불가피하지만, 후미권에서 쫓아가는 마필들은 오히려 진흙의 방해 없이 더욱 편안한 추입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가 많이 내린 불량주로라고 하여 무턱대고 추입형 마필들을 배팅권에서 제외하는 오류는 삼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비가 그쳐 주로가 마르고 있는 양호와 다습의 상황에서 조금은 다른 전략이 요구된다. 질척했던 모래들이 말라가며 뭉쳐지는 경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가벼운 주로의 상황에서 다시 무거워지는 추세로 변환되기 때문이다. 퍼져있던 모래들이 한데 뭉쳐지며 선두권 마필들이 무거운 흙의 주로 속에서 종반 걸음이 무뎌질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이런 상황에선 선두권 후미에서 힘안배에 나설 수 있을 선입권 마필들을 관심 있게 살펴야하는 것이다. 선행형 마필이 모래를 흔들며 퍼뜨리고 종반 지쳐갈 때 뒤편에서 편하게 풀어진 모래를 밟고 경주하는 마필들이 종반 비교적 여유로운 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선 선행형 마필들이 빠른 도주보단 상당히 느리게 끌고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능력추입군이 존재한다면 역시 배팅권에 넣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다. 부가적으로 비가 오랜 시간 내리지 않았다 할지라도 특별한 모래 보충 없이 장기간 경주가 진행된다면 인코스의 모래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며 소진되고, 그만큼 상당히 가벼운 주로가 형성되기 때문에 인코스를 점령할 선행마가 상당히 유리하게 경주를 풀어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가 내린 주로라고 무턱대고 선행마를 과신한다든가, 비가 오랜 시간 안 내렸으니 추입마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과신하는 것은 배팅전략의 큰 오산이다. 그러므로 마필의 기본능력과 전개, 의지 등과 더불어 당일 주로의 흐름을 파악하고 배팅전략을 세우는 것은 배팅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스킬(skil)중 한 부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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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훈 경마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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