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력’보다 ‘규칙’을 지켜라
‘구력’보다 ‘규칙’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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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3-25 09:00
  • 승인 2005.03.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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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모두 어린아이와 같다. 다른 사람 전부가 자신보다 골프를 잘 치는 듯이 보이니 모든 걸 따라한다. 그러나 기존 골퍼들의 언행이 다 맞는 것은 절대 아니다.솔직히 객관적으로 보건대, 옳은 것보다는 잘못된 관행이 더 많다. 기본조차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된 것을 알아도 고치지 않는 골퍼들이 많다는 얘기다.우선 용어를 예로 들어보자. 아마 열 명 중 아홉 명은 ‘빳다’ 라고 말할 것이다. 빳다는 물론 ‘퍼터’ 의 일본식 발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골프장에서는 퍼트나 퍼터나 할 것 없이 모두 ‘빳다’ 로 통일해서 얘기한다.“오늘 빳다가 너무 안 됐어” 또는 “1m 버디 빳다를 놓치다니 정말 아쉽다” 는 식이다.

골프 용어가 영어로 되어 있고 그 말을 그대로 쓸 수밖에 없다면 가능한 한 그대로 발음해주는 게 요즘 시대의 흐름이다. 그걸 옛날부터 빳다라고 말해왔다는 이유로 20대 골퍼나 50대 골퍼나 아무런 의식없이 따라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관행이다. 골프에서 이러한 일본식 발음을 추방하는 것은 바로 지금 골프를 시작하는 당신들의 몫이다. 사소한 것을 고쳐야 큰 게 고쳐지고, 그것이 올바른 골프 문화 정립의 출발이 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따라하지 말 것’ 의 핵심은 볼에 있다. 골프장에 나가보면 느끼겠지만 골퍼들 대부분이 볼을 치기 좋은 곳으로 살살 옮겨놓으며 플레이한다. 만약 볼을 있는 그대로 치는 골퍼가 있다면, 그는 ‘나 빼놓고는 죄다 볼을 건드린다’ 고 생각할 것이다. 전세계에서 한국 골퍼들만큼 광범위한 부류가 볼을 건드리며 플레이하는 나라도 없다는 느낌이 든다.

볼을 놓인 그대로의 상태에서 치는 것은 골프 규칙의 최우선 전제다. 둥근 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정지하게 마련이고, 그 곳이 골프라는 게임의 출발이다. 볼을 건드리면 규칙상으로도 벌타를 먹어야 하지만 게임상으로도 다른 골퍼와의 공평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더욱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골프의 근본을 부정하며 골프를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골프장에 나가 원초적 욕심을 이겨내지 못해 볼을 건드리는 선배 골퍼들을 보고 ‘원래 그런 건가 보다’ 라는 식의 생각은 절대 말아야 한다. 볼을 건드리며 플레이하는 구력 30년의 골퍼보다는 규칙이 허용하는 경우가 아닌 한 절대 볼을 건드리지 않는 당신이 사실은 한 수 위의 골프를 하고 있는 것이다.다른 건 몰라도 있는 그대로의 볼만을 친다는 개념만은 처음 배울 때부터 머리 속에 철저히 입력시켜 놓아야 한다. 한번 볼을 건드리기 시작하면 평생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골프다.

<골프스카이닷컴>
www.golfsk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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