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스윙은 아웃사이드로 올라가 인사이드로 내려오는 형태다. 다시 말해 백스윙보다 다운스윙의 궤도가 더 몸에 붙어 내려오는 형태다. “당겨서 쳤어”, “헤드 업 했어”, “몸이 열려 맞았어”, “왼쪽 벽이 허물어졌어” 등의 푸념은 모두 다 8자 스윙의 결과다. 백스윙 때 올라간 궤도보다 다운스윙 때 내려오는 궤도가 더 아웃사이드(골퍼의 앞쪽)로 나가면, 상체가 일찍 열리고 당연히 ‘아웃-인’ 궤도가 된다. 이런 골퍼들은 트레비노 타법에서 치유책을 찾을 수 있다. 8자 스윙이 되건 않건 간에, 무조건 클럽이 올라간 궤도보다는 더 인사이드로 내려온다는 생각만으로 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어려운 이미지가 아니다. 백스윙 톱에서는 올라온 궤도에 대한 이미지가 남아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다운스윙 때는 머릿속에 남아 있는 백스윙 궤도를 참고해 다운스윙 때는 백스윙보다 무조건 더 안쪽만을 다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미지로 칠 때 나타나는 기술적 현상은 오른쪽 팔꿈치가 허리에 붙는 형태가 된다. 더 안쪽이 되려면 오른쪽 어깨가 수직으로 떨어져야 하고, 그러면 오른쪽 팔꿈치가 겨드랑이에 밀착된다. 물론 볼도 안에서 밖으로 내치는 형태가 되어 거리와 방향이 보장된다. 이 같은 기술적 현상은 모든 책이나 교습가들이 강조하는 바람직한 스윙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더 안쪽으로 내려오는 데도 조건이 있다. 그것은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의 전환이 조용히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거리를 낸답시고 톱에서부터 힘을 주면 자신도 모르게 움찔 하는 현상이 생긴다. 이 현상은,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8자 스윙을 다시 파생시킨다. 다시 강조하지만 손목의 힘을 빼고 조용히 다운스윙을 시작해야 ‘스윙 스루’ 가 되는 법이다. ‘더 안쪽’에다가 ‘힘 빼고’ 만 보태면 최상의 ‘인-아웃’ 궤도와 함께 실질적인 스윙 스피드가 증가한다. ‘더 안쪽’과 ‘힘 빼고’는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해 응용할 수 있는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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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약력한국 최초의 골프전문기자(한국경제신문, 1989~2000년)로 활동하며 국내 최초로 메이저대회 취재, 골프전문 TV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골퍼를 행복하게…”를 모토로 한 골프스카이닷컴(http://www.golfsky.com)의 대표이사이자, 골프 교육전문가, 골프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짐 퓨릭은 누구?
‘8자 스윙’ 으로 US오픈 우승하기도짐 퓨릭은 1970년 5월 12일생으로 1992년 PGA에 입문한 이래 우승만 7회나 차지한 베테랑 선수이다. 그러나 짐 퓨릭에겐 항상 ‘비(非)정통적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백스윙 때 클럽을 바깥쪽으로 빼냈다가 다운스윙 때 안쪽으로 당겨치는 독특한 ‘8자 스윙’ 으로 샷을 구사하기 때문이다.비정통 스윙을 구사하는 퓨릭이지만 그는 기어이 일을 냈다. PGA투어의 꽃인 US오픈 골프대회에서 합계 8언더파 272타로 우승한 것. 특히 짐 퓨릭은 272타로 우승하며 72홀 최소타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가 기록한 272타는 잭 니클로스(80년), 리 잰슨(93년), 타이거 우즈(2000년) 등이 세운 대회 72홀 최소타 기록과 타이 기록이다.샷 거리가 길지 않은 퓨릭은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slow and steady)’ 을 금과옥조로 해 경기에 임했으며,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나선 이후 단 한번도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 그의 스타일은 우승을 확정지은 18번홀(파4)까지 계속됐다.
이후 짐 퓨릭은 정석만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며 세계 골프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었다.재미있는 점은 그의 독특한 스윙 방법 때문에 레슨코치를 찾기도 힘들었던 퓨릭의 ‘8자 스윙’을 유일하게 코치해준 사람은 다름아닌 아버지 마이크 퓨릭이었다는 것이다.퓨릭은 US오픈 우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꿈꾸던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며 “8자 스윙을 가르쳐준 스승이자 아버지인 마이크 퓨릭에게 공을 돌린다” 고 밝히기도 했다.퓨릭이 ‘8자 스윙’으로도 우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정확한 임팩트 때문. 스윙의 톱동작에서 양손이 오른쪽 어깨 위에 위치할 때 정상적인 스윙의 궤도를 그린다고 볼 수 있는데, 퓨릭의 양손은 톱동작에서 일반 PGA 선수들보다 머리 쪽으로 더 많이 와 있다. 이런 매우 가파른 업라이트 스윙궤도에서 다운스윙이 곧바로 진행된다면 아마도 볼의 방향성은 형편없을 것이다.스윙의 진행 과정이 독특하더라도 퓨릭처럼 임팩트 순간을 늘 일정하게 가져간다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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