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에 강한 골프란 어떤 스타일의 골프?
승부에 강한 골프란 어떤 스타일의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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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09-26 09:00
  • 승인 2005.09.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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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
어느 파3홀에서 네 명 중 세 명이 온 그린을 시켰다. 온 그린을 못 시킨 A씨의 볼은 핀에서 15m 가량 떨어졌다. 모두가 세 명은 파고 A씨는 보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골프는 알 수 없는 법이다. A씨는 그 15m 칩샷을 그대로 홀인시킨다. 버디였다. 그러자 세 명 중 두 명이 3퍼트를 하며 오히려 보기를 한다.

예2
B씨의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세컨드 샷도 그린 주변 벙커로 연결됐다. 두 번 다 미스 샷인데다가, 세번째로 친 벙커 탈출 샷도 ‘홈런’이 되며 그린을 지나친다. 그러나 B씨는 네번째 내리막 피치 샷을 핀에 붙여버린다. 많이 친 것 같지만 스코어는 보기다. 동반자들로서는 이때만큼은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과정으로 봐서는 더블 보기 정도는 해야 하는데, 아무 손실도 아닌 보기로 막으니 할 말이 없다.예3
C씨는 그날따라 퍼팅이 부진했다. 파온을 시키면 3퍼팅이고, 붙이면 쇼트 퍼트인 것을 놓쳐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 그러다가 게임 종반 C씨는 10m 거리의 긴 버디 퍼팅을 떨어뜨린다. 배팅이 커진 그 홀의 버디로 C씨는 단번에 승자가 된다.

결론
A씨는 남의 버디를 차단하는 쇼트 게임을 의미하고, B씨는 남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쇼트게임, 그리고 C씨는 결정적 순간의 한 방을 설명한다. 이러한 예의 핵심은 ‘쇼트 게임이야말로 승부의 전부다’라는 것이다. 하비 페닉도 말하지 않았는가. “쇼트 게임이 좋으면 프로와도 대적할 수 있지만, 쇼트 게임이 부실하면 누구와 겨뤄도 백전백패”라고. 여기서 골퍼들은 묻는다. “결정적 순간 한 방? 그거 좋지. 그러나 모두가 알지 않는가. 꼭 넣고 싶을 때 볼은 비껴가고 잘 치고 싶을 때일수록 미스 샷이 나는 것을.”이에 대한 해답은 간단하다. 그것은 ‘평균성’이다. 핸디캡이 같더라도 그린 주변 칩샷을 그대로 넣는 확률은 골퍼에 따라 다르다. 같은 핸디캡 10이라도 A씨가 두 라운드에 한 번꼴로 칩샷을 넣는 반면에, B씨는 그러한 평균성이 전혀 없는 스타일이다.

롱 퍼트를 홀인시키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 전혀 예측하기 힘든 골퍼가 있다. 승부에 강한 골퍼는 바로 그 평균성을 ‘자기 것’으로 만든 골퍼다. 그들은 아무리 게임이 부진하더라도 평균적 확률을 믿기 때문에 때를 기다릴 줄 안다. 이로 인해 “18홀 안에 핸디캡이 있으니 반드시 한 방이 터진다”고 믿는다. 그런 마음이 부진 속에서도 제대로 된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18홀 플레이 중 어느 때건 한두 번은 집중이 이뤄지며 칩샷이나 긴 퍼트가 떨어진다. 그들은 기본 태도가 극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칩샷을 할 때 “붙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넣어버리겠다”이고, 롱퍼트도 “3퍼트만 피하자”가 아니라 “떨어뜨리자”다. 평균성은 바로 이 같은 기본태도 차이를 의미하며, 그 차이가 실제 승부를 결정짓는다. “홀인을 노리고 쳤는데, 들어가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이러한 농담을 하는 골퍼가 진정 강한 골퍼다.

# 80대 진입하기
▶ 하나의 샷 게임이름을 대면 알 만한 국가대표 선수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녀는 “아들 골프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얘기하며 “아들이 너무 기복이 심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버디를 잡은 다음 홀에서는 보기를 하는 경우가 많고, 파5홀에서는 언제나 투온을 노리며 트러블에 빠지곤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홀마다 버디냐, 파냐 식으로 홀별 목표를 세우는 게 좋은가?”고 물어왔다.국가대표가 될 정도의 골프라면 나름대로의 관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머니로서의 안타까운 마음에 전화까지 하며 ‘최선책’을 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나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골프는 결코 버디나 파의 게임이 아니다. 골프는 ‘하나의 샷 게임’이다. 골프의 진실은 오로지 ‘지금 치려고 하는 바로 이 샷’에 존재한다. 티잉 그라운드에 오르면 그 때 쳐야 하는 티샷만이 의미가 있다. 버디나 파, 보기는 그 하나의 샷의 모임 결과일 뿐이다. 모든 미스 샷은 ‘하나의 샷’이 아니라 그 홀 전체의 샷(스코어)을 생각하는데 기인한다. 전체만을 생각하면 지금 치는 샷에 무리가 따를 가능성이 많다. 지금 치는 하나의 샷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골프의 정수다.”이상의 얘기는 주말 골퍼에게도 공히 적용된다. 반드시 버디를 잡겠다는 식의 목표는 전체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 그것보다는 ‘하나의 샷 개념’이 당신 골프를 획기적으로 변모시킬 것이다.

▶ 경사도 파악얼마 전 누군가 “퍼팅할 때 볼이 있는 쪽에서 보는 경사와 볼 반대편에서 보는 경사 중 어느 쪽을 더 중시해야 하는가?”고 물어 온 적이 있다. 정답은 “오르막이나 내리막의 높낮이 경사는 볼 반대편 쪽에서 판단해야 하고, 오른쪽, 왼쪽 등 꺾이는 지점의 파악은 볼이 있는 쪽을 중시해야한다”이다.퍼팅 자세를 취하면 누구나 고개를 숙인다. 고개를 숙여 홀을 바라보면 오르막, 내리막의 정도가 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는다. 높낮이 경사는 똑바로 서서 바라봐야 제대로 파악된다.따라서 홀 반대편에서 ‘높낮이 정도’를 분석하지 않으면 볼을 칠 때 평지와 같은 느낌으로 칠 가능성이 많다.대충 내리막이라고 생각했더라도 퍼팅 자세를 취한 후에는 꺾이는 경사만을 의식해 ‘내리막을 잊고 치다가’ 홀을 훨씬 지나는 퍼팅을 하기도 한다. 실제 골퍼들은 ‘게으름 때문에’ 3퍼팅을 한다. 골퍼들이 그린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우선 볼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볼부터 집는다.그 때 퍼팅 거리가 아주 멀면 “반대편으로 가 경사를 분석하기가 귀찮다”거나 “여기서 봐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으로 그냥 치곤 한다. 그러나 그 경우의 퍼팅은 대개 스피드가 맞지 않아 실패한다. 따라서 어느 경우든 그린에 다가가면 반드시 홀 반대편에서의 경사를 살피는 습관이 중요하다. 볼이 홀을 지나 있으면 그린에 다가가 볼로 걸어갈 때 미리 오르막과 내리막에 대한 분석을 확실히 해 두는 게 시간에 쫓기지 않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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