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중도실용’에 등 돌린 6·2 표심
이명박의 ‘중도실용’에 등 돌린 6·2 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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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6-08 11:51
  • 승인 2010.06.08 11:51
  • 호수 841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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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일 실시된 제5대 지방선거는 예상을 뒤엎고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났다. 한나라당의 패인으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원안 폐지와 충청권 반발, 친박계·친이계 내분, 보수우익 후보들의 난립, 진보좌익 후보들의 단일화, 빈곤층의 진보좌익 후보 적극 지지, 진보적 젊은 유권자의 대거 투표 참여,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근본적인 패인으로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기회주의적인 ‘중도실용’과 ‘친서민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실망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중도실용’ 노선은 저소득층의 마음을 사기엔 충분치 않았고 보수우익의 불만을 유발해 보수 표의 이탈만 자초하였다. 적지않은 보수우익 인사들은 이 대통령의 기회주의적 ‘중도실용’에 배신감마저 느낀 나머지 투표 참여를 포기하였다.

보수우익 표의 이탈은 6·2 지방선거 여론 조사 통계를 통해 시사되었다. 선거전의 여론조사 결과는 진보좌익 보다는 보수우익 후보 지지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거꾸로 보수우익 한나라당의 참패로 드러났다.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여론조사 당시 보수우익 성향으로 응답한 유권자들이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에 좌절한 나머지 투표해야 무엇 하겠느냐는 심정으로 투표를 포기한데 기인한다.

그에 반해 민주당은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을 위한 화끈한 정강을 내놓았다. 초중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 고등학교까지의 무상교육 추진 등을 제시했다. 특히 근년 크게 증대된 저소득층은 민주당의 무상급식 선언에 공약의 실현성 여부를 떠나 크게 환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 3월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작년 우리나라 전체 1691만 가구 중 빈곤층 가구 수는 305만8000에 이른다. 전체 가구들 중 빈곤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6년부터 증대되기 시작, 2006년 16.7%에서 작년엔 18.1%로 더 늘었다. 10%에 이르는 엄청난 청년실업률도 민주당 득표를 도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참모들이 대거 당선된 것도 그의 저소득층을 위한 포퓰리즘에 대한 지난 날의 향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6·2 지방선거는 진보좌익으로 쏠렸으면서도 친북좌익 입장을 두드러지게 표출했던 후보를 배척하였다는 특징을 지닌다. 유시민 후보를 낙선시킨 것이 그것이다. 그는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의 단일 경기지사 후보로서 인천함 피침에 대해 북한 소행을 부정하며 남한 책임을 주장하였다. 그에 반해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는 유 후보를 북한 도발에 면죄부를 주는 사람이라고 반격하였고 당선되었다는데서 그렇다. 앞으로 이 대통령은 6·2 지방선거 참패로 친북좌익 10년의 적패를 척결하기 위한 추진 동력을 상실케 되었다. 그는 지난 2년반 동안 ‘실용’이니 ‘중도실용’이니 우왕좌왕하며 좌로 기운 한국을 우로 반듯하게 돌려놓지 못하고 표류하였다. 그는 대선에서 500여만 표의 압도적 차이로 당선 된 동력을 친북좌익 10년의 적폐 척결에 활용하지 못하였다. ‘중도실용’을 운운하며 허송세월하다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이 대통령은 6·2 지방선거 참패로 아예 좌익척결 기회와 동력을 놓친 게 아닌지 우려된다.

이 대통령은 6·2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드러난 뼈아픈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도실용’으로는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고 보수우익 진영을 이탈케 하며 자신의 정치기반만 약화시킨다는 교훈이 그것이다. 이 대통령은 뒤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기회주의적으로 왔다갔다 할 게 아니라 자신을 밀어준 보수우익의 정치이념에 충실해 친북좌익 적폐 10년을 바로잡는데 소신껏 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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