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은 ‘외국군의 무덤’인가
아프가니스탄은 ‘외국군의 무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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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12-08 15:23
  • 승인 2009.12.08 15:23
  • 호수 815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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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악화되자 12월 2일 병력을 3만~3만5000명을 추가 파병키로 결정하였다.

우리 정부도 아프간에 수백명 정도 파병할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측에서는 “아프간은 예전 베트남전쟁 때 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며 반대논리를 편다.

오늘 날 아프간이 처한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하미드 카자이 대통령은 부정부패와 무능으로 아프간인들의 신뢰를 잃었다. 대통령의 월급은 600달러에 불과한데 지방 경철서장의 자리는 10만달러에 거래된다. 검사와 판사는 뇌물에 따라 피고의 형량을 매긴다.

정부 관리들은 반군인 탈레반(아프간 최대 종족인 파슈툰족으로 구성)에게 뇌물을 주고 자신들에 대한 공격을 자제토록한다. 군인들은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병기를 탈레반에게 팔아넘기는 경우도 있다. 일부 아프간인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경찰이나 검찰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탈레반에게 가서 해결을 구하기도 한다.

아프간의 문맹율은 75%에 이른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아프간 군인 9만2000명중 문맹율이 무려 90%에 이른다. 군인들은 전투 지도를 읽을 줄 모른다. 상관의 전투명령을 받아 적을 줄 몰라 엉뚱하게 전달하기도 한다.

소련은 1979년 12월 크리스마스 날, 아프간에 침공했다가 20만명에 달하는 무자히딘(회교반군)의 반격에 직면, 1989년 2월 끝내 철수하고 말았다. 11만명의 병력을 투입했다가 1만5000명을 잃었고 80만명에 달하는 아프간인들을 죽였다.

현재 아프간에는 6만4천명의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등 24개국 10만9000명의 외국군이 작전중이다. 이제까지 1400여명이 전사하였다. 아프간은 역사적으로 ‘외국군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외국군들이 아프간의 저항에 부딪혀 죽어나갔다. 그러나 미국만은 그렇지 않을 것이며 결국 탈레반을 평정하리라 믿는다. 이유는 세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1980년대 소련은 11만명의 병력으로 20만명에 달하는 무자히딘(아프간의 회교반군)과 싸워야 하였다. 병력수에서 소련군이 열세였다. 그러나 지금 미국과 나토군이 상대하는 탈레반은 불과 2만명 밖에 안된다. 그밖에도 1980년대엔 미국이 무자히딘에게 돈과 첨단 무기를 공급해주었지만, 지금 탈레반에게는 그런 후원 강국이 없다.

둘째, 아프간인들은 이슬람 종교를 신봉한다. 소련 공산군은 반종교적 무신론자들이었다는데서 아프간인들의 철저한 증오의 대상이 되지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미국과 나토 파병 군인들은 대부분 유신론자들이라는데서 소련 공산군에 대한 것 처럼 종교적 증오감이 없다.

셋째, 소련군은 초토화 작전을 벌였다. 민간인 80만명을 죽였고 5백만명을 거주지에서 몰아냈다. 그러나 미군과 나토군들은 오폭으로 수백명을 희생시켰을 뿐, 초토화 작전을 쓰지않으며 주민들에게 경제지원을 한다는데서 호감을 산다. 더욱이 미국은 2001년 이슬람 극단주의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였다는데서 아프간인들의 은인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아프간인들의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지난 2월 실시한 아프간 여론조사 결과로도 입증되었다. 미국의 ABC와 영국의 BBC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프간 조사대상의 58%가 위협적 존재로서 탈레반을 꼽았고 오직 8%만이 미국이라고 응답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탈레반 세력은 반드시 평정되리라 믿고 그래야만 한다. 대한민국은 경제규모 세계 14위에 오른 나라로서 아프간에 파병할 경제력과 의무를 지고있다. 아프간은 ‘외국군의 무덤’이란 불안속에 비굴하게 망설일게 아니라 당당히 파병하고 나서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신뢰와 평정 후의 아프간 지출을 위해서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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