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11월17일 국무회의를 열고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기준, 2020년 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줄이기로 확정하였다. 그는 “오늘 국무회의는 역사적인 회의”라며 “선진국형 발상의 전환”이라고 자부하였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선진국형 발상” 때문에 우리 나라의 수출경쟁력을 후진국으로 되돌리지나 않을까 걱정된다는데서 그렇다. 우리 산업구조는 신흥공업국으로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제조업 중심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30%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공정 과정에서 추가설비가 요구되고 그것은 엄청난 추가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9~10월 4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설문조한 결과도 추가비용에 대한 우려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 의하면 2020년 까지 30%는 고사하고 “21% 감축도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고 응답하였다.
상당수 신흥공업국들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의무가 없다. 그래서 굳이 배출량 감축을 서둘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앞장서서 30% 감축에 쌍지팡이를 짚고 나섰다는 것은 그의 성급한 서두름 탓으로 간주된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 속담을 상기할 수는 있지만, 먼저 매맞다가 골병들까 걱정된다. 차근차근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들의 동향을 살펴가며 배출량을 감축한다고 해도 늦지않다.
이 대통령의 서둘기는 취임 하자마자 조급히 몰아붙여 망치고만 미국 쇠고기 수입 “졸속협상”에서도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작년 4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맞추기 위해 미국 쇠고기 수입 협상을 서둘러 종결하였다. 결과는 불리하게 타결되었다. 일부 국민들과 친북좌익 세력은 광우병 위험에 노출된다며 불법·폭력 촛불시위로 5~6월 두 달 동안 우리 사회를 마비시켰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미국과 쇠고기수입 협상을 다시 벌여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소의 뇌·눈·척수(등골)·머리뼈 등의 수입을 금지키로 하였다.
이 대통령은 뒤늦게나마 미국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자신이 지나치게 서둔데 대해 작년 6월 국민에게 사과하였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 마음이 너무 급했다.”며 자신의 서둘기를 자책하며 머리숙였다. “저 자신을 자책했다.”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하겠다.”고 뉘우쳤다.
이 대통령의 서둘기는 “친서민”정책을 내걸고 저소득층을 방문하며 그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너무 쉽게 서둘러 약속한데서도 나타났다. 그는 민생현장에 나가 민원을 그 자리에서 “들어주겠다”고 약속해주곤 하였다. 그러다보니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로또를 잡는 것”이란 빈정댐이 터져나오기에 이르렀고 대통령으로서의 신뢰를 스스로 실추시켰다. 이 또한 그의 성급한 서두름에서 빚어진 부작용이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후 “마음이 너무 급했다.”며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자책하였다. 하지만 2년이 다 되도록 조급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속담에 “서두르면 빈틈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 국정에 ‘빈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신중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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