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의 CEO들 중에서 가장 많이 보수를 받아간 사람은 미국 5대 투자은행중 하나인 골드만 삭스의 두 사장들이다. 그들은 자그만치 6750만달러씩 각기 챙겨갔다. 작년 환율로 따지면 670억원이 넘는 돈 이다. 대기업 하나를 세울만한 천문학적인 액수이다.
골드만 삭스의 주가는 11월 중순 까지 무려 69%나 폭락하였다. 투자자들은 알거지가 되었는데 CEO들은 거부가 되었다. 지난 해 자동차 회사 포드는 127억달러의 적자를 내며 부도위기로 내몰렸다. 그러나 이 회사의 CEO는 2800만달러를 받아갔다.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대학교의 세계적인 경영학 석학 피터 드러커 교수는 몇 년전 타계하기 전 CEO의 적정 보수를 제시한바 있다. CEO의 보수는 평균 근로자의 20-25배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의 상식적인 판단으론 CEO 보수는 소속사 평균임금의 5배가 넘은면 안될 것 같다.
너무 많다고 소문이 난 미국 CEO들의 보수는 평균임금의 340여배나 되었다. 그러니 그놈의 기업들이 망히지 않을 수 없다.
11월19일엔 미국 3대 자동차 메이커 CEO들이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3사의 CEO들은 부도위기에 내몰려 정부에 2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간청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날아왔다. 3사의 CEO들은 2300만달러 짜리 회사 소유 전용기를 제각기 타고 나타났다.
여기에 의원들은 회사가 부도위기에 섰는데 전용 제트기가 웬말이냐며 “일반 여객기를 탈수 없었느냐”, “돌아갈 때는 일반 여객기를 이용할수 없느냐”고 따졌다. 앞서 지적한대로 포드의 CEO는 작년 2800만달러의 보수를 챙긴 사람이다.
한국에서도 일부 CEO들의 보수는 일반 근로자에 비해 엄청나게 높다.
2년전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삼성의 한 부회장 보수는 21억1000만원으로 드러났다. 작년 한국 근로자의 연평균 보수는 2540만원이다. 삼성의 CEO 보수는 평균임금의 80배에 해당했다.
2년전 한길리서치에 의해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서울시민들은 부자의 기준을 20억3400만원으로 생각한다. 동산과 부동산을 다 합친 숫자이다. 삼성의 CEO 보수 21억원은 1년치 보수만으로도 한국의 부자로 껑충뛰고 중소기업 하나를 창업할 목돈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해 기준 한국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CEO 보수는 7억이 넘었다. 그밖의 일부 대기업 CEO들의 보수는 연간 십수억대로 알려졌다.
CEO들의 과도한 보수는 무한 기업경쟁속에 기업을 키우기 위한 무한 실적 배당에 근원한다. 그러나 막대한 CEO 보수는 기업의 부실화를 막지못했고 도리어 악화시킨 요인중 하나가 되었다. CEO들은 보너스를 더 받기 위해선 실적을 올려야 했다.
그들은 무리하게 투자에 나섰고 회사는 그 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11월25일 CEO들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보너스를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근로자의 수입이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런 나라에서 몇억대의 보수는 국민적 위화감마저 조성한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CEO의 보수는 절반으로 깎일것으로 보도되었다. 차제에 한국 기업 CEO들의 높디높은 보수도 대폭 삭감되지 않으면 안될 때가 되었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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