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 어머니들 모임’의 성난 절규
‘전·의경 어머니들 모임’의 성난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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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6-17 11:06
  • 승인 2008.06.17 11:06
  • 호수 738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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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가 과격해 지면서 경찰관들의 부상이 속출했다. 7일 새벽 서울 종로구 신문로 새문안교회 부근에서도 한 전경이 시위대를 저지하다 쓰러져 짓밟혔다. 그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눈도 풀려 거의 실신 상태로 들것에 실려 나갔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의경의 아버지가 달려가 담요를 덮어주려 했다. 그러자 그 전경은 “내 후임(의경)을 살려주세요. 나 없으면 그는 (시위대에) 깔려죽을 것입니다”며 자신보다는 동료 의경의 안전부터 걱정했다.

이 전경은 진정 대한민국의 아들이고 이 시대의 영웅이다. 경찰당국은 이 살신성인의 의경을 찾아내 그의 뜨거운 가슴에 훈장을 달아주어야 한다.

전·의경의 어머니들은 폭력 시위대에 당하는 아들의 억울함을 참다못해 포털사이트 ‘전·의경 어머니들 모임’ 카페를 열었다. 이

사이트에서 어머니들은 ‘폭도들을 추적해 끝까지 체포해야 한다’고 절규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도 지난 친북좌파 정권들과 마찬가지로 ‘폭도들을 추적해 끝까지 체포’해서 법대로 다스릴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집권자들이 폭력시위와 떼법에 밀려 겁을 먹고 꽁무니를 사려왔다는데서 그렇다.

경찰의 공권력은 지난 10년 동안 크게 위축되었다. 2005년 12월29일 노무현 정부는 폭력시위와 경찰의 충돌 속에 농민이 사망하자 그 책임을 물어 허준영 경찰청장을 사퇴시켰다. 일부 경찰관들은 허 청장이 사퇴하던 날을 “경찰이 사실상 죽은 날이다”며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항의 했다. 정부가 폭력시위를 진압한 것이 아니라 경찰의 사기를 진압한 날 이다.

경찰 공권력의 무력화에는 친북좌파 정권 시대의 헌법재판소도 한 몫 했다. 1989년 부산 동의대 과격 시위학생들은 출동한 전경들을 도서관 7층에 감금해놓고 석유를 뿌려놓았다. 그들은 경찰이 진입하자 화염병을 던져 7명을 불에 타죽거나 떨어져 숨지게 하였다.

그러나 2002년 김대중 정권하의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는 경찰을 죽인 시위학생들을 ‘민주화운동자’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격분한 유가족들은 살인범들에게 ‘민주화운동자’로 훈장을 줄 수 없다면서 헌재에 제소했다. 하지만 헌재는 2005년 10월 27일 유족들이 “헌법소원을 낼 자격이 없다”며 각하해 버렸다. 헌재도 경찰의 권위와 존엄성을 죽여버린 것이다.

이제 경찰의 권위는 걸핏하면 취객에 의해서도 두들겨 맞을 정도로 땅에 떨어졌다. 이번 촛불 시위 경계근무중 한 수경은 지칠대로 지쳐 아스팔트위에 누워 눈을 붙이려 했다. 그 때 한 시위자는 그 수경에게 “냄새 난다”며 침을 뱉고 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작년 12월 준법을 강조했다. 그는 “선진화의 시작을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하자면서 “떼법이니 정서법이니 하는 말도 우리 사전에서 지워버리자”고 했다. 경찰청도 앞으론 불법 폭력 시위에 ‘엄정 대처’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를 보며 이대통령과 경찰청의 폭력 시위 “엄정 대처” 방침도 물건너간게 아닌가 우려된다. 물론 평화적인 시위는 보호돼야 하고 과잉진압은 있어선 안된다. 그러나 폭력 시위는 민주주의의 공적 1호로서 엄히 다스려져야 한다.

이 대통령이 폭력 시위자들을 법대로 엄벌하지 못한다면, 그는 “떼법“에 밀려 통치자로서의 권위를 잃게 되며 법과 질서는 더 한층 무너진다. 이 대통령은 전·의경 어머니들의 말대로 “폭도들을 추적해 끝까지 체포해야 한다” 그래서 폭력 시위대에 짓밟혀 죽은 경찰의 공권력을 되살려 내야 한다. 그 길만이 그가 약속한 ‘선진화 시작’임을 밝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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