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남·북으로 협공받는 이명박의 위기
좌·우·남·북으로 협공받는 이명박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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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6-10 10:07
  • 승인 2008.06.10 10:07
  • 호수 737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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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좌·우·남·북 사방으로 협공을 받아 정치적 위기에 처해 있다.

6월4일의 재·보궐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참패를 당했다. 그는 “집권초기 일부 실수가 있었다”고 시인했으며 취임 100일을 ‘자축’할 것이 아니라 “자성할 일이 많다.”고 머리숙였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졸속 결정으로 일부 국민과 친북좌파 세력의 정치적 총 공세를 자초했다. 그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밀어준 보수 세력에 의해서도 불신을 받고 있다. 그에 대한 보수계 인사들의 불만은 배신감에 연유한다.

그는 이념적으로 보수 진영의 적극적인 지지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그는 당선된 뒤 “국민들은 이념이 아니라 실용을 택했다”며 원칙없는 ‘실용주의’ 만을 내들고 나섰다. 그는 청와대 참모나 내각 구성에서도 보수주의자를 기피했고 애매모호한 사람들을 ‘국가원로’라며 청와대로 불러 보수주의를 세탁해 왔다. 보수 진영의 배신감을 자아내기에 족했다.

이대통령은 보수나 좌파 어느 쪽에도 소속지 않은 국민들로 부터도 불신과 불평의 관역이 되고 있다.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에 나선 군중 속에는 친북좌파 세력만이 아니요, 정파나 이념에 무관심한 시민들도 끼여 있다는데서 그렇다. 리어왕의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더욱 국민들의 불만과 불신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는 대북 경제원조는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된 뒤에나 가능하다고 거듭 공언했었다. 그는 또 대북 식량지원은 북한의 요청이 있어야만 검토할 수 있다고 조건을 붙였었다.

하지만 북한이 이대통령을 계속 인신공격하고 나서자 그는 거기에 겁먹고 북한의 지원요청 없이도 식량을 보내주기로 마음을 바꿨다. 북한의 협박에 굴복했거나 원칙없이 임한다는 불신을 자아냈다. 이대통령이 내세우는 ‘실용주의’란 고작 원칙없는 기회주의냐는 불신을 불러일으켰다.

이대통령이 북측의 협박에 밀리는 기미를 알아챈 북한은 더욱 의기양양 강공으로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명박) 역도를 그대로 두고서는 굴욕과 치욕을 면할 수 없고… 인민들은 반역도당을 반대하는 투쟁에 떨쳐나서고 있다”며 정권타도를 선동했다. 북한은 이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우리 민족의 머리위에 대결과 전쟁의 검은 구름을 몰아온 범죄의 100일”이라고 퍼붓기도 했다.

이처럼 이대통령은 좌·우·남·북 사방으로 포위된채 뭇매를 맞고 있다. 그가 처한 정치적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자명하다. 고함치며 청와대쪽으로 밀고 들어오는 시위대와 촛불시위에 당황하거나 흔들리지 말고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국가이익을 위해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는것이 그것이다.

이대통령은 설사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날 지라도 국가의 법과 질서만은 뺏길 수 없다는 결연한 자세로 임해야 하며 탈법난동자들을 법대로 다스려야 한다.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 재협상 압력에도 가볍게 흔들릴게 아니라 국제적 신인도를 감안해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 당장의 위기 모면이 아니라 국가의 장래를 생각해야 한다.

이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는 몇개월 전만 해도 국민이 자신을 531만표의 압도적 차이로 당선시켰다는 점을 되새기기 바란다.

그가 법과 원칙 그리고 국익을 지켜내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닌다면, 내내 경박스러운 대통령으로 간주돼 통치력을 상실할 수 있다. 국가와 자기 자신을 망치는 길임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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