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씨는 작년 대통령 선거때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 이명박씨를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있는 후보”라며 공개적으로 추켜세웠다. 그는 이회창씨가 정통 보수노선을 표방하며 대선 중간에 무소속으로 뛰어들자, 이씨를 가리켜 자기 “수신도 하지 못한 사람”이라면서 “먼저 인간이 되라”고 혹평했다. 이명박 후보를 살리기 위한 이회창 죽이기 였다.
그러던 그가 돌변하여 지난 22일엔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후려치고 나섰다. 그는 한나라당의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이번에 하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며 크나큰 실망감을 토해냈다. 3일전엔 한나라당의 공천이 잘못되었다며 “한나라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막말 했었다.
한나라당 공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영삼씨의 한나라당 때리기는 아들 김현철씨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된데 대한 분풀이로 해석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국가원로로서 나라 걱정 대신 아들 감투 걱정만 챙긴 부끄러운 처신이 아닐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렇다. 그는 아들 김홍업 의원이 전과 기록 때문에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제외되자, 아들의 죄목이 “억울하게 조작된 일”이고 “희생된”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사법당국의 공정한 판결을 “조작”된 것이라고 왜곡한 것이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내파(內破)되자 “무조건 대통합하라” “대선은 일대일 구도가 돼야 국민이 좋다” 등 상왕처럼 간섭했다. 도로 열린우리당의 대변인 같다는 핀잔을 면치못했다.
김종필씨는 5·16 쿠테타의 주역들중 하나였고 박정희 보수주의 정권 시대 중앙정보부장과 공화당의 실권을 휘둘렀다. 두 번에 걸쳐 총리를 지낸 정치 원로이다. 그는 수십년간 충청도의 정치적 맹주로서 영화를 누렸다. 하지만 그는 친북좌파 김대중 정권의 총리가 되더니, 1998년 4월 김대통령 앞에서 “국운이 오는 느낌”이라며 용비어천가를 불렀다.
그후 김종필씨는 자신과 이념이 다른 노무현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2002년 12월 노 당선자를 가리켜 낮에는 잘 안보이지만 “밤이 되면 빛을 발하는 촛불”로 비유하며 극찬했다. 그는 재빠르게 허리를 굽혀 승자편에 선 것이다. 그는 5년 뒤 다시 180도로 돌아서서 승산이 높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며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그의 묵직한 감투 경력과 걸직한 목소리와는 너무나 대조되는 가벼운 뒤집기 였다.
3김은 대한민국의 부귀영화 모든것을 소유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한가지 중요한 대목을 소유하지 못했다. 잘못을 저지르면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양식, 그것을 결여했다.
그들은 이 나라에서 가장 선택된 특혜를 누렸으면서도 나라 걱정 대신 변변치도 않은 내 아들 출세나 걱정하는가 하면, 이념과 노선이 다른 대통령 앞에서 용비어천가나 부른다. 만년을 추하게 마감하고 있다. 후배 정치인들이 본볼까 두렵다.
3김은 권력쟁취에는 성공했지만,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경의를 얻어내는데는 실패했다. 그들은 이 나라에서 대통령이나 총리를 지내며 최고의 특권을 누렸다. 그들은 그것으로 족해야 한다. 아들 까지 대대손손 영화를 누리도록 하기 위해 추한 노욕을 드러내서는 안된다. 남보고 ‘수신’하라기 보다 자신 부터 수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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