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정치 후퇴시킨 18대 국회의원 공천방식
정당정치 후퇴시킨 18대 국회의원 공천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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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3-25 10:10
  • 승인 2008.03.25 10:10
  • 호수 726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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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시끄럽던 18대 국회의원 공천방식은 정당정치 발전에 역행하는 하향식이었다. 반민주적이고 반정치적 양태를 드러냈다.

18대 의원 공천방식의 특징은 한나라당,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등이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라는 것을 만들어놓고 그것이 공천을 결정케 하였다는 데 있다.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공심위 명분은 그럴사 했다. 당내 계파나 정실에 구애받지 않고 객관적으로 개혁적이며 참신한 인물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공심위의 후보 결정은 기본적으로 정당정치의 요체인 상향식 후보 선출 방식에 정면 위배된다. 지역구 당원들이 당의 후보를 가려내는 상향식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의 하향식으로 후퇴한 것이다.

낯선 외부인사들의 공심위가 특정 정당의 특정지역구 후보를 단지 여론조사나 신상명세서 등을 토대로 결정한다는 것은 반민주적이며 반정치적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초등학교 반장도 학생들이 직접 뽑는다는 것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공선위에 의한 지역구 의원 후보 지명이 돈 뿌리고 사람 동원하는 적폐를 원천봉쇄하는 이점을 지니고는 있다. 또 당내 후보들간의 경선 과열도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돈과 사람동원의 부작용 때문이었다면 그런 부작용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엉뚱하게도 공심위라는 것을 띄워 정당정치의 민주원칙을 죽여버렸다. 당의 대통령 후보는 여론조사와 당원들의 투표로 뽑아놓고서도 국회의원 후보는 공심위가 일방적으로 지명하는 기형아를 낳고 말았다.

공심위의 후보 결정은 권위주의 독재정권과 3김 시대의 하향식 후보 결정 전횡을 방불케 하였다. 다만 위원회라는 새 이름을 빌렸을 따름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이 나라가 좌로 돌더니 이젠 거꾸로 돌고 있다.

공심위는 2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을 참신과 개혁성 결여, 그리고 금고형 이상 형을 받았다는 올가미를 씌워 밀어냈다. 그들 중에는 탈락시켜 마땅한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참신과 개혁성을 내세워 정치적 경륜을 쌓아온 노련한 정치인들을 몰아낸다는 것은 정치의 기본도 모르는 반정치적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당정치가 발달한 선진국가들에서는 결코 2선 이상의 노련한 의원들을 참신과 개혁성을 결여한 구시대 인물로 폄하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들은 70∼80대 굵은 나이테의 의정활동 경력 의원들을 더할나위없이 당의 소중한 정치자산으로 우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에서는 18대 총선 후보 선출에서 현역의원의 3분의 1을 탈락시켰다.

새 인물로 물갈이를 해야 당선된다는 근거없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렇지만 참신한 인물이라고 해서 당선에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보들 중 야당 중진들의 인기도는 높은데 반해 한나라당이 수도권에 공천한 신인들의 인기도는 늙은 중진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심위 도입이 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지지세력을 솎아내고 통합민주당에선 민주계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었다면, 더욱 더 반정치적이며 야비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탈락자들의 대거 탈당 도미노는 피할 수 없는 부작용으로 예견된다. 당의 분열도 예상키 어렵지 않다. 공선위는 정당정치에 약이 아니라 독이 된 셈이다.

다음 19대 총선에서는 반민주적이며 반정치적인 공선위 부터 탈락시켜야 한다. 그리고 상향식 후보 선출의 길로 보완해가면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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