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단월드 전면전 시한 폭탄 점화

단월드 파문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단월드 측은 신동아 1월호의 보도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동아 측은 단월드 측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동아일보는 “단월드가 기사를 보도한 기자와 그 가족들에게 10여 차례에 걸쳐 협박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해 파장을 키우고 있다. 동아일보의 보도이후 경찰은 협박을 했다는 문제의 단월드 회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단월드 측은 기자에 협박을 했다는 동아일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신문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단월드의 기사가 보도된 이후 일부 종교단체는 “이번 기회에 부패한 단월드를 검찰수사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단월드의 문제점을 집중보도한 신동아 기자와 그 가족에게 10여 차례에 걸쳐 협박전화를 건 혐의로 A(32)씨를 조사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경찰과 신동아에 따르면 A씨는 기자의 휴대전화로 수차례 전화를 걸어 욕설과 함께 “너희 집을 알고 있다” “우리를 건드렸으니 반드시 보복하겠다” 등의 협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기자의 집으로도 전화를 걸어 가족에게 “다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단월드 관계단체인 충북 영동의 ‘선불교’라는 곳에서 협박 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단월드 측은 지난 13일 동아일보의 해당 기사와 관련, 유감을 표했다. 단월드는 이날 “언론조정신청사건의 당사자인 동아일보사가 조정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은 채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선정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보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월드는 “기사 내용은 의혹이 많다"며 “단월드의 확인 요청에 대해 담당기자 등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종자들의 분노
이에 앞서 단월드 소속 회원 일부가 동아미디어센터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에 들어와 욕설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리는 일도 있었다. 지난 8일 오후 6시 45분경 단월드 관계자인 김모씨(38)가 남대문 인근에서 흉기로 할복을 시도하고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로비로 난입했다가 경찰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출동한 소방대원에 따르면 김씨의 외부 상처는 3cm 정도다. 이 소방대원은 “본인은 ‘40cm의 회칼로 찔렀다’고 주장했지만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해 소동과 지속적인 협박전화 등이 회원 개인 차원의 행동인지, 단월드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조사하고 위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단월드 측은 “자해를 벌인 인물과 협박전화를 한 인물이 단월드와 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없는데도 동아일보 측과 경찰은 이들을 단월드 관계자라고 단정 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신동아가 보도한 기사내용에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단월드는 거대한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문제에 대해 언론이 문제 삼은 적 없었다. 그만큼 단월드는 스스로 ‘깨끗함’을 강조하는 문화단체였다. 그러나 기사를 보면 단월드는 제 2의 JMS를 연상케 한다.
신동아에 따르면 단월드 내부에 성폭행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2009년 5월 20일 전직 단월드 지도자 27명이 이승헌 대선사와 단월드 및 관련 계열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은 미국 현지에서도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사건이 크게 주목받지 않았다.
단월드의 성폭행문제는 예전에도 제기된 적 있다. 1999년 시인 김지하 씨가 단월드의 비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 중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고, 2002년에는 단월드의 전직 매니저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성폭행 관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단월드의 진실과 거짓
신동아는 단월드의 성폭력 뿐 아니라 고가의 제의식에 대해서도 상세히 보도했다.
신동아에 따르면 선불교에서는 ‘천광인제’와 ‘신명의례’라는 대표적 제의식이 있다. 이 제의식을 위해서는 각각 5천만원과 1억원을 내야 한다.
특히 선불교를 이끄는 핵심조직인 ‘신명군단’이 될 자격을 획득하려면 신명의례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신동아는 전했다.
또 신동아는 “단월드와 단월드 계열사들에게서 나오는 수익 중 거액이 로열티 명목으로 이승헌 대선사와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미국의 BR컨설팅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에서만도 매년 680만달러 이상이 BR컨설팅 로열티로 지불되고 있을 것”이라고 폭로했다.
단월드는 “통일교 또는 JMS와 비슷하다”는 일부 종교단체의 시각에 대해 “우리 단체는 그런 종교단체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순수한 단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기사가 보도된 이후 바른문화운동국민연합(사무총장 이기영)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정부가 이승헌 대선사와 단월드에 대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문연은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단월드 이승헌 대선사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집중포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신동아 1월호는 이승헌 대선사와 단월드 및 단월드 계열사에 대한 각종 소송과 비리의혹들을 40페이지에 걸쳐 보도했고 현재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가진 CNN은 지난 5일부터 3차례에 걸쳐 이승헌 대선사로부터 피해를 입은 이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바문연은 “지금까지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승헌 대선사는 표면적으로는 건전한 문화운동을 내세우지만 뒤로는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그 울음소리를 묵인하면서 온 국민을 기망해 온 것임에 틀림없다”며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은 이승헌 대선사와 단월드를 고발하는 이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고 진실을 가려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에서는 이승헌 대선사와 단월드 관련 의혹을 CNN, CBS, FOX, ABC, WBZ, 포브스, 뉴욕 포스트 등의 주요 매체를 비롯해 각 지역 언론들이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아는 <지난해 12월 17일 발간된 신동아 1월호에 실린 ‘대해부 단월드, 성공한 문화기업 세계적인 정신지도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단월드 설립자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단월드에 대한 논란이 확산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단월드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부산 1500여 교회 단월드 실체 비난
부산성시화운동본부는 2009년 10월 8일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및 부산기독교장로총연합회 산하 1500여 교회 및 부산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단월드 측과의 전면전에 나서기도 했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뇌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단월드의 총재 이승헌씨는 당시 부산성시화운동본부장 최홍준(호산나교회) 목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최 목사는 “검증받지 못한 뇌교육 프로그램과 이씨의 사이비 종교성에 대해 교회와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교회 홈페이지에 올렸다”며 “이런 반국가적인 집단에 대해서는 나라의 장래와 자녀의 미래를 위해 정부는 물론 온 국민이 나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맞섰다.
부산시교육청은 단월드가 후원하고 있는 국학원과 ‘해피스쿨 협약’을 맺고 부산 지역 182개 학교에서 ‘뇌기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비교육적 뇌교육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등의 반대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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