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김정일의 여자’ 이○○씨 한국 극비리 방문
특종 ‘김정일의 여자’ 이○○씨 한국 극비리 방문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0-01-12 10:32
  • 승인 2010.01.12 10:32
  • 호수 820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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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방문단 속 수행원 가장해 4차례 한국 대표단 접촉
북한 군부가 남진(南進)상황을 상정한 훈련을 벌이는 등 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여성이 극비리에 여러 차례 남한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요서울]이 익명의 대북전문가를 통해 단독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여성의 본명은 이○○으로 나이는 40대 중반이다. 현재 남한 내에서 이씨의 정체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씨는 남한 방문 시 자신의 신분을 일반 수행원으로 위장했다. 때문에 이씨가 ‘김정일의 여자’라는 것을 눈치 챈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모든 국가가 그렇듯이 북한 역시 군부의 영향력아래 여러 실력자들이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측근에는 김기남 당 중앙위 비서,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장성택 당 행정부장 등이 있고 군부에는 오극렬 국방위원회부위원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리영호 총참모장, 현철해, 리명수 대장 등이 있다. 이들 외에도 실력자들은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북한 소식통은 “남한에 알려진 인물들 외에 북한을 움직이는 더 큰 세력들이 있다”며 “그들은 절대 전면에 나서는 일이 없기 때문에 남한에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또 그들은 대부분 외부에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있기 때문에 내부 고위인사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존재들”이라고 말했다.

[일요서울]이 또 다른 익명의 정보원에게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씨가 바로 그 숨은 실력자 중 한 사람이다. 이씨는 남한의 대북지원사업과 관련, 북한의 대남협상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북한 내부의 실권자들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의 눈과 귀가 돼 현장을 지휘하기도 하고 군부에 직접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는 등 북한의 핵심인사라고 정보원은 설명했다.

현재 불거지고 있는 김정은 후계론은 이씨와도 무관치 않다. 김 위원장의 자녀들 중 이씨와 가장 가까운 이가 바로 김정은이라고 한다. 김정은의 나이는 27세로 다른 형제들에 비해 비교적 어리다. 이씨의 나이가 40대 중반인 것을 감안하면 어린 김정은을 제일 편하게 느꼈을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씨는 김정은을 후계자로 추대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가 ‘김 위원장의 여자’라고 해도 아직 김 위원장의 공식 배우자인 김옥씨가 살아있기 때문에 이씨가 실제로 실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분숨기고 극비방한

이씨가 공식적으로 남한을 방문한 횟수는 모두 네 번이다.

이 정보원은 이씨에 대해 “이씨는 주로 북한 고위급인사 남한 방문 때 수행원으로 가장해 같이 들어왔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씨는 원래 통역원이었다고 한다. 중국에 대해 매우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보원은 “구 정권시절 남측 적십자 인사들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이씨는 북한 실무진을 가장해 남측 실무진과 접촉하면서 정보를 얻은 뒤 이를 다시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선 현장을 직접체험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정보를 보고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나 주변의 신뢰가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정보원에 따르면 이씨는 북한 내에서 장성택과 함께 북한의 실무를 움직이는 인사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또 이씨는 현재 중국과 제 3국을 오가며 대외연락업무를 지휘하고 있다. 이 말대로라면 과거 김옥씨가 누렸던 권세를 이제는 이씨가 차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정보원은 “이씨는 대외교섭과 관련해 실무적인 일도 직접 처리하기 때문에 북한 내에서 김옥씨 보다 입김이 더 막강하다”고 전했다.

김옥씨는 김 위원장이 믿는 유일한 인물일 정도로 각별한 신임과 사랑을 받았다. 이를 등에 업고 김옥씨는 북한 고위인사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김옥씨의 권세는 인민군 창건 75주년(4.25) 열병식 전날 최종 리허설을 지휘한 데서 여실히 드러난다. 김일성 주석 생존 시 김 주석이 참석하는 열병식이나 군중시위 같은 ‘1호 행사’는 당시 후계자 김 위원장이 하루 전날 최종 리허설을 직접 보고 지침을 주곤 했다. 한때 김 위원장을 위한 리허설을 김옥씨가 총지휘 했다. 이는 김옥씨가 김 위원장 후계자에 준하는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얘기다.

이 정도의 실권을 가진 인물이 신분을 숨긴 채 남한을 방문해 실무협의를 주도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현 정부 때도 이씨가 남한을 방문하거나 남측 인사와 접촉한 적 있냐는 물음에 “모르겠다. 그건 직접 확인해보라”며 입을 다물었다.

김 위원장의 공식적인 배우자로 알려진 이들은 성혜림(사망, 1937~2002), 김영숙(59세), 고영희(사망, 1953~2004), 김옥(44) 등이 있다.

2008년 6월경에는 김옥씨가 후계구도 구축을 은밀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북한 소식통은 “김옥씨가 ‘3대 세습은 안된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삼남인 정운(24)을 후계자로 세우기 위한 물밑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김옥씨는 자신의 측근인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앞세워 이런 후계구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소식통들은 “김옥씨가 김 위원장의 세 아들 중 막내인 정운을 후계자로 낙점해 추진하고 있는 배경에는 나이가 어리므로 후계자에 대한 김 위원장의 견제심리가 적을 것이라는 판단과 어린 정운을 섭정하려는 속내가 있는 것으로 북한 고위층 상당수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후계자 내정설 근거 없어

한편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와 북한의 정세변화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도 귀를 솔깃하게 한다. 김 위원장의 방중계획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다만 제 3의 루트를 통해 방중이 추진되고 있다는 말만 무성히 떠돌고 있을 뿐이다.

김 위원장 근황과 북한 정세변화는 외부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그만큼 폐쇄적이라는 얘기다. 이 폐쇄성 때문에 외부세계는 북한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에 민감해 질 수밖에 없다. 이런 작은 움직임들을 근거로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것도 정확한 사실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가장 추측하기 힘든 부분이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이 부분을 일절 함구하고 있다.

중국조차도 이 부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동안 잠잠했던 김 위원장의 후계 관련 소식이 다시 들리고 있다.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정확히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북한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김 위원장은 정치적 실권이 없는 상징적 인물이 된지 오래다. 마치 일본의 천황과 유사한 존재라는 것이다.

북한의 실질적 권력은 군부가 틀어쥐고 있다는 게 견해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 간에 약간의 시각차는 있지만 선군정치에 입각해 군부가 지금의 북한을 움직이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 北, 10년간 청와대 8차례 예방

김기남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 6명의 북측 인사들로 구성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은 남한에서 2박3일의 일정을 소화했다.

조문단은 방한기간 동안 이들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했다. 과거 10년간 북측이 우리측 대통령을 예방한 사례는 8차례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시절인 지난 2000년 7월31일 제1차 남북장관급 회담 당시 북측의 전금진 단장 등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했다.

같은 해 9월 14일엔 김용순 특사 일행이 김 전 대통령을 예방했고, 같은 달 26일엔 김일철 인문무력부장 등 제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01년 9월의 제5차 남북장관급 회담의 김령성 단장 등 대표단도 김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북측 인사들은 총 4차례 청와대를 방문했다.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열렸던 2005년 6월 권호웅 단장 등 북측 대표단이 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17일 8·15 민족대축전 당시 김기남 비서 등 북측 참가단 일행이 노 전 대통령을 찾았다.

최근엔 2007년 11월16일의 남북총리회담 당시 김영일 북측 총리 등 대표단이 방한해 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또 같은 달 30일에는 우리 측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의 초청으로 방문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청와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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