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당대회, 지방선거 앞두고 정파간 ‘단합대회’ 봇물

한나라당 제 정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친이, 친박, 중도로 나뉘어 해외 시찰과 국내 워크숍을 통해 2월 정국에 대비하고 있다. 당장 11일 발표된 세종시 수정안 관련 여론조성과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또한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 상정될 경우 친이, 친박, 중도 진영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MB 정권의 집권 3년차 출발이 명운을 가를 전망이다. 해외파인 친이재오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유럽행을 택했고 친박 무소속 연대 출신인 ‘여의포럼’의 경우 일본행을 택할 전망이다. ‘국내파’인 중도개혁 모임인 7인회는 국내 모처에서 워크숍을 개최해 2월정국을 대비하는 양상이다.
친이재오계로 유명한 ‘함께 내일로’는 유럽을 선택했다. ‘내일로’는 9일부터 16일까지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 유럽 3개국을 돌아본다. ‘내일로’의 신윤철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녹색성장을 배우기위해 유럽 출장을 선택했다”며 “북유럽 국가가 녹색 사업관련 투자 상황과 환경 사업의 현장을 가서 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는 “모임이 국회 등록단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자비를 들여 갔다와야해 그동안 해외탐방이 2~3차례 미뤄졌다”며 “이번에 의원 개인별 650만원 자비를 들여 갔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2기 대표를 맡고 있는 안경률 의원실 한 인사는 “20년 국회 보좌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의원들이 고액의 자비를 들여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충분히 기업들에게 후원을 받을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MB 충성파 20명 자비로 해외 시찰나서
하지만 MB 충성파에 친이재오계로 알려진 ‘내일로’가 고액의 자비를 들여서 해외시찰을 가는 것에 대해 친박 인사 및 중도파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장 11일 발표된 세종시 수정안관련 ‘단일 대오’를 유지해 2월 임시국회 통과를 위해 단합대회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2월 세종시 수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당안팎에서 불 후폭풍이 3월 조기전대로 이어질 경우 찬반여부, 후보자 선택 등 다방면으로 논의가 이뤄질 공산이 높다.
현재 친이재오 진영은 3월 조기전대 혹은 정기 전당대회 연기론으로 분분한 상황이다.
‘내일로’ 고문으로 참석하고 있는 안상수 원내대표의 경우 3월 조기 전대론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친이재오 인사들은 8~9월 연기론을 통해 ‘7월 재보선 이재오 등원-8월 당대표 도전’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친이 인사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3월 조기전대나 8월 연기론 두 방안 모두 긍정적이다.
현재 ‘내일로’는 당내 국회의원 중심의 모임으로 당내 최대 계파모임이다. 지난 2008년 7월 15일 47명으로 출발해 현재는 69명의 현역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도표 참조] 특히 작년 12월 안경률 전 사무총장이 2기 대표가 되면서 숫자가 급속히 증가했다.
친박 진영 역시 마찬가지다. 유기준, 김태환 국회의원이 공동대표로 있는 ‘여의포럼’은 이달말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을 추진중이다. 여의포럼측은 일본 민주당 의원들과 한일 FTA(자유무역협정) 등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위한 명목이지만 역시 2월 정국에 대비하기위한 성격이 강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 관련 ‘원안 플러스 알파’ 입장으로 이명박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20여명에 해당하는 ‘여의포럼’ 회원의 경우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3월 조기전대 개최나 7월 전대에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에 대해서 전략을 수립할 공산이 높다. 일단 당 대표 후보로는 6선의 홍사덕 의원과 4선의 김무성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여의포럼은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고 ‘친박 무소속’이나 ‘친박 연대’로 당선된 뒤 복당한 21명의 의원이 만든 모임이다. 사실상 박 전 대표의 ‘전위부대’라고 할 수 있다.[표 참조]
친박 여의포럼 1월말 일본행 대결집
친이, 친박 진영이 2월 정국을 대비하는 가운데 중도성향의 의원들 역시 분주하다. 한나라당 중도파로 알려진 남경필, 권영세, 정두언, 정진석, 나경원, 정태근, 김기현 ‘7인회’는 오는 원희룡, 진수희 의원과 함께 10일 워크숍을 가졌다. 강재섭 전 대표의 ‘동행’ 회원과 김성식 의원이 이끄는 ‘민본 21’ 등 당내 비주류 소장파 모임인 이들 역시 세종시 수정안, 지방선거, 전당대회로 이어지는 빡빡한 정치일정에 일정한 역할론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 입성을 위해 조기전당대회 개최 요구를 한 상황이다. 바야흐로 한나라당은 2월 대전을 앞두고 친이명박, 친박근혜, 중도파 등 당내 제 정파가 진검승부 벼르고 있어 폭풍전야 분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발표, 친박 “반기를 들다”
박근혜 “세종시 원안 아니면 반대” 단호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두고 단호한 모습이다. 이미 박 전 대표는 지난 7일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원안이 배제된 세종시 수정안에는 찬성할수 없다”며 “수정안으로 당론을 만든다면 반대한다”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의 거침없는 발언은 2월 임시국회에서 친이 진영이 ‘세종시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국회 표대결을 벌일 경우에도 걸림돌로 작용될 공산이 높다. 이로 인한 친박, 친이간 전면전도 예상된다. 친이 진영은 당장 박 전 대표에 대해 여당의원이냐 야당의원이냐며 ‘정체성’ 논란을 일으킬 태세다. 반면 친박 진영 역시 단호하다.
당내 최대 친박 모임인 여의포럼의 홍사덕 의원은 “수정안은 전면적인 위약이고 국회에 오면 바로 부결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또한 이명박-박근혜 회동설관련 일축하면서 “박 전 대표의 생각이 이미 다 밝혀졌는데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걸 어떻게 용해시킬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은 하나도 없이 다 만든 다음에 설명회하는 것도 아니고 뭐냐”며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세종시 수정안 발표후 한나라당이 친박, 친이 나아가 박 전 대표와 정운찬 총리 등 집권 여당 분열조짐이 가시화되면서 친이 일각에서는 ‘2월 세종시 수정안 통과’를 4월로 연기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철>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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