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보다 더 골치 아픈 나라
북한보다 더 골치 아픈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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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7-21 09:00
  • 승인 2004.07.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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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워싱턴 정가에서 나오는 얘기가 있었다. 미국에는 북한 보다 남한이 더 골치 아픈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듣기에 당혹스러운 말이었다. 어쩌면 미국은 노정부의 성격과 진로를 정권 출범 초기부터 정확하게 꿰뚤어 봤다는 얘기다. 촛불 시위를 통해서 이념적 반미감정위에 감정적 반미 감정이라는 기름을 부음으로써 대선의 기류를 승리로 이끈 노 대통령에 대한 판단이 정확했음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동맹국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부추겨 대통령 선거에 이용한 사례는 국제정치무대에서 찾아 볼수 없는 일이다.외교란 내치의 연속이다. 한국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탄핵 정국이 끝난후 주한 외교사절을 불러 놓고 대통령은 자신을 부활한 예수에 빗대어서 말한 적이 있다. 그런 그의 마음속에 용서와 화해라는 그리스도의 정신이 조금이라도 흐르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을 한 것이다. 노 대통령과 참모들의 말 속에는 용서와 화해 대신에 분노와 적개심, 미움과 저주가 넘치고 있다. 행정 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국민과 신문사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와 체제에 대해서도 도전과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그들은 막가파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반미감정도 다분히 막가파식으로 부추기고, 미움과 적개심으로 불타게 한 것이다. 이것이 한미 동맹관계를 그르친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이나 여당의 대표는 워싱턴에 가면 미국에 충성을 맹세하고 혈맹이나 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그리고 국내에 들어오면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는 듯이 말을 바꾼다. 그런 한국 지도자들의 모습과 행동을 세계는 지켜보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을 나름대로 평가하고 있을 것이다. 누가 이런 나라를 나라다운 나라로 보겠는가? 나라의 무덤을 파고 있는 사람들이 이끌어 가는 이런 나라를….미국이 한국을 동맹은커녕 골치 아픈 나라로 손꼽는 또 다른 이유는 북한 핵에 대한 인식에 있다. 북핵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북핵 불용’,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한국의 적극적 역할’이라는 3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은 사실상 북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3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북핵 해결에 본질적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북핵과 관련해서 한국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된다고 생각해보자. 북경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북핵 해결이 수포로 돌아간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공식 핵보유선언을 통해 핵보유 사실을 공개한다고 하자. 그럴 경우 북핵은 국제안보 환경과 한반도 안보 환경에 치명적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남한은 북핵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며 남북관계와 한국 사회 내부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1) 군사적 균형은 결정적으로 북한에 유리하게 변할 것이며 2) 북한- 핵무기, 남한- 재래무기의 대치 상황이 되며, 핵무기가 막강한 정치적, 심리적 전략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대남 전략은 지금 보다 더 공세적으로 바뀔 것이다 3) 북한 핵을 군사적 위협으로 보지 않는 한국과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파국을 맞게 될 것이며 4)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면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도 높아지고, 미국을 지원하는 일본과 북한간의 군사 행동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북한 핵은 한국을 겨냥한 것도 아니고 통일되면 국가적 자산이 된다는 것은 환상과 착각이고 너무 유치하고 어리석다. 북한 핵은 동결이 아니고 철저하게 폐기 되어야 한다. 핵 폐기를 재정적으로 돕는 Nunn-Lugar 방식도 좋고 경제지원도 좋지만, 동결 방식은 민족의 재앙을 키우는 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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