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중국방문 열차가 용천 역을 지나지 않았다면 열차 폭발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김정일의 신변안전만을 위해서 짜이고 있는 운행 일정에 맞추다 보니 무법 무질서의 후유증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 결과가 무고한 인민의 생명과 삶을 무참히 짓밟는 참사로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참사현장에 화급히 필요한 것은 피해 복구나 재건이 아니고 부상당한 어린이들의 생명과 주민들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의료진의 무제한적인 투입과 치료 행위일 것이다. 신속한 응급의료 지원이 이루어 졌다면 많은 생명이 살아날 수 있고 어린 학생들의 실명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었을 터인데, 구조와 구호의 순서나 절차 모두가 잘못되고 있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에 있는가? 주사약 한 방울 없는 북한당국은 응급의료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그리고 복구지원만을 요구하고 있다. 하늘이 두렵지도 않은가?지난 한 주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은 북한인권과 자유의 문제로 가득 메워졌다. 내셔널 프레스클럽 기자 회견장도, 미국 국회 의사당인 캐피털 힐도, 교회와 그 안과 밖이 모두 북한인권문제로 넘쳤다. 미국 국회의사당이 생긴 이후 북한문제가 이토록 열띤 주제가 된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 핵심은 북한의 인권과 자유 그리고 민주화의 문제다. 북한민주화법(North Korea Freedom Act) 은 하원 국제관계위원회를 거치면서 북한인권법안(North Korea Human Right Act)으로 이름을 바꾸어 4월 31일 통과 되었고, 이제 법사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 놓고 있다. 상원에서도 이미 계류 중인 북한자유법안은 5월 29일부터 본격적으로 심의에 들어가면 6월중으로는 상·하 양원 미국의회통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브라운 백 상원의원의 말처럼 “북한의 독재를 끝내고 북한주민들에게 자유를 찾아줄 때가 된”것이다.현대국가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권은 거주 이전의 자유다. 북한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거주할 장소를 제공해주고 미국으로의 이민을 받아들이도록 허용하는 것이 가장 주된 내용이다. 파격중의 파격이다. 김정일은 이제 미국의회라는 세계적 무대에서 세기적인 매치를 맞게 되었다.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되어 가고 있다.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호로비츠, 미국의회전문위원 데니스 할핀, 부시 미국대통령 고향 미들랜드 텍사스의 초교파적 교회 지도자들, 그 이외 재미 동포 NGO 들의 열정과 헌신적인 노력, 피나는 투쟁의 열매가 열리고 있는 것은 미국 의회정치의 승리이고 기적이 아닐수 없다. 지금 북한은 변화냐, 아니면 붕괴냐 하는 양자택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리기 시작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냐, 공화당의 승리냐와 상관없이 달릴 것이다. 이 법안은 미국시민이 낸 세금으로 북한 동포들의 자유, 인권, 민주화를 찾아 주겠다는 숭고한 인권전쟁의 선전포고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의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 길을 막을 방법도 없고 막을 길도 없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 정부에 있다. 독불장군식 인권정책, 대외정책 때문이다. 한국은 동북아 정치의 상수는 고사하고 변수의 위치에서도 밀려가고 있다. 북한 김정일에 매달려 자유롭지 못한 정부, 세계가 떠들썩한 북한 핵문제, 인권문제에 제목소리 한번 낼 수 없는 정부라면 국민이 한심스러워지고 국가가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9월이 되면 동해안에는 미국과 PSI 13개국의 전함들이 불야성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라크사태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동해안에 미 7함대 항공모함이 뜨고 이지스함이 상주하면 제일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한국경제가 될 것이다. 우방국도 없고 동맹국도 없는 국가는 설자리도 없고 보호 받을 수도 없다. 우리 외교는 우방도 동맹도 없는 길로 달리고 있다. 북한 김정일에 매달리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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