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길수의 고구려혼을 깨운다
서길수의 고구려혼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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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3-05 09:00
  • 승인 2004.03.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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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EBS)이 18회에 걸쳐 방영하고 있는 “서길수의 고구려 혼을 깨운다” 라는 특집프로는 시청률과 인기에 있어서 그 절정에 달하고 있다. 감동의 연속이다.중국의 고구려 역사왜곡이 어느 정도 심각한 단계로 전개되고 있느냐 하는 것을 이해하려면 중국 동북공정을 이끌고 가는 마대정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직접 집필한 2권의 책을 살펴보면 명약관화하게 드러나게 된다. ‘고대중국고구려역사속론’과 2001년 출판된 ‘고대중국고구려역사총론’을 보면 동북공정의 기본 의도와 진행현황, 동북공정에서 차지하는 고구려사 연구의 위상과 연구방향을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중국은 남북한 고구려 역사 연구의 비학술화 경향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첫째 중국은 무엇보다도 최근 한반도 남북에서 일고 있는 소위 고구려 붐에 나타난 비학술적 의도와 경향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 92년 한·중 수교 이후 일어난 한국인의 중국 고구려유적탐방과 연구 붐을 “대고구려민족”에 공감하는 열기라고 보고 있으며 그런 열기는 북한보다 남한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대고려민족주의’를 통해서 남북한이 통일하려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아 중국의 동북공정이 한반도에서 북한정권의 붕괴와 통일에 대비한 국가전략임을 알 수 있게 된다. 둘째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민족 동질성이 엄존하며 조선·한국 쌍방에서 고구려를 민족의 표상으로 들고 나온 현상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며 남북 쌍방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찬란한 역사가 고구려 붐으로 나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중국은 북한 고구려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등록을 정치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분명해지는 것은 만일 중국이 북한의 세계유산 등록을 정치적 행위로 본다면 중국이야 말로 고구려역사왜곡을 정치적인 동기에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2년의 역사지만 결과는 상당히 진전되었고 자신감도 표현하고 있다. 앞으로 3년 뒤 동북공정이 끝날 때쯤이면 또 다른 성과를 올릴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의 고구려 역사왜곡의 핵심은 고구려 민족을 북방의 흉노족, 유연족, 선비족 등의 민족과 같이 고구려 민족 및 그 정권 역시 중국 역사의 고대민족과 지방정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서길수 박사(서경대교수, 고구려연구회회장)가 고구려 혼과 만난 것은 15년 전 한중수교가 되기 전인 1990년부터다. 그는 타고난 알피니스트이며 모험적 여행가이고 역사의식과 국가관이 특출한 역사학자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외롭고 힘들게 준비해온 서박사는 국가로부터 단 한 푼의 연구비도 지원받지 못하고 6번 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고구려역사연구는 국가의 관심이 아니었다. 영남정권이 신라연구에 몰두하고 호남 충청세력이 백제연구에만 몰두할 때 고구려역사연구와 유적은 홀대를 받아왔다. 서박사는 10년 전 고구려연구회를 만들고 젊은 학자들과 눈부신 활약을 해왔다.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학자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 9회, 180편의 논문발표, 그중 75명의 외국학자들의 논문발표, 41명의 중국학자 논문발표 등 명실 공히 하나밖에 없는 우리나라 민간연구기관으로 스스로 성장 발전해온 것이다. 논문집 16집이 나오고 250편의 논문을 내놓은 고구려연구회의 업적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한·중양국은 앞으로 고구려 역사왜곡문제를 두 나라의 대표적 연구기관이 맡기로 합의한바가 있다. 중국 측은 중국사회과학원이 파트너가 되게 된다. 중국사회과학원은 3,500명이 넘는 연구원과 50개가 넘는 연구소를 갖고 있다. 실로 방대한 인원과 예산을 갖고 있는 기관인데 우리나라의 파트너는 과연 어찌될 것인가? 고구려 연구재단이 설립되긴 했지만 이제 시작이다. 그래도 고구려연구회의 국제적으로 축적된 연구업적과 신뢰받는 명성, 그리고 서길수 박사 같은 학자가 있다는 것은 든든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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