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회원국이 19개국에서 26개국으로 늘어난다. 1949년 공산주의 종주국인 옛 소련에 맞서 유럽을 지킨다는 명분아래 12개국으로 출범한 집단안보체제 NATO는 워싱턴에서 출발한지 55년 만에 서쪽으로는 포르투갈로부터 시작해서 동쪽으로는 흑해까지 세력이 확대됨으로써 전유럽을 품에 안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문턱까지 육박해 들어간 것이다. 그러면서 NATO의 성격은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옛 소련의 위협을 막아 내자는 집단지역방위의 개념, 즉 공산주의 방파제 기능은 없어지면서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과 동유럽 4개국(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의 가입에 이어 6월 터키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담에서는 마케도니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등의 추가 가입에 대한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는 급속도로 무섭게 변하고 있다.작년 11월 초 미국 워싱턴 타임스 신문사를 방문하여 동북아 외교안보 대기자인 빌 거츠의 강의를 들은 바 있다. 미국 국방성의 대북정책중 하나는 중국을 북한으로부터 떼어놓는 것이 대북전략의 제 1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말하기를 중국이 최근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이면서 추진 중인 이른바 ‘동북공정’이라는 국가적 사업가운데 2003년도 중점연구 과제인 ‘간도문제연구’를 살펴볼 때 ,이 사업이 노리는 것은 고구려가 중국역사의 일부라는 국제적 공인이 성립될 경우, 김정일 정권의 몰락이후, 옛 고구려 영토인 대동강 이북에 대한 중국의 연고권을 주장하면서, 바다가 없는 중국 동북지역의 취약점 해결을 위해 동해안으로 진출하여 나진, 청진, 원산을 연결하고 일본과 미국을 직접 바라보며 견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구상이 배후에 깔려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중동에서 가장 오래된 미국의 우방국이었던 사우디 아라비아는 9·11테러 이후 미국과의 관계에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9·11 테러 용의자 19명 가운데 15명이 사우디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서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올 만큼 험악해졌다. 반면에 대표적인 ‘불량국가’였던 리비아는 하룻밤 사이에 영국과 대테러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면서 ‘서방의 친구’로 변신을 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리비아 카다피의 모델은 상식과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케이스다. 그는 지난달 25일 영국 블레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테러단절’과 ‘서방과의 화해’를 선언하면서 어둡고 긴 질곡의 터널, 파괴와 테러와 공포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반서방, 반자본주의 정신개조운동으로 리비아판 문화혁명을 35년간 이끌어온 중동의 무법독재자 카다피는 극적으로 변신하여 180도 달라진 전연 ‘딴사람’이 된 것이다. 카다피는 테러지원과 핵무기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국제사회로부터 신속한 화답을 받고 있다. 그만큼 세계는 평화를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18년 된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UN도 경제제재를 풀고, 핵개발포기선언 4개월 만에 카다피는 테러리스트에서 평화의 영웅이요 전도사로 탈바꿈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보다 더 드라마틱한 세기적인 사건이 있을 수 있을까. 그의 변신에는 후계자 수업중인 아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이다.이제 마지막 남은 순서는 북한 김정일의 차례다. 그의 주변에는 카다피 같은 아들도 없고 블레어 같은 영국 총리도 없다. 그의 결단은 외로운 결단 일수밖에 없다. 그가 평화의 전도사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소진된 것은 아니다. 그도 살고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 그래서 민족적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 확인해주기를 바란다. 김정일, 그가 변하기를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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