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탄 날린 체니의 정상외교
직격탄 날린 체니의 정상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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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5-07 09:00
  • 승인 2004.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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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외교가 거칠어지고 있다. 북핵문제 때문이다. 일본의 신국가주의가 탄력을 받고 군사강국으로 가는 길이 가속을 받고 있다. 모두가 김정일의 대량살상무기(WMD)프로그램 때문이다. 현대 전쟁사에서 아직까지 핵무기로 평화와 안전을 보장 받은 나라는 없다. 그 핵무기가 오히려 지도자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그 나라 안전을 파멸로 몰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정치비사는 잘 말해주고 있다.체니 미 부통령의 상하이 푸단대학 연설내용은 외교적 관례나 미·중관계로 볼때 크게 파격적인 것이다. 중국에 가장 뼈아픈 대만 카드를 들고 나온 것부터 그렇다. 미국은 대만 방위지원 의무를 착실히 지킬 것이며 중국이 반대하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방위와 지원 때문에 대만을 장악할 수 없어 비분강개하고 있는 중국에 체니의 외교적 직격탄은 계속 날아간다. 자유와 인권과 북핵에 관한 부분이다. “물질적인 상품만으로는 인간의 마음속 가장 깊은 욕구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종교와 언론, 집회와 양심의 완전한 자유를 통해서만 그 같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는 이어 “인권침해를 줄여야 하며”, 중국이 “ 우방국인 북한을 설득하여 핵무기 개발계획을 중단하도록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고 비판했다.더 놀라운 사실은 외교적 관례나 논란의 소지가 많은 그의 강경한 직격탄급 연설이 지체, 검열, 편집 없이 국영 TV를 통해 중국전역에 생중계되었다는 사실이다. 미·중 관계는 바야흐로 새로운 조정과 적응의 절차를 거치면서 적극적인 전략적 동맹관계로 이전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미·중관계의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파격의 연속이다. 이 모든 공격적 변화의 중심에는 물론 북핵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에 대한 메시지이며 동시에 북한 김정일에 대한 경고의 직격탄이기도 한 것이다. 이라크사태가 난조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구사할 수 있는 군사전략적 카드는 오사마 빈 라덴 카드와 북핵카드 두길 밖에 없다. 민주당 케리후보를 추격하지 못하게 멀리 따돌리려면 두 개의 카드를 동시에 활용하고자 하는 유혹을 선거 참모들은 물리칠 수 없을 것이다. 상황의 심각함을 중국도 김정일도 알아차린 모양이다. 미국 부통령 체니의 연설은 중대한 외교적 언어를 담고 있다. 김정일에 대한 최후통첩과 같은 메시지를 중국을 통해 굴절 없이 전달해 달라는 것이다. 기다리는 시간은 끝나고 행동하는 시간만 남았다는 것이다. 체니가 북경을 떠난 후 김정일은 북경으로 달려갔다. 이제는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 주석 겸 총서기가 평양을 조기에 방문하게 된다. 김정일은 “비핵화를 견지하고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해결한다는 데 입장 변함이 없다”며 “앞으로 인내심과 융통성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6자회담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생각은 다른데 있다. 협상론으로 시간을 끌면서 선제공격을 막고, 미 대통령선거를 넘겨 민주당 케리 후보가 당선되면 북에 유리한 국면전환을 맞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큰 착각이다. 미국은 세계 유일 초강국이다. 근본적으로 미국의 국가이익이 걸려있는 군사 외교 안보 문제에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착각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김정일은 한국보다 더 친미적(?)인 것처럼 보인다. 미국만을 상대하고자 목마르게 찾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의 계산대로 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의 벼랑끝외교(Brinkmanship Diplomacy)도 막다른 골목길에 다다른 것이다. 핵무기 보유국가로 선언함으로써 일거삼득을 노리는 그의 희망도 꿈도 일장춘몽이 될 것은 너무나 뻔하다. 핵무기는 국제정치의 장난감이 아닌 것을 조만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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