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동맹이란 공동의 적대국가가 있을 때 2개의 국가가 국력을 증대 시키기 위해 협력하는 국제정치의 생존 방식중의 하나이다. 주변 강대국 정치의 희생물이 되었던 유럽 약소국가들은 군사동맹을 맺는 대신에 전통적 중립외교정책 또는 영세중립을 선언하고 강대국의 보장을 받음으로써 동서 냉전의 격전장에서 지역분쟁이나 전쟁에 말려들지 않고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면 유럽의 약소국가들처럼 동맹 없는 대한민국이 과연 혼자의 힘으로 안보를 지킬 수 있을까.오늘 우리의 안보상황은 북한만을 상대로 했던 냉전시대 보다 중국과 일본마저 고려해야 하는 19세기말, 20세기 초와 같이 더욱 복잡다단해졌다는 사실에 깊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교안보나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보다 중국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나라라고 인식하는 천진난만한 낭만파 이념주의자들도 주목할 사실이 있다. 중국과 일본은 이미 한국에 대해서 영토적인 주권침해를 가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국가예산으로 지원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통하여 고구려사를 중국의 변방소수민족의 역사로 치부함은 물론 한반도 북방지배를 정당화시킴으로써 언젠가 부닥칠 국경분쟁의 원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겠다는 강열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한술 더 떠서 우익단체를 앞장세워 우리 영토인 독도 상륙을 기도함은 물론이고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지도에 독도이름을 일본이름과 병기하는 순발력을 보이며 영토분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나라는 동맹의 대상이 아니고 경계의 대상이며 잠재적 분쟁 대상국이 될 수 있는 나라들이다. 그리고 이 두 나라를 견제할 수 있고 지역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세력으로 미국의 역할은 절대적이며 가장 강한 나라 미국만이 우리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는 나라임이 분명해지는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은 이미 작년부터 예고되고 예견되어 온 것이다. 2001년 9·11테러 이전과 이후의 미국의 군사전략과 대북전략은 본질적이다 못해 혁명적인 전환을 겪게 된다. 미국은 북한을 세계 3대 악의 축의 하나로 규정하고 핵포기의 3대원칙인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해체를 양보할 수 없는 전략으로 몰고 가고 있다. 북한의 핵확산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방대함이 속 속 드러나고 있다. 파키스탄의 칸 박사가 전수해준 농축우라늄, 최소한 8개로 추정 되는 핵폭탄, 리비아 카다피에게 밀매한 우라늄 핵물질 2,000kg을 비롯 시리아에 밀수출하고자 했던 미사일등, 앞으로도 끊임없이 드러날 대량살상무기 생산 밀매, 테러국가 또는 단체와의 연계등 은 북한이 주장하는 핵동결 방식이나 줄타기 벼랑끝외교(brinkmanship diplomacy)로 풀려갈 일이 아니다. 미국의 입장은 단호하며 확고하다. 문제는 한국에 있다. 미국은 북한을 주적으로 보고 한국은 북한을 주적의 개념에서 제외시켰다. 북한 핵에 관한 인식에서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이나 견해와 입장의 차이가 크다. 거기에다 소수 이념적 반미 감정을 감정적 반미 감정으로 확산시킨 세력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세력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PSI(핵확산금지조치) 참여국 13개 국가에도 끼이지 못하고 끼워주지도 않는 상황에 와 있다. 그러니 주한미군 감축에 관해서 일방적 통고를 할 수밖에 없는 미국이 된 것이다. 동맹을 필요로 하는 쪽은 한국이다. 한국은 혼자서 나라의 안보를 지킬 능력이 없는 나라다. 그리고 북한핵 해결 방식에는 미국이 가고 있는 원칙이 정당한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동맹국이 될 수 없는 나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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