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면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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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6-23 09:00
  • 승인 2004.06.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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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면 우리는 지금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민족의 통합이라면 우리는 더더욱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있다.통일은 남북한의 국내 문제인데 남북한의 뜻대로 통일 하자는데 누가 반대할 것인가라고 맞선다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통일은 당사자들의 뜻대로, 당사자들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경우를 보면 통일에 관한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통일은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적은 일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다. 가장 비정치적인 문제에서부터 서로 신뢰를 쌓고 교류를 하며 분단의 장벽을 실질적으로 허물어 가는 것이다.독일 사람들은 통일이라는 말은 아예 입 밖에 낼 생각도 못한 체 45년간 묵묵히 통일을 위한 준비 작업을 실천에 옮겨갔다. 독일인답게 차가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동서독 관계를 발전시켜 나갔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소련의 이해와 협력 없이는 독일통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독일 통일의 열쇠는 동독이 아니고 오히려 소련이 쥐고 있음을 알고도 있었다. 소련과의 신뢰구축과 경제협력에도 부단히 심혈을 기울여 온 것이다.지금 우리의 경우 독일통일접근 방법과는 정반대의 길로 달리고 있다. 독일인들처럼 차가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생각한다면 한반도 통일의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이해와 협력 없이 통일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 발상부터 심각히 잘못된 것이다.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생각할 때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무모한 길로 달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그 대안이 되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윌리엄 페리 전미국방장관이 서울에 와서 한 말을 들어 보면 차기 미국정부의 대통령이 누가 당선되든 미국의 대북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북한 정권의 교체이다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기정사실로 하고 새로운 정권의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 정권 붕괴카드 하나로 군사적 선제공격이나 제2의 한국전쟁을 피할 수 있게 되고, 가장 평화적이며 외교적인 방법으로 북한의 핵무기와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에는 양해가 이미 이루어 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페리 전장관의 말 대로라면 부시대통령이 재선된다면 그는 즉각 북한정권 교체에 나설 것이라는 것이다. 한미동맹 50년 역사상 최악의 상황에서 북한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지극히 불행한 일이다. 통일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신뢰와 협력의 틀이 무너진 정부에 통일의 영광을 안겨 줄리야 없는 것이 아닌가. 이 틈바구니에서 최대의 실리를 차리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한국을 제치고 미국을 등에 업고 중국을 견제하면서 아시아의 맏형 노릇을 할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가장 충실하고 능력있는 군사동맹국으로서 유럽의 영국처럼 아시아의 영국이 되기 위해서 유사법제정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개정 등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미군 1군단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옮기고 한미연합사는 일본의 지휘를 받게 된다. 미일동맹관계는 최상이고 한솥밥 먹는 하나의 군대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발등을 찍은 꼴이 되었다. 더 무서운 것은 중국의 북한 진출이다. 최근 중국 기업인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북한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득권 선점을 위한 포석일 것이다. 북한의 개혁과 발전지원은 김정일 이후를 염두에 둔 포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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