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6자 회담이 실패 한다면
북경6자 회담이 실패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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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7-06 09:00
  • 승인 2004.07.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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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한 말은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환영받지 않는 곳에는 주둔할 뜻이 없다.” 한국을 두고 한 말이다. 일본의 가나가와 기지가 용산기지 대신에 동북아 지역 미군재편계획의 중심지가 되고 미 1군단 사령부가 들어서며 한국을 포함, 이 지역 전체를 통제하게 되는 본부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군사전략적으로 한미동맹관계를 항상 부러워했던 일본에는 하늘이 내려준 기회가 온 것이다. 1만 6천톤급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는 일본 해군은 멀지않은 장래에 육군, 공군력과 함께 중국을 포함, 아시아의 어떠한 나라도 대적할 수 없는 군사 강대국이 될 것이다. 미군철수와 한미동맹의 와해는 결과적으로 일본의 군사강국화를 촉진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군사강국 일본은 바다와 대륙진출에 대한 야망과 유혹을 물리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럴 경우 제일 먼저 부딪치는 곳이 독도의 영유권분쟁이 될 것이다. 미국이 정치 군사적으로 한국의 편이 아니라고 확신하는 날, 그날을 일본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한미동맹의 와해는 남북관계보다 오히려 일본과 중국과의 관계에 치명적 영향을 주게 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심각하다 못해 절박 한 것이다. 힘의 뒷받침이 없는 외교는 인류 역사 이래 성공한 일이 없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인식과 접근 방법에서 한미 간은 견해를 전적으로 달리하고 있다. 한국은 김정일 정권을 공동의 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 결과로 두가지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북한문제 해결에 한국의 참여를 배제하고 중국의 목소리와 역할을 현실적으로 받아주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심각하다. 김정일 이후 시대에 대한 문제이다. 북경회담 이후의 문제는 바로 김정일 시대 이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문제 해결에 한국의 협력을 얻을 수 없다는 전제 하에서 김정일 이후 북한에 친중국적인 정부를 묵인할 용의가 있고, 이 협상안을 전제로 중국은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에 동의하게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정권 교체는 모든 협상의 난제들을 일괄 타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미중간의 강대국 막후 협상(Big deal)이 이루어진다면 예기치 못했던 두 가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북한은 중국의 빈곤한 지방정부로 중국에 예속되게 될 것이며, 미국이 떠난 남한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지난날의 꿈만 회상하며 동맹도 우방도 없는 외로운 나라가 되어 결과적으로는 북쪽 땅도 남쪽의 경제도 모두 잃고 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는 것이다. 통일의 꿈은 물론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북경 6자 회담은 북한의 핵 폐기가 궁극적 목표다. 중국이 북한의 ‘핵 동결’ 이 아니고 ‘핵 폐기’에 동의한 것은 사태해결에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김정일이 ‘벼랑 끝 줄타기외교’를 하든, 미국 선거를 의식한 ‘시간 끌기외교’ 를 하든 더 이상 북경 회담은 없을 것이다. 리비아의 카다피 모델을 따라도 김정일 정권은 무너질 것이다. 국제기구의 핵 사찰이란 실질적으로 전국토 개방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핵사찰 도중에 북한 정권은 무너질 것이다. 만약 카다피의 모델을 선택하지 않는다 하더러도 6자 회담이나 UN안전보장이사회 대신 미중 양국 협력 체제에 의해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럴 경우 군사 공격이나 선제공격은 필요하지 않게 된다. 이 시나리오가 평화 외교적 해결 방식이다. 전쟁은 피할 수 있지만 우리는 통일도 경제도 잃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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