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말 이명박 vs 박근혜 외곽 조직 라이벌 대전
2009년말 이명박 vs 박근혜 외곽 조직 라이벌 대전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12-15 09:39
  • 승인 2009.12.15 09:39
  • 호수 81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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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가족, 박사모 충성경쟁속 연합군체제로 동행 박영준, 국실련 박창달 세종시 ‘이견’
지난달 19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사무소에서 열린 동행대한민국 울산시지부 울주군지회 발대식에서 김장호 신임 지회장 등 임원진이 인사를 하고 있다. (위) 지난 6일 오후 서울 갈월동 구 수도여고 운동장에서 열린 ‘소년소녀돕기 사랑의 김장 및 바자회’에 박근혜 전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참석해 관계자들과 김장을 담그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외곽조직이 연말을 맞이해 분주하다. 친이 대표적인 외곽조직인 국민성공실천연합(회장 이영수)은 지난주 송년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또한 구 선진국민연대 후신인 동행대한민국(대표 최윤철)은 지난 4일 기존의 MB 외곽조직을 모아 ‘신세종시 건설’ 및 ‘4대강 살리기’사업을 촉구하는 범국민연대를 출범시켰다. 박 전 대표의 경우는 팬클럽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공식 팬클럽인 호박가족을 비롯해 박사모, 근혜동산 등 팬클럽 회원들은 박 전 대표와 함께 김장 담금기 행사를 가졌다. 외형상 외곽조직들이 ‘연대’를 하는 모습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는 충성대결’이 만만치 않다. 그 속내를 들여다봤다.

지난 4일 대전에서 친이 외곽조직이 뭉쳤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추진중인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촉구하다는 대대적인 단합대회가 개최됐다.

이 대통령의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국민성공실천연합’과 ‘동행대한민국’ 그리고 팬클럽인 ‘명사랑’, ‘명박사랑’, 자유총연맹 및 뉴라이트 단체 등 100여개 보수성향의 단체로 구성된 ‘새로운 세종시, 4대강 살리기 범국민연대’(상임 대표 장영철, 이영수, 최윤철)가 출정식을 가졌다.

지난 대선에서 MB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외곽조직이 모처럼만에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범국민연대 출범에 가장 앞장선 단체는 박영준 국무총리 차장이 이끌었던 ‘동행 대한민국’이다.

동행 대한민국은 지난 9월 구 선진연대 회원 4백30만명을 1만명 수준으로 슬림화시키고 독도사랑 캠페인과 김치·연탄 나누기 행사를 하는 봉사단체로 이미지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박영준 ‘동행’-박창달 ‘국실련’ 선거전 ‘손’잡나

하지만 친이명박 외곽조직중 가장 현정부 요직에 복무하는 인사들이 다수라는 점에서 여전히 실세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박 차장을 비롯해 김대식 민주평통사무처장,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을 비롯해 김성이 사행산업통합감독 위원장, 조진래·장제원 국회의원, 이영희 노동부장관, 정종환 국토부 장관 등이 대표적인 구 선진연대 출신 인사다. 동행대한민국에서는 40여명이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와 산하기관에 포진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인사들까지 합치면 100여명이 훨씬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 선진국민연대 후신인 동행대한민국은 조용한 연말연초를 계획하고 있다. 동행대한민국의 한 관계자는 “범국민연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행사는 기획하지 않고 있다”며 “연말에 불우이웃을 위한 연탄 나르기 사업 정도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선거로 분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인사는 “지역에서는 관심이 높지만 전체적으로는 아니다”며 “과거에 선거조직이었기 때문에 오해를 살 소지는 있지만 봉사단체로서 이미지 탈바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할 경우 곧 바로 이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동행측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행측 역시 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위해서 내년 지방선거 승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동행대한민국 출범식날 강원도지사 출마가 점쳐지는 이이재 한국광해관리공단이사장, 조기송 전 강원랜드 사장, 조관일 대한석탄공 사장 등을 고문으로 영입한 바 있다. 또한 고문단에는 전현직 시군구의원들이 다수 차지하고 있어 지방선거를 대비해 조직을 재정비한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최대 외곽조직인 국민성공실천연합 역시 연말을 맞이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원 중심의 국실련은 지난 7일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송년회를 성대하게 개최했다.

회원 35만명에 전국적으로 16개 지부, 252개 지회를 갖고 있는 ‘한국의 힘’의 후신인 국실련은 박창달 자유총연맹 회장이 이끌었던 대선 외곽조직으로 MB 대통령 만드는데 선진국민연대와 함께 한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선진연대 인사들에 비해서 MB 정부 요직에 들어간 인사가 많은 편이 아니라서 대조된다.

하지만 이날 송년회에는 ‘한국의 힘’ 출신인 박 회장을 비롯해 이상득 국회부의장, 장광근 사무총장, 홍준표, 원희룡, 강석호, 이범래, 이종혁, 배은희, 김선동, 박준선, 이춘식 의원 등 국실련 관계자 등 1800여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국실련 한 인사는 “연말연초를 맞이해 특별히 계획하는 것은 없다”며 “그러나 꾸준히 회원 배가운동을 통해 조직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동행, 세종시 ‘수정안’ vs 국실련 ‘박근혜도 있는데…’

특히 당원 중심의 조직으로 한나라당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뜻을 숨기질 않았다. 국실련 관계자는 “회원들이 당원, 대의원이 다수라는 점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인사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특정 후보를 찍어서 지지하기보다는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면 적극 지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인사는 원희룡 의원을 예를 들며 “원 의원이 국실련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미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지만 경선과정에는 일체 개입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정치적 오해 살 행동은 자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동행대한민국측이 주도한 범국민연대 출범에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이 인사는 “한나라당에 이명박 대통령만 있는 것이 아니고 박근혜 전 대표도 있다”며 “세종시 문제는 두 인사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기 때문에 참석하는 데 조심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조직은 MB 정권이후에도 존재해야 하는 만큼 향후 범국민연대 행사에 참석하는 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며 “친분만 유지하는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의 팬클럽 역시 연말 연시를 맞이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박근혜 전 대표의 ‘소년소녀가장돕기 김장담그기’ 행사에 호박가족을 비롯해 박사모, 근혜사랑, 근혜동산 등 지지 모임이 함께 모였다.

작년 김장 담그기 행사에서는 공식 팬클럽인 호박가족이 주최로 이뤄졌지만 박 전 대표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공동으로 주관하게 됐다. 이 자리에는 친박 신주류로 분류되는 진영, 구상찬, 유정복, 이정현 의원 등 지지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근혜 팬클럽, “연합군 만들 총사령관 필요”

호박가족의 임산 대표는 “원래는 호박가족 단독행사였지만 박 전 대표가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공동으로 주관한 행사였다”며 “앞으로 각 단체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기획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 대표는 “호박가족 탄생 배경이 전국에 퍼져 있는 팬클럽을 한데 모으기 위해 생겼지만 현실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팬클럽 대표자 모임도 못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실제로 다수의 회원수를 자랑하고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박사모 정광용 회장은 통합이나 연대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근혜 동산이나 근혜 사랑 대표 역시 박사모 입장과 대동소이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친박계 한 인사는 “박근혜 지지모임은 단체별로 충성 대결만 보이고 있고 행동 통일조차 못하고 있다”며 “호박 가족이 전국에 퍼져 있는 팬클럽 통합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또 다른 팬클럽이 생긴 모양새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직 박사모 정광용 회장이나 임산 대표, 근혜 동산의 김주복 회장 등이 팬클럽 통합을 이룰만한 역량이 안되는 상황이다”며 “그러나 적절한 시점이 오면 연합군으로 탈바꿈시키기위한 총사령관이 필요한 시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당분간은 각 모임별 충성 경쟁 관계가 계속될 공산이 높다”며 “그나마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행동 통일만 보여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박 전 대표의 팬클럽은 이 대통령 외곽조직과는 달리 정치결사체 성격이 느슨하고 팬클럽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누가 나서느냐부터 통합 시기와 방법’을 두고 친박 인사들은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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