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바로서야 국가가 산다”
지금은 전문화시대이다. 국회 보좌관도 전문화가 되고 있다. 18대 국회에 접어들면서 보좌관의 직책이 전문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실(비례대표)의 이동창 보좌관은 1992년이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거의 18년째 국감장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그를 통해 ‘국회의원의 그림자’라 불리며 국회를 보이지 않게 누비는 국회의원 보좌관의 세계를 들여다봤다.-보좌관의 업무는.
▲보좌진의 주요 업무는 의원을 도와 국정감사, 법 개정과 제정 작업, 정책 제안 등을 비롯해 선거기획 업무, 의원수행, 일정, 사무실 관리, 지역구 민원 청취·점검 등을 한다. 한마디로 ‘국회의원의 그림자’로서 의원활동을 보이지 않게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
-현재 조문환 의원의 소속 상임위는 정무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다. 소관 업무는.
▲정무위원회는 국정기조에 관한 거시적 정책과제에서부터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시민의 사소한 불만해소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정책과제를 다룬다. 금융정책수립 및 집행, 공정거래질서 유지, 국정조정 및 규제개혁, 국가유공자관련 보훈사업, 국민권익 지키기, 경제 인문 사회 분야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입안하고 심의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예산안과 결산을 심사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다른 특별위원회와 다른 점은 전문위원을 비롯한 입법심의관과 입법조사관 등 보좌직원을 상치(常置)하고 있는 데 비하여, 이들 직원은 각 상임위원회의 관계 직원과 마찬가지로 위원회에 회부된 안건의 문제점을 조사하거나 관계 자료의 수집·정리를 하며 국회의원의 심의를 보좌해 주고 있다.
-국정감사 풍경이 바뀌었다. 과거 ‘호통 치는 의원과 쩔쩔매는 피감기관’ 모습이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지금은 피감기관이 오히려 큰소리치는 일이 다반사다.
▲국정감사 본래의 의미는 국회가 국민의 대표 자격으로서 행정부를 감시하고 그릇된 일들을 바로 잡는 것이다. 국감 본래의 취지가 해를 거듭할수록 퇴색하고 있다. 정당은 당리당략에 이용하는 장으로, 의원들은 개인 홍보의 장으로만 간주하는 것 같다. 언론에 한 줄이라도 나오기 위해 골몰한다. 갈수록 정도가 심하다. 이는 국회가 자초한 현상이다. 이 같은 잘못된 풍토는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
-의회민주주의가 발전한 미국의 보좌관 제도는 어떤가.
▲한국은 유급 의원 보좌관제를 통해 국회의원 보좌진 6명(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1명, 6·7·9급 비서 1명, 필요에 따라 2명의 인턴)을 둘 수 있다. 의회민주주의가 발전한 미국의 경우 상원과 하원 의원의 보좌진 수는 의원 개개인의 재량에 의해 고용한다. 총액할당제(일정한 금액 내에서 인력 채용)를 시행하고 있다. 상원의원 보좌진은 주(州)의 인구에 따라 13명에서 71명까지(평균 35명) 고용할 수 있다. 중앙의회와 지역 사무실의 보좌진들을 고용하기 위해 행정 및 비서업무 직원수당과 입법업무 직원수당을 지급받고 있다. 하원의원의 경우 최대 18명의 보좌관을 고용할 수 있다. 최대 4명까지 파트타임 직원을 채용할 수 있다. 보좌진의 업무는 세분화돼 있다. 법률 제정 관련 업무, 사무관리, 공보 관련 업무, 각종 우편 등의 문의 대응, 민원처리, 일정관리 등을 주로 한다. 또한 미 상·하원의 보좌관은 비서실장 등 행정 보좌관, 입법 보좌관, 언론보좌관, 비서, 조사인력 등으로 나뉜다.
TK지역발전 위해 공헌
-TK출신 국회의원 보좌진의 모임인 ‘보리모임’회장을 역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임의 성격은.
▲보리모임은 친목도모와 정보교류, 고향발전을 위해 만들어졌다. 2004년 8월 결성됐다. 모임의 명칭은 경상도 사람을 가리켜 ‘보리 문디(문둥이)’라고 하는 데서 착안해 명명됐다. 출범 당시 13명이었지만 현재 회원 수는 38명이다. 보리모임은 주로 4급 보좌관과 5급 비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월 회비로 운영되고 있다.
나는 2007년에 3대 회장으로 취임해 1년간 활동했다. 그해 3월 이철우 경북 정무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B7(Budget 2007)’팀이 국회를 방문, 보리모임과 만남을 가졌다. TK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와 도민회와의 유대강화 등에 대한 토론을 했다. 이날 토론을 통해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유치 등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전략적 방안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리고 2007년 12월에 치러진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는 데 나름대로 밑거름 역할을 했다.
보리모임은 TK지역에서 재·보궐 선거가 있을 때면 단체로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선거 현장에 내려가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보리모임은 정치활동뿐만 아니라 소년소녀 가정 돕기, 사랑의 집짓기 등 사회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국회에 첫 발을 내딛게 동기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다녀올 정도로 전문산악인이 꿈이었다. 국회 보좌관으로 일하기 전까지 산악회 가이드와 등반대장 생활을 했다. 대학 재학시절 3년간 암벽 등반 대장을 했으며 졸업 후에도 등산을 계속했다. 국회에 발을 내딛은 후 국회 내 보좌진과 언론인들이 참여하는 가자산악회를 결성했다. 내 모습을 지켜봐 온 한 산악회 인사가 당시 경주출신의 황윤기 의원에게 추천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92년 경북 경주 출신의 황윤기 의원 비서관으로 국회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다.
-보좌관으로서 국회의원이 된 대표적 사례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 보좌관 이진복 의원(한나라당), 노무현 의원 보좌관 이광재(민주당), 김문수의원 보좌관 차명진(한나라당) 의원은 보좌관 출신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조문환의원 보좌관으로서 앞으로의 각오는.
▲조문환 의원과 인연을 맺게된 결정적 동기는 불교다. 17대 대선 한나라당 경선 당시 조 의원은 불교지원단장을 맡았고, 이상배 의원은 한나라당 불자회 회장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안면을 익혔던 것이 보좌관을 맡게 된 관계로 발전했다. 국회에서 일을 하면서 긍지와 자부심과 더불어 큰 보람을 느낀다. 그동안 축적한 폭넓은 대인관계와 풍부한 경험이 조 의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좌할 것이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주영 대기자]
#이동창 보좌관 프로필
△동국대학교 졸업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수료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CSP 과정수료 △황윤기 국회의원비서관 △이상배 국회의원비서관·보좌관(12년) △국회 보리모임회장 △조문환 국회의원보좌관(현재) △국회의장표창(2006.5.29)
손주영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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