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검증청문회가 끝났다. 이번 경선의 최대 고비로 여겼던 큰 산을 넘은 것에 대해 이명박 전시장 캠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단 우려했던 만큼 치명타를 입지 않았고 라이벌인 박근혜 전대표가 특별히 이득을 챙긴 것도 많지 않다는 게 캠프 내 자평이다. 여기에 재산의 사회 환원을 시사함으로써 재산과 관련된 의혹도 일정 부분 비켜갈 수 있는 문을 열어놓게 됐다.정치권에선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이 전시장의 현상태 유지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예상이다.
“1대 9로 싸우는 것 같다.”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던 올 초, 이명박 전서울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여야할것없이 자신을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붓는 데다 노무현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일대 다수의 구도로 가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세대별, 지역별, 계층별로 골고루 나오는 등 역사적으로 이런 지지율을 보여준 전례가 없다”며 “국민은 이 시대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후 최근의 검증청문회까지 대선 정국은 비슷하게 이어졌다. 범여권 주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당 박근혜 전대표측까지 이 전시장을 향해 융단 폭격을 시도했다. 최근의 검증청문회는 그 정점에 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역전극 어불성설”
일단 MB 진영은 청문회 결과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한 캠프 관계자는 “나올 만한 것은 다 나왔다”며 “원래 약자측에 유리한데 박 전대표가 거둔 실익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 장애물로 거론됐던 청문회를 잘 넘기면서 캠프 내 자신감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MB 진영이 일각의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TV 토론회에 대해 전면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캠프내 낙관론자들은 여전히 ‘대세론’의 힘을 믿는다. 한나라당 당심이 현재는 오차 이내의 접전으로 점쳐지지만 결국에는 본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쏠릴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박 전대표측이 7월 대역전극을 이야기했지만 사실상 그 쪽이 쏠 수 있는 총알은 다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앞으로도 전세가 역전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뇌관은 곳곳서 존재
물론 아직까지 후폭풍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김동철 의원은 김만제 전포철회장이 1998년 감사원 특별감사에서 ‘도곡동 땅’의 실제 소유주가 이 전시장이라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서초동 부동산도 여전히 의혹덩어리다. 이 전시장은 청문회에서 “회사가 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 따르면 당시 현대건설 인사부 급여담당 차장으로 일한 우한영 현대건우회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산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처남 김재정씨와 BBK 김경준씨와의 관계도 풀려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장측의 긴장감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이 전시장의 해명 이후 약발 약한 카드로 전락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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