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뜨거운 감자 ‘세종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 ‘세종시’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9-12-08 14:44
  • 승인 2009.12.08 14:44
  • 호수 815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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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결별 신호탄 되나
photo@ilyoseoul.co.kr

충청민심, “냅둬여~ X나주게” 원안 고수

세종시 문제는 여야뿐만 아니라 친이와 친박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이후 충청권 민심이 들끓고 있다. 이렇게 가다간 영남, 호남, 충청으로 국론이 분열될 양상이다. 마땅한 해법은 없다. 타협할 의사도 없는 모습이다. 마치 철도와 같다. 끝까지 평행선을 이루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결별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분석이다. 끝없는 평행선 갈등이 이어지는 세종시 문제를 짚어 본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이후 충청권이 들끓고 있다.

당장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지난 3일 도지사직을 사퇴했다. 이 지사는 “여당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 도민의 상실감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원안 고수만이 국가발전과 지역발전에 유일한 대안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탈당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이 충청 민심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충청도를 가서 물건을 흥정하다 무산될 경우 화난 상인이 자주 하는 말 중에 ‘냅 둬요 X나 주게’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당초 약속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고 전했다.

충청 민심은 ‘원안+α’나 ‘수정안’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원안’대로 하자는 목소리가 다수라는 지적이다.

이 인사는 “MB 참모들 중에 충청권 출신 참모나 충청도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 사람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원안+알파’를 주장하는 박근혜 전 대표 주장이 충청민심에 호소력은 있지만 바닥 민심은 ‘원안’ 고수라는 지적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 지사가 사퇴변에 ‘원안’을 주장한 배경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수정안’을 주장하는 이 대통령과 ‘원안+알파’를 주장하는 두 인사는 지난주 만남에서 평행선인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표 받을 일 없는’ 이 대통령과 ‘표 받을 일 있는’ 박 전 대표와 인식 자체가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청도 민심 악화에 ‘역차별론’으로 코너에 몰리고 있는 이 대통령은 급기야 한발 물러나 ‘여론 추이에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혁신도시’, ‘공기업 지방 이전’ 등 세종시라는 블랙홀에 빠지면서 지지부진해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적인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자칫 자신의 지역에 올 기업과 공기업이 세종시에 빼앗기지 않을 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친박 인사는 세종시 문제가 권력지형 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내놓았다. 그는 “세종시 문제가 권력 지형을 바꿀 단초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며 “내년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영남지역에서도 반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시 해법을 두고 정면대결에서 친이 진영이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럴 경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결별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주장도 내놨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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