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외교의 힘이 곧 국가의 힘이다”

국회의원들의 활동 중 하나인 의원외교. 간혹 외유성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저변에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 브랜드를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의 외교활동을 지원해주는 국회 이인용 국제국장은 “해마다 많은 외빈들을 초청하거나 의원들이 제2의 외교관으로서 활동을 한다. 국제국은 의원외교의 전반적인 활동들의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용 국제국장을 직접 만나 의원외교와 그에 따른 애환을 들어봤다.
일반인들이 듣기에 국제국은 생소한 부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을 해내고 있다.
이인용 국제국장은 “쉽게 말해 의원들의 외교활동을 도와주는 지원 부서다. 초청외교, 의전행사 등 전반적인 의원외교활동을 도와주고 계획을 세운다. 현재 55명의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제국에서 하는 일을 설명했다.
작년에만 해도 중국 후진따오 주석, 루마니아 대통령 등이 국회의 초청으로 다녀갔다고 한다. 올해 5월에는 일본의 총리가 된 하토야마 총리도 국회를 내방해 의장을 예방했다고 한다. 이런 국빈들의 방문이 많을수록 국제국의 업무는 상당히 많아 질수밖에 없다. 특히 의전행사의 경우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많다고 한다.
이 국장은 “의전행사는 제일 중요한 게 계획대로 성사되는 것이다. 미리 장소, 시간 등을 계획하고 그대로 실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간혹 갑작스럽게 행사가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가장 힘들고 곤혹스럽다. 시간을 두고 이런 일이 발생하면 대체 할 수 있지만 하루 이틀 전에 행사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어 무척 난감할 때가 많다”며 그간의 애환에 대해 얘기했다.
이밖에도 의전행사 참석자들의 의전 서열 때문에 힘든 적도 많다고 한다.
이 국장은 “실무적으로 접촉할 땐 참석하기 힘들다고 했다가 갑자기 행사에 참석하는 VIP가 있다. 당연히 자신의 자리가 미리 정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와서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불쾌하고 생각한다. 이유가 어찌됐든 책임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의전행사에서는 이런 일들이 더욱 비일비재하다는 게 이 국장의 얘기다. 참석자들은 잘 모르지만 실무자들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당황되는 상황이 연출된다고.
이 국장은 “과거 국회 행사가 있을 때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서열이 애매한 경우가 있다. 좌석을 어떻게 배정해야 하는지 난감한 경우다. 당사자들은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서열이 정해져 있지만 예전만 해도 무척 애매한 경우가 많았다”며 그간의 고충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국장은 1990년 10회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에 들어오게 됐다. 당시만 해도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의 시험 과목이 비슷했기 때문에 함께 준비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똑같이 1차 시험에 붙고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에게 조언을 듣고 국회에 몸담게 된 것이다. “당시만 해도 국회가 기업으로 따졌을 땐 장래가 있는 중소기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발전 가능성도 상당히 높았다. 정치가 민주화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의회에 대한 권한이 강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 곳에서 일하는 게 더욱 보람될 것이라 생각해 국회에 지원하게 됐다”
이 국장은 국회에서 일어나는 날치기 통과, 물리적 몸싸움을 보면서 눈물겹게 안타까웠다고 한다.
이 국장은 “우리 사회가 굉장히 역동성 있는 사회이다 보니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각종 집단들이 서로 자신들의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를 잘 극복하면 모범적인 의회 민주주의 국가로 탄생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매일 7시 30분에 출근해 저녁 11시나 12시에 집에 들어간다. 업무량이 많아서다. 이 때문에 항상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국장은 “결혼 초기에는 아내가 불만이 많았다. 지금은 상당부분 포기한 것 같다. 그래도 항상 웃음으로 반겨주는 아내가 있어 굉장히 힘이 된다. 정말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국장은 남은 올해 계획에 대해 “국제국장으로서 의장님의 해외 순방 계획과 의원외교 관련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싶다. 무엇보다 국회조직은 전문성이 강조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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