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영토확장 위해 동남아 개발한다”

세계가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른다. 이른바 자원전쟁이다. 자원의 고갈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대한 공포, 원유생산국들의 자의식 고조, 공급부족에 따른 위기감이 높다. 광물, 석유 등 천연 자원이 못지않게 식량자원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어느 곳에서는 식량이 부족해 기아에 허덕이고, 또 어느 나라는 비만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식량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큰 문제를 떠안고 있다. 이 같은 자원문제를 해결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미얀마 등 미개발된 동남아국가들과 조차권(租借權) 조약을 체결하고 개발하겠다는 것. 이 같은 전략은 지난달 30일 외교전략 기조를 담은 ‘MB독트린’에서 읽을 수 있다.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 국민보고를 위한 특별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변방적 사고에서 중심적 사고로 바꾸자”며 “수동적 역할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제 실질적으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갖췄다는 것이다. 조차권과 관련된 극비 프로젝트 준비상황을 알아본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자원부족현상과 경제적 이권 확보 등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10년 내 국가들 간의 패권다툼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이 10년 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국제적 입김 또한 더욱 막강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은 경제력에 비해 국제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지금의 상태가 지속될 경우 패권다툼에서 한국이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빤하다. 이에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선 세계 흐름을 주도할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은 이미 수없이 제기됐다.
최근 이 대통령이 아시아지역 패권 다툼에 대비해 동남아와 새로운 협력관계를 모색 중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북한 문제를 해결해 안정을 확보한 뒤 동남아 국가와 연합해 중국 일본과의 아시아 경제 패권다툼에 대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조차권(租借權)프로젝트’ 빅 이벤트
이 대통령은 오는 20일부터 양일간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플러스3 행사에 참가할 계획이다.
[일요서울]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아시아 플러스3’ 행사 일정에 맞춰 캄보디아, 베트남 등의 정부지도자를 만날 예정이다.
특히 캄보디아를 방문해 훈센 총리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훈센 총리를 만나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과 훈센 총리가 캄보디아의 국토 일부를 100년간 조차(租借)하는 ‘조차권’에 대해 합의할 것이라는 소리가 은밀히 돌고 있다.
조차란 조약에 의해 타국으로부터 유상 또는 무상으로 영토를 차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훈센 총리는 이 대통령과 매우 절친한 사이로 두 정상은 조차권을 통해 캄보디아의 국토개발 문제에 대해 집중 의논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차권의 대표적 예는 바로 홍콩이다. 1898년의 조약에 따라 영국이 중국으로부터 홍콩과 그 부근의 해면을 99년간 조차하는 권리를 얻었다. 그리고 1984년의 영중 협정에 의하여 1997년에 홍콩은 중국에 반환됐다.
이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 플러스3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 있다”며 “이 대통령은 태국 행사 후 캄보디아를 비공식 방문한 뒤 베트남을 거쳐 귀국할 계획”이라고 확인해줬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어떤 일로 방문하는지 또 누구를 만나는지에 대해서는 “그것까지는 알 수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외교문제와 관련해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그런 그가 극비리에 준비한 ‘조차권’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세계인의 이목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정치·외교적 전략의 변화는 G20행사이전부터 준비되어 온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이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발언에서 이미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에 대해 설명하면서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일을 풀어나갈 시기가 됐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남북문제는 물론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의 비전과 해법을 내놓고 주도하는 노력을 할 때가 됐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겐을 제안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북핵문제 한반도가 해결
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밝힌 그랜드 바겐 발언 직후 많은 추측이 나돌았다. 발언 배경의 불투명과 미국과 협의 불충분 등이 주로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우방국과 이미 충분히 협의된 사안이며 미국과 어떤 오해도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의 그랜드 바겐 수용 가능성에 대해 이 대통령은 “북한도 그랜드 바겐이라는 용어에 대해 거부 반응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다면 그랜드 바겐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이 대통령은 “북핵문제는 미국, 중국, 세계의 문제도 될 수 있지만 우리는 남북문제의 당사자인데 사실상 그 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우리에게 좋은 안이 있다면 6자 당사국을 모두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에 그랜드 바겐을 제안한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협상테이블로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달리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보장함으로써 가까운 미래에 있을 아시아의 패권 다툼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조차권 프로젝트는 자원외교 뿐만 아니라 자원전쟁에서 선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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